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성규 기자] 국내 경제의 현 상황이 둔화 초기 국면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다만 그 둔화의 속도와 폭이 뚜렷하지 않아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향후 경기하방 압력을 막기 위해서는 반도체 등 IT업종에 대한 실적 편중 문제와 국내 기업의 경쟁력 하락에 대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유로존 위기 이후 세계경제 침체는 우리나라 수출둔화로 이어졌다. 2012년 이후 현재까지 국내경제 성장률은 3% 전후의 정체 상태다. 경기동행지수를 보면 2013년 3월 경기순환저점(99.7) 이후 뚜렷한 상승이나 하강 국면 없이 무려 61개월 동안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 출처:산은 미래전략연구소, 통계청

경제전문가들은 소매판매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의 경기 지표는 악화되고 있으며 최근 호실적도 일부 업종에 한정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체감적인 경기회복에 시차가 존재한다는 입장이다. 일부 업종이 부진하지만 견조한 소비를 바탕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세진 산업은행은 미래전략연구소 연구원은 “현재 경기는 둔화의 초입 국면으로 판단할 수 있다”면서도 “완만한 성장의 가능성을 두고 진행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이후 11개월 연속 경기동행지수가 하락했다. 하락세가 지속성 판단기준(5개월)을 넘어섰다는 측면에서 경기하락국면으로 판단이 가능하다.

이 기간 동안 경기동행지수는 100.7(2017년 5월)에서 99.7(2018년 4월)로 낮아졌다. 그 폭이 크지 않고 하락 속도도 완만해 경기 방향이 명확하지 않다. 동행지수 구성항목 7개중 최근 2개월 이상 감소한 항목은 광공업생산지수와 건설기성액 뿐이라는 점도 현 경기를 둔화 초기로 단언하기는 어렵다.

▲ 출처:산은 미래전략연구소, 한국은행

하지만 선행지수 구성항목들이 하락추세를 나타내고 있어 경기하방압력 요인들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올해 하반기 반도체 투자 마무리에 따른 설비투자 둔화, 무역장벽 확대에 따른 수출 둔화가 예상됨에 따라 상고하저의 경기흐름이 예상된다. 경기선행지수 구성항목 중 소비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기대지수, 설비투자 전망을 나타내는 기계류내수출하지수, 건설투자에 선행하는 건설수주액 등이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오 연구원은 “경기 하방압력을 막기 위해서는 반도체 등 IT업종에 대한 실적 편중 문제,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하락 등 구조적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