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희준 기자]해군과 해병대가 18일 독도방어훈련에 돌입했다. 18일 오후부터 이틀간 계속되는 이번 훈련에는 3200t급 구축함인 양만춘함을 포함해 함정 6척이 투입되고 P-3C 해상초계기, F-15K 전투기, UH-60 ‘블랙호크’ 헬기 등 7대의 항공기도 참여한다. 

일본 정부는 17일 발표된 우리 군의 독도방어훈련에 대해 외교 루트를 통해 항의하며 훈련 중단을 요구했다고 일본 NHK, 교도통신 등이 이날 보도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18일 정례브리핑에서 일본 정부가 우리 군의 독도방어훈련에 대해 항의하고 중단을 요구한 것에 대한 국방부의 입장을 묻자, "독도방어훈련은 대한민국 영토인 독도에 외부세력이 침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실시되는 정례적인 훈련"이라고 밝혔다. 

가상의 훈련이긴 하지만 일본이 독도를 점령하려 한다면 우리나라는 독자로 방어할 수 있을까? 답은 "아니다"에 가깝다. '가깝다'는 말은 한일 관계와 한미일 관계 등을 감안할 때 일본이 무력으로 독도를 점령하려 할 가능성이 낮은 데다 실제로 점령을 시도할 경우 우리군의 강력한 저항으로 상당한 손실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군은 일본 함정보다 크기는 작지만 함정의 숫자가 많고 잠수함 숫자도 일본에 비해 크게 열세에 있지 않다. 문제가 있다면 일본의 항공작전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탓에 일본군의 점령시도를 제대로 제어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란 점이다. 한국군이 말처럼 독도를 방어하려면 전력증강을 위해 가야할 길이 여전히 멀다. 

 대공미사일 부족해도 만만치 않은 해군 제1함대 전력 

독도를 지키기는 우리의 전력으로는 해군 전력과 독도 경비 경찰이 있다.   

강원도 동해시 동해 해군기지에 사령부를 두고 있는 해군 제1함대가 울릉도와 독도를 포함한 동해 해역을 방위하는 임무를 담당하고 있다.

1함대에는 제1해상전투단이 있는데 여기에 3개 전대가 있다. 이들 전대에는 3200t인 양만춘함(DDH-973)과 광개토대왕함(DDH-971), 2300t급 유도탄호위함인 강원함(FFG-815) 등 최신예 대형 함정이 배치돼 있다.

양만춘함의 경우 길이 135.4m, 너비 14.2m, 흘수 4.2m로 한국 기준으로는 대형 군함이다.  구경 127mm 함포 외에 하푼 대함 유도미사일,시스패로 함대공 미사일을 갖추고 있다. 길이 3.6m의 시스패로는 최고 속도 마하 4, 사정거리 70km를 자랑한다. 

인천급 호위함 4번함인 강원함도 제법 덩치가 크다. 길이 114m, 너비 14m, 흘수 4m다. 해성 함대공 미사일과 해룡 전술함대지 미사일을 갖추고 있다. 자함 방어를 위해 RIM-116 RAM 21연장 1기 등으로 무장한다. 

이밖에 경북함(FF-956) 등 1500t급 호위함 2척, 원주함(PCC-769) 등 1220t급 초계함 5척, 현시학함(PKG-718) 등 400t급 유도탄고속정 6척이 있다. 이들 함정은 모두 대함 미사일을 장착하고 있다.  

대함 미사일은 구축함과 호위함에 8발씩, 유도탄고속정 4발씩 1함대에서 공격 가능한 총 미사일은 64발이다. 결코 만만치 않은 펀치력이다. 

문제는 양만춘함과 광개토함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대공 방어 능력이 취약하거나 전무하다는 점이다.

양만춘·광개토대왕·강원함 등 2척의 구축함과 1척의 호위함에 총 53발의 대공 미사일로 무장할 수 있다.

100대에 육박하는 일본의 해상 초계기와 전투기, 수상함정의 대함미사일 등을 감안할 때 한국 해군의 대공 미사일은 턱없이 부족하다.  

더욱이 독도경비대는 5.56mm 소총, 중기관총 등으로 무장하는 1개 중대급 인원이 전부다. 경찰과 경찰청의무경찰이다. 

대함 대공 미사일로 무장한  일본 해자대 제3호위대군

일본이 독도를 점령하려고 할 경우 동원될 부대를 꼽자면 해군 1함대와 교류협력 강화를 맺은 해상자위대 제3호위대군이다.

