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CNN 캡처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美·중, 美·EU, 美·캐나다, 美·중남미 – 미국發 무역 전쟁이 전 세계로 번지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이 있다. 무역 전쟁에 승자는 없다는 것이다. 그것이 글로벌 주식 시장이 이번 주 들어 폭락하는 이유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 전쟁이 고조된 상황에서도 투자자들이 잠시 몸을 사리며 위기를 견딜 수 있는 곳이 있다.

투자자들은 여러 가지 정치적 혼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국 채권을 세계에서 가장 안정적인 자산으로 여기고 여기에 몰려 들었다. 투자자들의 미국 채권 매입이 늘어나면서, 가격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미 10년 만기 채권 수익률은 19일 하락세를 보이다 20일 2.993%를 나타냈다. 다른 단기 및 장기 채권의 수익률도 하락세를 보였다.

미 달러화 역시 상승세를 보였으나 금 값은 거래량이 증가하며 하락했다. 많은 투자자들은 금을 안전한 항구로 보고 있다. 금은 글로벌 중앙은행의 변덕스런 정책이 아니라 철저하게 공급과 수요에 의해 좌우되는 실물 상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채권, 원자재, 통화에 국한될 필요가 없다. 전문가들은 혼란스러운 시기에도 잘 견뎌내는 주식이 있다고 말한다.

무역전쟁에도 강한 미국 주식은 뭐, 우선 배당관련주

미국 채권 금리의 하락에 따라 안정적인 고정 수익을 찾는 투자자들에게는 배당주(dividend-paying stocks)가 보다 매력적인 투자가 될 수 있다.

4.9%의 배당금을 지급하는 버라이존(Verizon)은 19일 다우 지수가 400포인트 하락했을 때에도 2% 상승했다. 역시 고율 배당금을 지급하는 유틸리티와 부동산 투자신탁 회사들도 나름 선전하고 있다.

그 외의 시장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투자조사기관 더 세븐 리포트(The Sevens Report)의 창업자 톰 에사예는 뉴스레터를 통해 그래도 투자자들은 국제 시장보다는 미국 국내 시장에 집중하는 회사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무역 전쟁이 확대되면 시장 전체가 압박을 받게 되겠지만, 최악의 시나리오가 벌어지는 경우에도 미국 국내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회사들은 상대적으로 시장 전체 실적을 상회할 것입니다.”

글로벌 투자은행보다는 지역은행이 안전

그는 지역 은행들이 JP 모건 체이스(JPMorgan Chase)나 씨티그룹(Citigroup) 같은 글로벌 은행보다 실적이 더 높다고 지적하면서 SPDR S&P Regional Bank ETF를 추천했다. 이 외에 실적 상위에 올라 있는 지역 은행으로 클리브랜드의 키코프(KeyCorp), 멤피스의 퍼스트 호라이즌(First Horizon), 버팔로의 M&T 뱅크 등이 있다.

그는 뉴스레터에서 "대부분의 지역 은행들은 실제로 국제 시장에 크게 노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무역 전쟁의 환경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좋은 실적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에사예는 또 톨 브라더스(Toll Brothers). 레나(Lennar), 호브내니언(Hovnanian) 같은 미국 주택 건설 업체들도 전체 시장보다는 더 잘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SPDR S&P Oil & Gas Exploration & Production ETF에 포함되어 있는 미국 내수에 주력하는 석유 회사도 관심을 가져 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내수 중심의 건설업체와 석유회사

일반적으로 국제 시장에 노출이 적은 미 중소기업들도 다국간 무역 전쟁이 발발하더라도 그 위험에서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회사들이다.

이것이 국내 중소기업들이 모여 있는 러셀(Russell) 2000 지수가 이번 주 들어서도 상승하면서 시장 전체가 하락했던 19일에도 하락폭이 작은 이유다. 올 들어서만 따지면 러셀 2000은 10% 상승했지만 다우 지수는 약 1%(124포인트) 하락했다.

그러나 올해에도 여전히 상승세를 누리고 있는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같은 대형 기술주가 아직도 피난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석가들도 있다. 이들 기술주들은 올들어 관세와 무역 전쟁의 회오리 속에서도 계속 호황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러셀지수 편입종목과 FANG 주

시장조사업체 GBH 인사이트(GBH Insights)의 기술연구 책임자 다니엘 아이브스는 “중국 제품에 대한 2천억 달러의 추가 관세 뉴스는 무서운 소식이긴 하지만, 보복 우려에도 불구하고 애플이나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등 기술주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왜냐고? 아이브스는 아이폰을 조립하는 중국 하청업체 폭스콘(Foxconn)과의 관계 때문에 애플은 유리한 입장에 있다고 주장한다. 중국 정부가 애플을 처벌하기 위해 자국 기업인 폭스콘을 해치는 모험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중국에서 애플과 폭스콘 간의 긴밀한 유대 관계를 감안하면, 애플이 위험에 처할 가능성은 적다.”고 지적했다. 또 FANG 기업들도 중국에서 큰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무역 전쟁 공포에 큰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 기업들은 제조업이라기 보다 서비스 기업이기 때문이다.

자동차, 비행기 및 식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보다 광고에 의존하는 소셜 네트워크나 스트리밍 미디어 TV 서비스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