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고 싶으면 영화관에 가거나 TV에서 영화 채널을 검색한다. 자전거를 타고 싶으면 자전거를 배우거나 사거나 빌려서 타면 된다. 빵이 먹고 싶으면 제과점에 가서 구매하면 된다. 원하는 것과 그것을 이루기 위해 행동하는 것 사이의 인과관계는 너무 명확하다.

 

지금 당신의 기업은 정상인가?

그런데 창업시장과 경영 현장에는 이 인과 관계가 깨어지는 행동으로 가득하다. 스스로 정상적이라고 생각하고 하는 행동은 대부분 원하는 성과와는 거리가 멀다. 정상이라고 생각하면서 하는 일상적인 일들이 실은 그저 익숙한 것을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것일 뿐 성공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 그러니 성공하는 기업이 그렇게 적은 것도 이상하지는 않다.

원하는 것을 이루는 데 필요한 행동을 하지 않으면서 원하는 것만 생각하거나 원하는 것을 이루는 데 필요한 행동과 반대되는 일을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원하는 결과와 어긋나는 직원들의 마인드, 사장의 태도, 고객관리 방식들이 방치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돈을 벌거나 성공하고 싶어 하지만 그와 거리가 멀다.

돈을 벌려면 부지런해야 하는데 게으른 사업자도 많다. 매장이 깨끗해야 하는데 더럽다. 음식이 맛있어야 하는데 맛이 없다. 품질을 양보하지 않으면서도 원가를 절감할 필요가 있으면 그 방법을 연구해야 하는데 행동하지 않는다.

근무하는 사람들 정신자세가 좋아야 하는데 정신상태에 문제가 있어도 마인드 교육을 시키지 않는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라면 가맹점들의 매출과 손익이 좋아야 지속적인 성공이 가능한데, 매출이 낮은 매장의 원인이 무엇인지 깊이 있게 연구하지 않는다. 사업에 매력이 없는데 매력을 강화할 방법은 연구하지 않고 사장은 가맹점 개설 숫자만 챙긴다.

대부분의 경우 인과관계에 필요한 행동을 흉내 내기는 한다. 하지만 진지한 숙고나 분석 없이 그저 하는 것이다.

 

오래된 기업과 조직원들이 빠져 있는 덫

작은 기업의 경우 항상 인력이 부족하다. 일은 밀려 있다. 그러니 회의라는 것은 그저 일정을 체크하는 것에 머무른다. 더 나은 방법이나 전략을 고민하는 시간을 갖기가 어렵다.

필자의 회사는 어떤 컨설팅이든 간에 먼저 워크숍을 하기를 권한다. 전 직원 또는 중요한 직원과 대표가 모여서 컨설턴트와 함께 회사의 중요 현안과 문제를 협의하는 시간이다.

대기업을 퇴사하고 창업한 지 4년 된 한 젊은 사장은 워크숍을 하면서 창업 후 이렇게 오랜 시간 회사의 문제를 짚어보고 더 나은 전략과 방법을 토론해본 적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마케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 돈은 투자했지만 고객과 소통하는 콘텐츠나 스토리가 제대로 됐는지 진지하게 고민하지 못했다. 신입직원들에게 회사의 사명과 정신을 깊이 있게 심어주지 못했다. 제조와 유통 채널이 얽혀 복잡한 사업 구조가 되고 있었지만 뛰면서 생각하다 보니 효율성을 점검하지 못했다.

어떤 회사는 문자 상표 등록이 안 되어 있고 도형등록만 된 상표에 거액을 들여서 인터넷 마케팅을 하고 있었다.

가족이 모두 참여해서 사업을 하고 있는 한 중소기업은 가족 간 갈등이 너무 심해서 회사는 물론 관계까지 황폐해지고 있었다. 겉으로 루틴한 일상 업무는 유지되고 있었고 회사의 페이스북도 아름다운 내용이 많았지만 속으로는 상처받은 마음이 곪고 있었다. 하지만 누구도 그런 갈등이 미친 짓이고 빨리 서로의 주장을 내려놓고 양보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성공을 파괴하는 비정상적인 행동을 찾아내려면

사장이 대외활동으로 바쁜 어떤 기업의 경우 직원들이 일용잡부처럼 근무하고 있었다. 장기근속한 중간 관리자는 자기계발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회사의 발전에도 큰 관심이 없었고 그저 어제나 그제나 오늘이나 똑같은 나날을 보내면서 급여 및 처우에 대한 불만이 좀 있을 뿐이었다. 중간 관리자가 게으르고 안일하니 다른 직원들도 비슷하게 닮아가거나 성향이 안 맞는 직원은 이직을 했다.

전문성이 필요한 회사인데 전문가가 없는 회사, 성장을 위한 교육이 없는 회사. 고객불만이 뭔지 체크하고 개선하지 않는 회사, 오만에 가득 차 시장에 대한 트렌드나 지식도 없고 성과에 대한 책임감 없이 익숙한 일을 유지하는 수준으로 관리하면서 연봉타령만 하는 임원, 회사에 대한 헌신보다 개인 인맥관리에 정신이 팔려 있는 관리자.

이들은 모두 자신들의 일상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회사는 매일 조금씩 발전하고 나아지지 않으면 경쟁에서 밀리고 트렌드에 대응하지 못한다.

신생기업은 시장의 새로운 기회를 포착해서 사업을 전개하는 경우가 많지만 기성 기업의 사업 모델은 과거의 낡은 시장에 기반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태하면 진부해지고 때가 끼고 사고가 굳어져 시대흐름에 적응할 수 없다.

 

일상 업무 패턴에서 무엇을 벗겨내야 하는가

성공을 파괴하는 회사 내 다양한 가학적 활동들을 찾아내야 한다. 이는 아무 문제 없어 보이는 일상의 업무 패턴을 정상적으로 보지 않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회사 매출이 줄어들면 사장은 마음이 급하지만 조직원들은 사장이 문제를 들춰내지 않는 한 그런 현상이 문제라고 여기지 않는다. 나태함에 빠진 영업사원도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면 당장 해결책이 없더라도 이유를 찾아내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지금 하고 있는 행동을 당연하게 보지 말라. 더 나은 방업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궁리하고 연구해야 한다. 그것이 깨어있는, 온전한 정신이다.

지금 당장 성장의 열매와 반대되는 비정상 행동을 찾아내라.

우리 조직원의 정신은 고객을 지향하고 있는가. 사명감을 갖고 있는가. 각자 자기 발전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가. 마케팅 방식은 효율적인가. 마케팅 메시지는 적확한가. 불만 고객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 시장 변화 대응 방법은 고민하고 있는가.

 

이경희. 부자비즈 및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CEO의 탄생> 및 <이경희 소장의 2020창업트렌드>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