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죄오락영화 <오션스>시리즈 4번째 작품 <오션스8>. 출처= 네이버 영화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산드라 블록, 앤 해서웨이, 케이트 블란쳇 등 주연배우들의 이름값으로는 거의 <어벤져스>급이다. 저 배우들 중 한 명만을 단독으로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찍어도 될 정도이니.

<오션스>시리즈는 꽤 인기가 있는 범죄 오락 프랜차이즈 영화다. 다양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범죄(주로 절도나 사기) 전문가들이 모여 크게 ‘한 탕’을 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모든 시리즈의 가장 큰 줄거리다. 전작으로는 <오션스11>(2001), <오션스12>(2004), <오션스13>(2007)이 있었다. 그리고 약 11년 만에 나온 <오션스8>은 전작들의 일부 설정들만을 차용한 ‘스핀오프(이전의 영화에서 등장인물이나 설정을 가져와 새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 또는 그런 작품)’ 영화다.

관객들이 범죄오락 영화를 관람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아마도 ‘재미’가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한다. 이러한 영화에 포함되는 요소로는 다양한 능력을 가진 범죄 전문가 주인골들, 영화 곳곳에서 터지는 개그 포인트, 치밀한 범죄(대부분은 절도) 계획, 화려한 액션 그리고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반전 등이 있다. 우리나라 영화로 치자면 <범죄의 재구성>(2004) 나 <도둑들>(2012), <꾼>(2017) 정도의 느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앤 해서웨이의 압도적 비주얼은 이번 영화에서도 돋보인다. 출처= 네이버 영화

그러나 참으로 안타깝게도 <오션스8>는 범죄오락 영화의 대명사인 <오션스>의 이름을 이어간 영화라고 하기에는 ‘너무’ 잔잔하다. 어찌어찌 모인 주인공들이 자기들의 목적을 이루는 데 있어 그 어떤 어려움도 겪지 않고 모든 것이 물 흐르듯이 흘러간다. 범죄·오락영화 특유의 긴박함 혹은 화려한 액션은 거의 없다. 물론 내용상 액션이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다는 제작자의 판단 때문일 수 있지만, 관객들이 범죄·오락영화에 기대하는 많은 것들이 빠져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러다보니 영화의 중반부는 다소 지루하다. 반전도 그저 그렇다. 

물론  산드라 블록, 앤 해서웨이, 케이트 블란쳇 등 세 여배우의 카리스마(특히, 앤 해서웨이의 비주얼은 이번 영화에서도 ‘여신급’ 포스를 뿜어낸다)는 돋보이지만 각 배우가 가진 매력이 전부 드러나지는 않은 느낌이다. 조금 더 긴장감 있는 전개가 있었다면, 액션 장면이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잔잔한’ 범죄·오락영화. 뭔가 낯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