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는 지난 3, 4월 두 달 동안 미국 채권 보유량을 961억 달러에서 487억 달러로 거의 절반 가량 줄였다.    출처= CNBC 캡처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세계 각국의 무역 전쟁이 격화되면서 주요 국가들이 미국의 장기 채권 보유고를 줄이고 있다고 CNBC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장기 채권의 하락폭은 아직까지는 비교적 크지 않다. 가장 최근 재무부 데이터인 지난 3월과 4월에는 각각 50억 달러 하락에 그쳤지만, 이것이 잠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신호라는 것이다.

블리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Bleakley Advisory Group)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앞으로 몇 년 동안 엄청난 국채가 발행될 예정이기 때문에, 미 국채 구매자를 찾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며 "앞으로 몇 달 동안 또는 몇 분기 동안, 무역 파트너와, 특히 미국 채권의 가장 큰 손인 중국과의 관계가 원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미국 무역 상대국, 특히 중국과 관세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NAFTA 같은 다국간 무역 협정을 철회하겠다고 위협하고, 수입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부과했다.

3월에서 4월까지 미 채권 보유량을 가장 크게 줄인 나라는 러시아다. 러시아는 이 두 달 동안 미국 채권 보유량을 961억 달러에서 487억 달러로 거의 절반 가량 줄였다. 러시아는 지난 2017년 5월에 미 채권을 최고 1087억 달러까지 보유했었다.

미 국채 발행 규모는 4월말 현재 총 14조 8400억 달러인데 이중 6조 1700억 달러를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다.

미 국채를 줄인 나라는 러시아뿐만이 아니다. 미국 국채 최대 보유국인 중국은 4월에 58억 달러를 줄여 1조 1800억 달러까지 낮췄고, 두 번째로 큰 보유국인 일본도 123억 달러를 줄여 1조 300억 달러로 낮췄다. 그 외에 아일랜드, 영국, 스위스도 미 국채 보유량을 줄였다.

연준의 보유 채권이 4.2조 달러 이상으로 불어나자 연준은 2016년 10월부터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중단했고, 이후 미 국채 매입처를 찾는 일은 더 중요해졌다.

미 의회예산국에 따르면 2020년에 1조 달러가 넘는 재정 적자가 예상됨에 따라 정부는 국채를 과도하게 발행했다. 증권산업 및 금융시장 협회(Securities and Financial Markets Association)에 따르면 2018년의 미 국채 발행 총액은 4437억 달러 규모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9배나 늘었고, 2016년 보다는 139% 늘었다.

동시에 금리도 오르고 있다. 기준이 되는 10년 만기 채권 수익률은 1년 전보다 0.75% 높다. 올 회계연도의 첫 8개월 동안 미국이 이자로 지불한 금액만 3193억 달러나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