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롯데마트만큼 짧은 기간에 많은 고난과 역경을 한꺼번에 ‘몰아서’ 겪은 유통업체는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드물 것으로 보인다. 해외 유통시장 개척이라는 그룹의 포부를 계기로 야심차게 진출한 중국 시장에서 롯데마트는 뜻하지 않은 이유로 약 80곳의 점포가 영업정지를 당해 수천억원의 손해를 보며 ‘피눈물’을 쏟았다. 발단은 한반도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였다.

결국 롯데마트는 중국 사업의 전면 철수를 결정했고 각고의 노력 끝에 대부분의 현지 점포들을 해외 유통업체에 매각하면서 한숨을 돌렸다. 걱정거리를 덜어낸 롯데마트는 상처 입은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으로 심기일전(心機一轉)하고 있다.

롯데마트가 가장 먼저 가다듬은 것은 PB 상품군이었다. 롯데마트는 자사의 PB ‘온리프라이스(Only Price)’ 제품군을 25개 품목에서 154개로 확대했다. 온리프라이스는 제품 안정성, 성분 등 상품의 품질 구성요소 중 한 가지 이상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1000원 단위 최적가(The Best Price)를 유지하는 콘셉트의 브랜드다. 최저가(Lowest price)를 최우선으로 강조하는 경쟁사 PB들과 차별을 추구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롯데마트의 통계에 따르면, 2017년 2월 첫선을 보인 온리프라이스 제품은 1년 동안 총 2600만개 이상이 판매됐고 이 중 100만개 이상 판매된 밀리언셀러는 5품목,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상품은 14개로 기록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처럼 기본을 다시 다지는 롯데마트의 전략은 다른 시도들로도 확인할 수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롯데마트가 지난 4월 롯데마트 수원점에 선보인 가격우위형 매장 ‘마켓 D’다. 마켓D는 소비자들의 구매 빈도가 높은 약 1000개의 주력 상품을 선정해 기존 대형마트 대비 10%가량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매장이다. 단, 기존 대형마트 점포와 동일 규격의 상품은 판매하지 않는다. 특히 마켓D는 상품의 가격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점포의 모든 계산대를 무인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등 첨단 기술과 유통의 접목을 시도하기도 했다.

롯데마트가 기본을 강조한 또 다른 사례는 ‘열대과일 직판장’이다. 롯데마트는 국산 열대과일과 외래종 국산과일을 재배하고 있는 전국 18개 산지에서 수확된 과일 10종을 산지에서 오산과 김해 물류센터에 집하한 후 전국 각 점포에 배송·판매한다. 이는 최근 늘어나고 있는 열대과일 수급 동향을 반영한 조치다.

롯데마트가 제시한 한국농촌경제연구소의 통계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들의 수입과일에 대한 수요 증가와 농가의 새로운 소득작목 발굴, 고소득 작목 육성사업 추진으로 2015년 국내 열대과일 재배면적과 농가 수는 전년 대비 각 83.7%와 51.7% 증가했다.

송태경 롯데마트 과일 상품기획자는 “롯데마트의 열대과일 직판장은 국산 열대과일 농가들의 안정된 판로를 구축함과 동시에 고객들에게는 가장 맛있을 때의 열대과일을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롯데마트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전국GAP(농산물우수관리인증)생산자협의회와 식품 안전성 검증을 마친 우리 농산물 판매 확대 협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롯데마트는 두 주체와 상호 협력을 강화하고 GAP인증 농산물을 납품하는 전국 약 1만 농가와 롯데 신선품질혁신센터를 중심으로 GAP인증 농산물 판매 확대를 추진한다. 온라인 롯데마트몰에는 GAP인증 농산물 전문관을 운영해 연중 GAP인증 농산물의 소비 촉진과 유통 활성화를 위해 노력한다.

롯데마트가 다시 돌아본 것은 ‘기본’이었다. 일련의 시도들은 좋은 물건을 싼 가격으로 판매하는 유통업의 기본에 충실하기 위한 공통분모가 있다.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이사는 “롯데마트는 고객 여러분들에게 가장 좋은 상품을 제공함으로써 건강한 가치를 제안하는 ‘건강전문회사’의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아 소비자들의 ‘건강한 삶’이라는 하나의 최우선 가치에 집중하는 회사로 롯데마트의 미래를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