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96년 다우지수 출범 당시 12개 회사 중 하나였던 GE가 111년 만에 다우지수 구성 종목에서 퇴출된다.      출처= US News & World Report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And then there were none)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 얘기냐고? 한때 미국 제조업의 아이콘이었던 GE 얘기다.

1896년 다우지수 출범 당시 12개 회사 중 하나였던 GE가 111년 만에(한때 제외됐다가 1907년 다시 편입되었음) 다우지수 구성 종목에서 퇴출된다고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로써 다우지수 출범 당시 원년 멤버는 122년 만에 모두 퇴출됐다.

S&P다우존스지수는 이날 "다음 주 다우지수 30개 구성종목에서 GE를 빼고, 약국 체인업체인 월그린스 부츠 얼라이언스(Walgreens Boots Alliance Inc., WBA)를 새롭게 편입한다"고 밝혔다.

종목교체는 오는 26일 개장전에 이뤄진다. 경제계 일각에서는 GE가 퇴출되는 자리에 페이스북이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월그린스 부츠 앨라이언스가 들어가는 것으로 정리됐다.

다우지수 종목의 변화는 지난 2015년 애플이 AT&T를 밀어내고 들어간 이후 처음이다.

데이비드 블리처 S&P다우존스지수 지수위원회 회장은 "다우지수는 GE의 제외와 월그린의 편입을 통해 미국 경제에서 소비자와 헬스케어 업종을 더욱 대표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이번 변화는 다우지수를 경제와 주식시장의 더 나은 척도로 만들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GE는 사업 환경 변화로 최근 수년간 변화를 모색해 왔으나 경영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주가는 계속 하락의 길을 걸었다. 다우지수는 최고가 종목과 최저가 종목 간 배율을 10대 1 이하로 제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 퇴출도 이 규정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GE 주가는 12.95달러로 거래를 마쳐 지난 12개월간 55% 이상 떨어졌으며(같은 기간 다우존스 지수는 32%이상 올랐다) 올해 들어서만 25% 이상 하락했다. GE의 주가는 보잉 주가의 2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날 기준 종가로 GE의 시가총액은 1130억달러에 머물렀다.

GE 전력시스템 부문 밥 나델리 대표는 “오랫동안 GE에서 몸담은 모든 이들에게 오늘은 슬픈 날”이라면서 "그러나 이번 결정이 놀랍지는 않다"고 말했다.

GE는 이번 다우지수 퇴출과 관련, "GE는 실적 개선을 위해 이미 발표한 계획을 실행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면서 "오늘의 발표는 이런 약속과, 더 강하고 단순한 GE를 만들기 위한 우리의 집중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GE는 미국을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으로 만든 미국 제조업을 상징하는 기업이었다. GE는 1892년 에디슨 종합전기회사와 톰슨휴스톤 전기회사 간 합병으로 탄생했다. GE는 1896년 12개 종목으로 출범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원년 종목 중 오늘날까지 남아있는 유일한 기업이었다.

GE의 현재 사업은 발전과 석유가스, 에너지관리 등 에너지 사업부문, 항공, 운송, 헬스케어 사업과 금융서비스 사업 및 지능플랫폼, 조명가전 사업 등으로 다각화되어 있다. 이 중 조명, 운송, 산업제품, 발전설비, 의료기기 등은 에디슨 초기의 사업 영역이다.

GE는 워크아웃, 전략계획 등 경영 기법을 만들어 내는 등 현대 기업경영의 우수 사례를 제시해 왔다. 미국 경제잡지인 <포춘>과 <배런스> 등으로부터 수년간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