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국내 거대 플랫폼 카카오가 올 하반기 중소기업 업체까지 배달 서비스 영역을 확장한다. 카카오는 일부 프랜차이즈를 대상으로 배달 중개를 시작했다. 1년간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며 가능성을 본 카카오가 사업 영역을 넓히는 모습이다. 이에 기존에 배달 중개를 서비스하는 스타트업들에 혼전이 올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이어 영역 넓히는 카카오

카카오는 지난해 3월 피자, 치킨 등 일부 프랜차이즈를 대상으로 ‘카카오 주문하기’ 서비스를 시작했다. 처음엔 14개 프랜차이즈 대상으로 시행했지만 현재는 37개로 늘었다. 회원 250만명, 가맹점 수는 1만5000명 수준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주문하기에 입점하고 싶다는 중소기업자들의 요구가 많아 서비스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이라는 국민 플랫폼을 이용해 이용자들의 편의성을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용자는 카카오톡에 있는 카카오 주문하기를 사용하면 별도의 앱을 설치하지 않고 입점해 있는 배달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가 연동돼 있으며, 친구 추가 기능으로 주문을 하고 할인 정보를 받는 등 장점이 있다고 카카오는 설명했다.

서비스를 위해 카카오는 배달 대행전문업체 생각대로, TNB, 외식 주문중개 플랫폼 씨엔티테크 등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푸드테크 산업은 앞으로도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큰 분야다. 푸드테크란 식품 관련 서비스업에 정보통신기술(ICT)가 결합한 것이다. 대표적인 서비스로 맛집 소개 서비스와 배달 중개 서비스 등이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부설기관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지난해 4월 발표한 ‘배달 O2O 시장 동향’에 따르면 음식주문 중개시장 규모는 약 2조원이다. 규모는 앞으로 12조~14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엔 다를 것 vs 쉽지 않을 것

 

현재 배달 앱은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의민족’, 독일 배달 전문 회사 딜리버리히어로가 한국에 세운 알지피코리아의 ‘요기요’와 ‘배달통’ 삼파전 양상이다. 규모로 보면 지난해 배달의 민족은 매출액 1626억원을 기록하며 배달 중개업 시장 1위를 달린다. 요기요는 672억원, 배달통은 27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운로드 횟수는 각각 3150만회, 2200만회, 1400만회 이상이다.

카카오가 지난해 프랜차이즈를 대상으로 배달 서비스를 도입했을 때 시장의 여파는 그리 크지 않았다. 2017년 우아한형제들과 알지피코리아 모두 매출액이 전년보다 크게 늘었다. 국내 배달 중개업 1위인 우아한형제들의 지표도 꾸준히 늘은 것으로 파악된다.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의 월간 순방문자(MAU)는 지난해 상반기 약 350만명 수준에서 최근 650만명 까지 늘어났다. 월간 주문 수는 2016년 말 1000만건을 돌파한 후 2017년에 1500만건을 넘어섰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최근 1년간 배달의민족 이용자 수, 월 주문 수 등 주요 지표에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오히려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다”면서 “외부 요인도 살펴야 하겠지만 일단은 그간 해오던 대로 고객을 중심에 놓고 서비스를 개선해 시장 우위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조금 다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카카오의 주문하기 서비스가 중소사업자 대상까지 확대되면 본격적으로 배달 앱과 경쟁을 하는 형국이다. 카카오톡은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전 국민이 사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국민 플랫폼인 데다, 카카오 측에서 이용자를 모으기 위해 공격적인 할인 이벤트나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사용자들이 카카오 주문하기 서비스에 만족하면 기존 배달 시장의 균형을 깨트릴 수도 있다.

쉽지 않을 거라는 예측에도 무게가 실린다. 이용자가 몇 년째 사용한 배달 앱 대신 다른 플랫폼을 이용하게 하는 게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푸드테크 업계 관계자는 “주문은 습관이다”면서 “기존에 배달 앱을 자주 쓰던 사용자들은 본인이 쓰는 앱을 열고 음식을 주문하는 과정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그 습관을 바꾸려면 카카오 주문하기에 아주 매력적인 차별성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점주 수수료는?

 

업계에 따르면 요기요는 중개수수료가 최대 12.5%, 외부결제수수료 3%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통의 중개수수료는 2.5%이며, 외부결제수수료는 3%다. 배달의민족은 지난 2015년 중개수수료 0%를 선언했고, 외부결제수수료는 3%를 받는다. 여기에 사업자는 기본 광고비 월 8만원을 낸다. 카카오는 공식적으로 수수료율을 발표하지 않았다. 카카오 측에 확인한 결과 주문당 수수료는 없으며, 외부결제 수수료는 부가세 포함 2.97%다(부가세 제외 2.7%). 월사용료는 부가세를 포함해 3만3000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점주가 카카오와 협약을 맺은 씨엔티테크의 단말기를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그 방법만 있는 것은 아니고 여러 방법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의 수수료는 외부결제 수수료와 월사용료만 봤을 때는 비교적 매력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단말기 사용 등으로 추가 수수료가 붙는지에 따라 점주들의 반응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