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는 이번 월드컵을 개최하기 위해 거의 120억 달러(13조원)까지 쓴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FIFA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전 세계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대회에서 축구 슈퍼스타들이 자국의 자부심을 안고 뛰는 멋진 모습을 기대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제 21 회 FIFA 월드컵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이 대회에 돈을 지불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수익을 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월드컵은 수익성이 가장 높으면서도 가장 돈이 많이 들어가는 축구 이벤트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의 축구 행사를 주관하는 조직인 FIFA는 4년마다 월드컵에서 수십억 달러의 돈을 긁어 모으지만, 정작 토너먼트를 개최하는 국가는 100억 달러(11조원) 이상의 예산을 책정해야 한다.

32개 팀이 녹아웃 토너먼트 방식으로 승자를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2018년 대회는 러시아 11개 도시에서 벌어지며 우승자는 7월 15일에 결정된다.

USA 투데이에 따르면, 이번 대회를 위한 경기장 건설과 준비로 러시아는 118억 달러의 돈을 쏟아 부었는데, 이 돈의 70%는 공적 자금으로 조성되었다.

FIFA에 따르면 이 대회 참가팀에 총 4억 달러(4400억원)가 상금으로 지출된다. 모든 팀에게 소위 참가 수당으로 8백만 달러(88억원)를 지불하고, 우승팀은 3800만 달러(420억원)를 챙긴다.

UBS나 골드만 삭스(Goldman Sachs) 같은 은행은 우승자 예측 알고리즘을 실행해 USB는 독일을, 골드만 삭스는 브라질을 우승자로 예상했다. 이 두 팀은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준결승전에서 만나 독일이 브라질에 7대 1로 대승을 거둔 바 있다.

FIFA는 어떤 단체인가?

국제 축구 연맹(Fdration Internationale de Football Association)은 국제 축구 감독 기구로, 많은 스포츠 경기를 주최한다. 이 단체는 국제 축구를 관할하는 단일 기관을 세우자는 취지로 1904년에 창설되었는데 20세기에 접어들어 스포츠가 인기를 얻으면서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취리히에 본부를 두고 있는 FIFA는 법적으로 비영리 단체로 지정되어 있지만, 매년 수억 달러의 수익을 내고 있다.

그러나 FIFA는 2015년 조사에서 FIFA 고위 임원들의 부패 혐의와 뇌물 수수에 대한 혐의가 제기 된 후, 2018년 월드컵에서도 여전히 엄중한 감시를 받고 있다. 미 법무부는 2015년에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 니카라과, 파나마의 전현직 대통령을 포함해 FIFA 고위 임원, 각국의 정치인들 기업인들 41명을 공갈, 인터넷 뱅킹을 이용한 금융 사기, 자금 세탁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이들이 24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국제 축구 행사를 이용해 뒷돈을 챙긴 혐의가 있다는 것이다. FBI의 FIFA에 대한 수사는 지난 3년간 계속 이어졌다.

FIFA의 혐의 대상에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과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개최권 부여도 포함되어 있다. 협회는 지난 2014년에 자체 조사를 종료했지만, FIFA는 관련되지 않았다는 요약 성명만 발표했을 뿐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당시 조사 결과 발표는 FIFA가 고용한 미합중국 연방 검사 마이클 가르시아 조사관조차도 "매우 불완전하다”고 언급할 정도로 미흡했다.

이런 비판은, 월드컵을 개최하기 위한 러시아의 미심쩍은 행보를 넘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그의 친구들이 이 과정에서 얼마만큼의 돈을 챙겼는지 까지 확대되고 있다. 대회 개최와 관련해 돈을 챙긴 부패 정치인의 사례로 체첸 공화국의 독재 지도자이자 푸틴의 친구로 알려진 람잔 카디로프 대통령을 들 수 있다. 뉴욕타임즈와 비영리 단체 휴먼라이트워치(Human Right Watch)는 카디로프 대통령이 자신의 이미지를 홍보하기 위해 이집트 축구 대표팀과 이 팀의 세계적 슈퍼 스타 모하메드 살라를 어떻게 활용했는지 면밀히 조사했다.

미국은 지난 해 12월에 카디로프의 자산을 동결 시켰고 인권 침해에 관한 제재 명단에 그의 이름을 추가했다. 휴먼라이트워치는 “카디로프의 통치하에서 체첸은 무차별 살인, 고문, 실종이 비일비재한 곳이 되었으며, 정권에 대한 비판자, 언론인, 성적 소수자들을 탄압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 브라질의 마네 가힌샤 스타디움(Mane Garrincha Stadium)은 무려 5억 5천만 달러(6천억원)가 투입됐지만, 대회가 끝난 후 몇 달 동안 몇 차례의 이벤트를 한 것이 전부고, 이제는 버스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출처= 위키미디어

개최국은 얼마나 돈을 쓸까?

월드컵을 개최하는 국가에게는 대회 참가권이 자동으로 부여되지만, 그런 자격을 얻기 위해 주최국은 막대한 경제적 부담을 안아야 한다.

기본적으로 FIFA는 월드컵 개최국에 대해 FIFA에 대한 거액의 면세를 요구한다. 독일은 2006년 월드컵을 개최했을 때 FIFA에 2억 7200만 달러(3000억원)의 세금을 면제해 주었고,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브라질도 2010년과 2014년에 각각 이 관례를 따랐다. 개최국과 FIFA의 계약서에는 월드컵 관련 수입에 대한 면세 대상이 설정돼 있어, FIFA의 후원사들도 소득세와 판매세를 면제받는다.

브라질은 2014년 월드컵을 개최하기 위해 경기장과 교통 시설 등 인프라 건설에 150억 달러(16조 5천억원)를 지출했다. 가장 돈이 많이 들어간 마네 가힌샤 스타디움(Mane Garrincha Stadium)은 무려 5억 5천만 달러(6천억원)가 투입됐지만, 대회가 끝난 후 몇 달 동안 몇 차례의 이벤트를 한 것이 전부고, 이제는 버스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러시아는 이번 월드컵을 개최하기 위해,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 쓴 510억 달러(56조원)까지는 쓰지 않았겠지만, 비용이 계속 상승해 최근에 거의 120억 달러(13조원)까지 쓴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관리들은 월드컵 대회가 이 나라에 260억 내지 310억 달러(28조원 내지 34조원)의 경제적 이익을 가져 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아르카디 드보르코비치 러시아 전(前) 부총리는 월드컵 준비 과정에서 이미 GDP에 140억 달러(15조 4천억원)가 반영됐으며(1% 포인트 상당)와 약 22만개의 일자리를 창출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국은 월드컵의 경제적 기여도를 어떻게 산출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며, 이는 이 나라 내부의 비판자들 사이에서도 쟁점이 되고 있다.

재주는 곰이 넘고 실제로 돈을 버는 사람은.

FIFA는 지난 2014년 월드컵에서 48억 달러의 수입을 올렸고, 협회는 26억 달러의 이익을 챙겼다. 방송사들도 24억 3000만 달러의 수익을 냈고, 협찬사들과 티켓 판매는 각각 16억 달러와 5억 2700만 달러를 벌었다.

2018년 월드컵에서 FIFA는 약 60억 달러의 수입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4년에 비해 25% 증가한 액수다. 전 세계에서 32억 명의 사람들이 이 대회를 시청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방송 수익은 30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