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성규 기자]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하며 생산자물가가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라 3년 7개월 사이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입물가에 이어 생산자물가까지 오르면서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이 더 커졌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국내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보여준다. 보통 1~3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경향이 있다.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 생산자물가지수 등락률.출처=한국은행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18년 5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04.40으로 한 달 전보다 0.2% 상승했다.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0.5%, 2월 0.4%에서 3월 0%, 4월 0.1%로 낮아졌다가 지난달 오름폭이 커졌다. 

생산자물가 지수는 2014년 10월(104.45) 이후 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다.

생산자물가는 1년 전에 비해서는 2.2% 올랐다. 상승률은 지난해 12월(2.2%) 이후 최고였다. 전년 동월 대비로 생산자물가는 2016년 11월 이후 19개월 연속 올랐다.

생산자물가 상승은 국제유가 오름세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가 가장 많이 수입하는 두바이유 가격은 4월 월평균 배럴당 68.27달러에서 지난달 74.41달러로 한 달 사이에 9% 뛰었다.

한은 관계자는 "유가가 공산품 가격 상승세로 이어지며 생산자물가 상승을 견인했다"면서 "유가 상승으로 생산자물가가 오르고 이어 소비자물가 상승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는 전체 생산자 물가의 절반이 넘는 가중치(56%)를 차지하는 공산품 지수가  생산자 물가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전달에 비해서는 0.4%, 전년 동월에 비해서는 2.8% 올랐다.  나프타(11.7%), 경유(5.9%), 휘발유(6.7%) 등 석탄과  석유제품의 물가 상승률이 5.3%였다.  석탄과 석유제품 상승률은 지난해 1월(8.8%) 이후 가장 컸다.

반면 농림수산품 물가는 0.9% 하락했다. 참외(-35.6%), 감자(-44.6%), 배추(-21.4%), 토마토(-12.8%) 등 특히 농산물 가격 하락 폭이 4.1%로 두드러졌다. 본격적인 출하기를 맞으며 공급량이 늘어난 결과다.

산업용 도시가스 요금 인상으로 전력, 가스와 수도는 0.3% 올랐다.

서비스물가는 0.1% 상승했다. 황금연휴를 맞아 수요가 늘어나며 호텔(2.6%), 국제항공여객(2.2%) 등 음식점과 숙박이 0.4% 올랐다.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의 배달가격 인상으로 치킨 전문점에서 2.4% 올랐고 분식과 김밥 전문점에서도 0.7% 상승했다. 

국내 출하에 수입까지 포함해 상품, 서비스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공급물가지수는 100.32로 0.7% 올랐다. 국내 출하에 수출까지 포함한 총산출물물가 지수는 한 달 전보다 0.5% 오른 99.89를 기록했다.

수입물가에 이어 생산자물가까지 오르면서 소비자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87.09로 2014년 11월 91.23을 기록한 이후 3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나냈다. 수입물가지수는 이달에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6월 들어 국제유가 상승세는 주춤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크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