일본은 2011년 8월2일 발표한 방위백서에 첨부된 '주요부대 등의 소재지'엔 다케시마(竹島ㆍ독도의 일본명)를 관할하는 자위대로 교토부(京都府) 마이즈루(舞鶴)항에 주둔한 해상자위대 제3호위대군을 명기했다. 자위대는 일본 평화헌법 규정상 교전권을 가질 수 없는데도 독도에 대해 군사 개입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보유 함정은 항공모함 1척, 이지스구축함 3척, 구축함 4척 등 총 8척에 불과하지만 전력은 문자 그대로 막강하다.

▲ 휴우가 호위함. 출처=일본 해상자위대

1만7000t급 경항공모함 휴우가함(DDH-181), 1만t급 이지스함 아타고함(DDG-177), 9500t급 이지스함 묘코함(DDG-175) 등 대형함과  5000t급 준이지스함 후유즈키함(DD-118), 4600t급 마키나미함(DD-112), 스즈나미함(DD-114), 4550t급 유타치함(DD-103), 3500t급 세토기리함(DD-156) 등 4척의 구축함도 있다. 우리 1함대 함정보다 덩치가 월등하게 크다. 

▲ 아타고 이지스함. 출처=일본해상자위대

함정이 크면 그만큼 많은 무장을 할 수 있고 탐지거리가 멀고 성능이 뛰어난 대형 레이더를 장착할 수 있다. 아타고급 이지스함은 길이 165m, 너비 21m, 흘수 6.2m로 매우 크다. 스탠더드 함대공 미사일 80발과 대잠로켓 16발이 들어가는 수직발사대가 96셀이다. 미국제 하푼미사일을 대체하는 사정거리 100km의 90식 대함 미시일 18을 탑재한다.

공고급 3번함 묘코함은 길이 161m, 너비 21m, 흘수 6.2m다. 함수에 29셀, 함미에 90셀의 수직발사대에 90발의 각종 미사일을 탑재한다. SM-2, SM-3 함대공미사일과 대잠로켓 등이다. 하푼 대함미사일도 8발 탑재한다. 

후유즈키함도 길이 151m, 너비 18.3m, 흘수 5.3m로 수직발사대 80셀에 함대공 미사일 64기, 대잠 로켓 16기, 90식 대함 미사일 8기를 각각 탑재한다.

3척 모두 최고 속도가 시속 30노트로 빠르다. 

▲ 일본 후유즈키 이지스함.출처=일본 해상자위대

이들 함정의 대공 능력은 탁월하다. 아타고·묘코·후유즈키 등 이지스함 3척에 실을 수 있는 함대공 미사일이 어립잡아도 180발은 넘는다. 우리 해군이 일본 해군 함정에 미사일을 발사한다고 해도 3척이 모두 요격한다음 대함 미사일로 1함대 함정을 격침할 수 있다.  

일본군이 유리한 점은 도 있다. 유사시 한국  해군함정이 경북 울진 죽변항이나 동해항에서 출발해 독도에 가장 빨리 도착한다고 해도 각각 4시간1분, 4시간26분이 걸리는 반면,  일본 함정은 오키섬에서 출동하면 독도까지 2시간50분, 시네마현 에토모항에서 출항하면 3시간18분이면 도착한다. 덩치 크고 펀치력이 센 일본 해군 함정은 미리 도착해서 매복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평택에 있는 2함대나 부산에 있는 3함대가 도울 수도 없다. 일본 사세보에 있는 제2호위대군 소속 함정들이 대한해협을 막고 있어 동해로 나갈 수도 없다. 2함대는 북한 해군 때문에 평택을 떠날 수 없다.  

항공전력도 마찬 가지다. 우리 항공기 중 독도 상공까지 날아가 공중전을 펼칠 만한 항공기로는 F-15K가 있다. 일본의 F-15J가 213대, 한국 F-15K가 59대로 수의 열세를 보인다.조기경보기는 일본이 19대, 한국이 4대, 공중급유기는 일본이 6대 한국 0대이다. 공중전 역시 참패를 당할 공산이 크다. 

이 모든 것은 북한을 상대해야 하는 한국 특성상 육군 중심의 전력증강을 꾀한 결과다. 한국군은 2000대에 육박하는 3세대 탱크, 2000문에 육박하는 155mm 대구경 자주포를 갖췄다. 남북관계 개선이 순항하고 국방비를 동결하거나 감축하지 않는다면 이지스함과 차기 호위함, 잠수함, 해상초계기를 확보하는 쪽으로 전력증강을 추진해야만 독도방어훈련이 말의 성찬에만 그치지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