▲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지난해 허가한 정신질환 치료제 ‘아빌리파이 마이사이트(Abilify MyCite Kit) 등 디지털 의약품이 경기도 화성의 한국오츠카제약 의약품 공장에서 생산된다.

한국오츠카제약에 따르면 글로벌 오츠카제약은 디지털 메디슨(Digital Medicine, DM) 생산기지로 한국오츠카제약 향남공장을 21일 지정했다.

디지털 의약품은 환자가 약을 제대로 복용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약이다. 환자의 복약순응도는 질병 치료에 매우 중요하다. 당뇨병, 고혈압, 정신질환 등 정해진 시간에 약을 복용해야 하는 질환은 환자의 복약순응도가 낮아지기 쉽다.

환자의 복약순응도는 추적·관찰하기가 어렵다.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디지털 의약품은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 등과 연계돼 환자의 복약순응도를 의사가 추적·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오츠카제약과 미국 프로테우스 디지털헬스는 정신질환 환자들이 제 시간에 맞춰 약을 복용하기 어려운 점에 착안해 디지털 의약품을 개발했다. 

이는 알약 안에 센서 칩을 넣은 것으로 환자가 약을 먹으면 캡슐 속에 들어있는 ‘IEM(Ingestion Event Marker)’라는 모래알 크기의 칩이 위액에 닿은 뒤 특정 전기 신호를 낸다. 이 신호는 환자의 약 복용 여부와 복용량 등을 환자가 착용하는 센서와 통신한 뒤 스마트폰이나 PC 등에 전송된다.

칩은 실리콘, 구리, 마그네슘 등 식품에 포함하는 성분으로 만들어져 환자가 먹어도 문제가 없도록 만들어졌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전기 신호는 더 발생하지 않고 몸속에서 자연 분해된다.

주성분이 아리피프라졸인 아빌리파이는 오츠카제약이 개발한 정신질환 치료제다. 이는 도파민 시스템을 안정화하는 역할을 한다. 아빌리파이 마이사이트는 이에 프로테우스 디지털헬스의 최신 기술을 결합한 것이다.

아빌리파이 마이사이트는 성인 정신분열증, 양극성 장애, 조울증 치료제와 주요 우울장애의 보조 요법제 등으로 승인받았다. 치매와 관련한 정신질환 환자나 소아 환자의 사용은 허가받지 못했다.

▲ 세계 최초로 디지털 의약품을 생산할 한국오츠카제약 향남공장의 전경. 출처=한국오츠카제약

제조처로 지정된 한국오츠카제약은 세계 최초로 디지털 의약품 생산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다. 완제 디지털 의약품 판매 방법은 한국오츠카제약이 미국에서 초소형 칩을 공급받아 조현병 치료 성분을 추가해 알약을 만들어 다시 수출하는 방안이다.

한국오츠카제약은 120억원으로 조현병치료제 생산시설을 마련하고 있다. 생산시설이 구축되면 2020년께 FDA의 ‘의약품 제조·관리 기준(cGMP)’ 실사를 받고 2021년 미국에 완제품을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오츠카제약 향남공장은 일반 알약 형태의 아빌리파이를 비롯한 오츠카제약의 전문의약품을 생산하는 아시아지역 기지다. 유럽약품청에게 2014년 ‘의약품 제조·관리 기준(EUGMP)를 인정 받아 아시아 국가 12곳과 유럽 9곳에 국내에서 생산한 의약품을 수출하고 있다.

한국오츠카제약 관계자는 “오츠카제약의 디지털 의약품은 4차 산업의 대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면서 “한국오츠카제약 향남공장은 2021년 미국수출을 목표로 세계 생산 거점 공장 역할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FDA는 지난해 11월 아빌리파이 마이사이트의 발매를 승인하면서 처방정보에 이 제품이 환자의 복약순응도 향상에 확실히 도움을 줄 것이라는 점은 입증하지 못했다는 점이 명시돼 있다며 유념할 것을 당부했다.

FDA는 또 아빌리파이 마이사이트의 복용 정보 전송에는 30분에서 2시간 가량이 필요한 점을 들어 실시간 개념으로 사용하거나 응급상황에서 추적진단하는 데 사용되어선 안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빌리파이 마이사이트는 돌출주의문(Boxed Warning)을 삽입해 치매와 관련한 정신질환으로 치료제를 복용 중인 고령층 환자들은 사망에 이를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의료전문인들에게 고지할 필요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