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임 상승의 여파로 미국의 소매업체와 제조업체들이 공급 체인을 재구성하고 있다.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캡처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미국 운송 업체들의 수송 능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운임이 폭등하고 배송 지연 빈도가 늘어나자, 소매업체와 제조업체들은 운송비용을 재검토하거나 대안 찾기에 나서고 있다.

식품 제조업체 호멜식품(Hormel Foods Corp.), 소매업 체인 달러 제네랄(Dollar General Corp.) 등 많은 회사들이 자체 배송 트럭을 확충하거나 픽업 및 배송 회수를 줄이거나 더 나은 조건의 배송 회사를 모색하는 등, 자신들의 공급 체인을 개편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6월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몇 개월 동안 운임이 계속 오르면서, 연중 운송 수요가 비교적 적은 시기임에도 배송 차량을 예약하는 일이 더 어려워지고 비용은 더 늘어나고 있다. 화물 운송비용에 대한 운송비 지출 지수를 산출하는 카스정보시스템(Cass Information Systems Inc.)에 따르면, 미국의 트럭 운송 및 철도 화물 운송비용은 5월 기준 지난해에 비해 17.3% 상승했다.

소매업체인 코스트코 홀세일(Costco Wholesale Corp.)과 달러 제네랄, 그리고 식품 제조업체 호스티스브랜드(Hostess Brands Inc.)와 호멜식품 등은 최근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화물 운송비용이 올해 이익에 압박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꾸준한 경제 성장으로 인한 소비 지출 강세로 인해 더 많은 상품들이 물류 네트워크에 밀려들어오고 있는데, 운송 회사들은 기록적인 저실업률에 직면해 운전자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여서 화물 운송 주문을 거절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많은 상품을 수송해야 하는 소매 및 제조업체들은 운송 및 창고 운영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물류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공급망의 다른 부분에서 비용을 절감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제임스 스니 호멜식품 최고 경영자(CEO)는 지난 5월 24일 실적발표 회의에서 투자자들에게 “운송거리를 최소화하고 적재량을 최대화하며, 고객사들에게 일주일에 최소 몇 번 배송해 주어야 하는지 다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니 CEO는 1분기에 화물 운송비용이 두 자릿수 증가하자, 배송 회수를 줄이는 것을 고객사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 고객은 그러한 토론에 매우 개방적입니다.”

▲ 운임이 폭등하고 배송 지연 빈도가 늘어나자, 소매업체와 제조업체들은 자체 배송 차량을 확충하고 있다.      출처= 이코노믹리뷰

식품 유통업체인 유에스 푸드홀딩스(US Foods Holding Corp.)는 가능하면 물건을 픽업하기 위해 자체 차량을 이용함으로써 제3자 배송 회사에 높은 운임을 지불하는 것을 피할 수 있었다고 투자자들에게 말했다.

육류가공업체 스미스필드 푸드(Smithfield Foods)도 5년 전부터 자체 운송 및 배송으로 더 많은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회사 배송 차량을 확충했고 창고 공간을 줄이기 시작했다. 스미스필드의 데니스 오르간 공급 체인 담당 수석 부사장은, 회사가 하나의 통합된 소프트웨어 시스템으로 더 많은 배송 차량을 운영할 수 있는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르간 부사장은 현재의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운임 상승이 타격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는 비교적 좋은 위치에 있으며 최악의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분석가들은 물동량이 피크에 다다르는 늦여름과 초가을 무렵에 수요가 증가하면, 기업들이 물품을 선적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지고 더 비싸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의 라비 샹커 애널리스트는 연구 보고서에서 “특히 계절별로 물동량이 변하는 화주기업들은 날이 더워지고 음료 시즌이 본격 다가오면,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더욱 고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화주 기업들, 운송업자, 중개인들을 상대로 실시한 은행 조사에 따르면 올해 화물 운송비는 평균 6.4%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물류 서비스회사 트랜스포테이션 인사이트(Transportation Insight LLC)의 창업자 폴 톰슨은 “화주기업들이 운송비용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예전보다 더 많은 시간, 에너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단지 전화를 거는 것만으로 더 이상 저렴한 옵션을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 일부 운송 업체는 경로를 벗어나는 화물 계약을 받지 않거나 인도 장소에서 장시간 대기해야 하는 곳으로 알려진 납품처 운송을 거부하고 있다.    출처= Trucks.com

달러 제네랄은 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을 책정하기 위해 이용 운송 회사를 다양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회사 자체의 운영 차량을 확충하고 물류 센터를 늘려 상품을 픽업하는 트럭의 운행 거리를 줄였다.

호멜식품 같은 식품 공급 업체의 경우, 운임의 상승으로 물품을 제 시간에 도착하게 하는 문제에 더 많은 압박을 받고 있다. 크로거(Kroger Co.)와 월마트 같은 소매 업체들이 배송 시간 간격을 좁히고, 시간 지체와 잘못된 배송에 대해 벌금을 부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4월 들어 화물 운송 시장이 더 악화됨에 따라 월마트는 일부 배송에 대해 규칙 적용을 다소 완화했다. 식품, 가정용품 및 건강 제품은 예정된 일정보다 하루 먼저 지역 유통센터에 도착시키면 되도록 조치한 것이다.

분석가들은 대기업 소매업체와 제조업체는 대부분 그들의 화물 운임을 미리 계약을 해놓아, 화주가 막판까지 가격을 협상해야 하는 현장 시장(spot market)에 의존하는 소기업에 비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물동량이 급증하자 일부 운송 업체는 경로를 벗어나는 화물 계약을 받지 않거나 인도 장소에서 장시간 대기해야 하는 곳으로 알려진 납품처 운송을 거부하고 있다.

북미 최대 식품유통업체 시스코(Sysco Corp)의 조엘 그레이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주 투자자 컨퍼런스에서 “일부 배송업체들이 운임 상승으로 계약을 이행하지 않아 용량 문제가 발생해 평소와는 달리 현장 시장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 늘어났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