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널리스트들은 스타벅스가 신규 매장을 너무 많이 여는 바람에 미국의 커피숍이 공급과잉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출처= Starbucks Newsroom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스타벅스가 이제 새 매장 오픈에 브레이크를 걸 때가 온 것 같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최근 보도했다. 스타벅스는 지난 3년 동안 미국에 2000개가 넘는 매장을 새로 오픈했다. 현재 스타벅스는 미국에만 1만430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맥도널드 매장보다 더 많은 숫자다.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의 커피숍이 공급과잉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독립 리서치 회사 콰오 바디스 캐피털(Quo Vadis Capital)의 존 졸리디스 대표는 “미국 커피 시장에 매장이 너무 많다. 고객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고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그들이 현재의 추세로 매장을 계속 새로 낸다면 제 살 깎아 먹기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포장 커피 유통권을 네슬레에 매각하는 일에서부터 중국 합작 회사를 통합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업무에 정신없는 시기에, 여러 개의 새로운 매장까지 개장하느라 스타벅스 경영진의 집중력이 분산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스타벅스는 지난 4월 필라델피아 매장에서 발생한 두 명의 흑인 남성 체포 사건 논란의 충격에서 벗어나는 한편, 급격히 하락한 오후 매출을 되살리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투자자문회사 샌포드 번스타인(Sanford Bernstein)의 사라 세나토 애널리스트는 미국에서 스타벅스 고객의 증가 둔화는 2014년부터 신규 매장 개설을 가속화하면서 시작됐으며, 이에 따라 신규 매장에 대한 투자 수익률도 감소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그러나 아직 다른 산업에 비해서는 높다).

지난 6년 동안 스타벅스의 매장당 분기 성장률은 5%를 상회했지만 2016년부터는 애널리스트의 예상을 밑돌기 시작했다. 결국 회사는 지난해 말 회사의 장기 판매 및 수익 목표를 낮췄고, 지난 4월에는 지난 분기 매장의 고객 유입이 전 분기에 비해 증가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지난 분기 매장당 성장률은 2%에 그쳤는데, 이는 고객이 증가한 것이 아니라 객단가가 높아졌기 때문이었다.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 회장은 회사의 공격적인 성장을 가장 강력히 주창한 사람이다. 그는 쇼핑몰의 고객 유입 감소가 오프라인 소매 업체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수차례 주장해 왔다. 지난 2013년 말에 슐츠 회장은 소비자 행동에 엄청난 ‘지각 변동’이 발생해 온라인 쇼핑이 찾아오는 고객에 의존하는 기존 소매 업체들에게 막대한 위협을 가져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매장을 더욱 늘리되, 과거와 같은 평범한 매장으로는 이기지 못한다며 카페를 더 고급스럽게 꾸며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이런 공격적 경영 방침에 따라, 회사는 대형 로스터리 매장(Roastery Store)을 30여개 이상 만들어 이국적이고 희귀한 커피를 제공하고, 이보다 작은 규모의 리서브 브랜드(Reserve Brand) 매장을 1000개까지 늘려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번스타인의 세나토 애널리스트는 슐츠 회장이 6월 말에 회장직에서 물러날 예정이기 때문에 스타벅스의 이 계획은 다소 후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회사가 이 계획을 실행한 것은 지난 2014년 후반 시애틀에 개장한 리서브 브랜드 매장 한 곳뿐이다. 투자은행 윌리엄 블레어(William Blair)의 샤론 잭피아 애널리스트는 “리서브 브랜드 매장이 예상보다 출시가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지만, 회사는 리서브 브랜드 매장 오픈 계획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 스타벅스는 지난 3년 동안 미국에 2000개가 넘는 매장을 새로 오픈했다. 현재 스타벅스는 미국에만 1만 430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맥도널드 매장보다 더 많은 숫자다.      출처= StateMaster.com

케빈 존슨 스타벅스 최고 경영자(CEO)는 지난 3월, 회사의 연례 회의에 참석한 주주들에게 스타벅스가 많은 다른 소매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회사는 여전히 번창함으로써 역경을 이겨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5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1만개 이상의 새 매장을 개설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4월 실적 발표에서 2018 회계연도에 전 세계적으로 2300개의 신규 매장을 추가한다는 기존 방침은 변함이 없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회사의 스콧 무 재무담당 최고책임자(CFO)는 최근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 설명회에서, 신규 대형 매장의 판매가 인근 기존 매장의 매출 감소를 가져오는 경향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공항, 슈퍼마켓 및 타겟(Target) 매장에서 운영되는 라이선스 매장은 해당 장소의 특정 고객만을 유치하기 때문에 일반 단독 매장과 직접 경쟁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우리는 눈을 감고 모든 것이 잘 돼가고 있다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각 매장 단위로 상황을 보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여는 모든 매장에서 배우고, 조정해 나갈 것입니다.”

다른 레스토랑 체인들도 새로운 매장을 추가하면 기존 매장의 매장당 매출이 비슷한 감소 현상을 보였다. 맥도널드에서도 몇 년 전 새로운 매장 수를 계속 늘려나갔을 때 매장당 매출이 감소했다. 이 회사는 2015년 스티브 이스터브룩이 최고 경영자에 임명되면서 미국 내 신규 매장의 증가 속도를 완화했고, 결국 기존 매장의 매출이 회복되었다고 샌포드 번스타인의 세나토 애널리스트는 설명했다. 그러나 맥도널드 대변인은 체인점들이 새로운 메뉴를 선보이고 적극적으로 매장을 리모델링한 것도 판매 증가의 요인이라고 말했다.

세나토 애널리스트는 스타벅스가 연간 4%의 속도로 매장을 확장하면서 기존 매장의 판매액이 매년 3~5%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윌리엄 블레어의 잭피아 애널리스트는 신규 매장은 인근 매장보다 대개 2~3배의 매출을 창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신규 매장 성장이 둔화되면 전반적인 매출 성장도 둔화될 수 있다며 이것이 스타벅스의 딜레마라고 지적했다.

한편 존슨(CEO)은 19일 성명을 발표하고 2019년 회계연도에 미국 내 매장 150개를 폐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부 비용 증가는 미래에 대한 적정한 투자”라며 “포화시장에서 매장을 줄이는 대신 덜 포화한 지역에서는 매장을 더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