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성규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시장 변동성도 강해지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고민이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금리가 상승해도 만족할 만한 수익률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더욱 부담이다.

이에 채권과 같이 자산가치 하락은 제한적이면서 주가 상승에 따른 이익을 누릴 수 있는 전환사채ETF의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 직접 메자닌(CB, BW) 투자 대비 접근성이 높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다만, 금리상승에 대비해 자금조달이 어려운 기업의 CB 발행이 늘고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중앙은행격인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6월 1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1.75~2.00%로 결정했다. 한국 기준금리와의 격차도 0.5%포인트로 확대됐다.

금리인상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증시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피지수는 12일 2468.83포인트에서 15일 2404.04포인트로 2.62%로 하락했다.

통상 금리상승기에는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의 수익률이 점차 낮아진다. 채권의 이자와 같이 주기적으로 현금흐름(Income)이 발생하는 자산으로 자금이 몰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이론적인 얘기일 뿐, 경기 호황과 불황을 따라 금리가 상승 혹은 하락하기도 한다.

전자의 경우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자본차익에 대한 매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지난 2년간 시장금리가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증시는 물론 국내 증시도 상승세를 보였다.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금리상승 기조는 경기회복에 기반하고 있다. 반면 금리상승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는 것은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고민이 될 수밖에 없는 시기다.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채권 등에 대한 투자매력이 낮기 때문이다.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자본손실 가능성이 있다.

 

전환사채, 그 매력은?

전환사채(CB)란 일정한 조건에 따라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을 말한다. 채권을 보유하는 기간 동안은 이자수익을 누릴 수 있다.

주가가 오르면 해당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해 자본차익도 누릴 수 있는 상품이다. 주가가 하락할 경우 채권의 형태로 보유해 손실을 피할 수 있다. 다만,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만큼 같은 신용등급의 회사채 대비 이자수익은 낮다.

▲ 자산군별 누적성과 추이 [출처:한국투자증권]

리스크 측면에서는 하이일드(고수익·고위험) 채권보다 높고 주식보다는 안전하다. 특히 금리상승기에는 시장 변동성에 대한 노출을 줄이고 이자수익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변동성이 제한돼 있는 만큼 포트폴리오 구성 시 전체 위험을 낮추는 역할도 한다.

다만, 전환사채는 일반투자자들이 접하기 어려운 상품이다. 공모 대비 사모 발행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국내서 발행된 메자닌(CB, BW) 중 96.9%가 사모로 발행됐다.

 

전환사채ETF, 디폴트 수준 고려해야

전환사채ETF(상장지수펀드)는 전환사채를 기초자산으로 구성된 ETF를 뜻한다. 개별 CB와 달리 일반투자자들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전환사채ETF와 일반 CB는 다른 점이 있다.

전환사채ETF는 발행물량이 일정 수준 미만이거나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을 제외한 후 벤치마크를 추종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가격 등락에 따른 변동성에 노출된다.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식투자와 큰 차이점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투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산을 잃지 않는 것이다. 보유 자산 전체의 변동성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S&P500 ETF의 연환산 변동성은 11.7%다. 전환사채ETF는 8.9%다. CB는 주식대비 손실폭이 작아 자산의 급격한 하락위험을 낮춘다. 발행사의 주가가 하락할수록 일반 채권의 성격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전환사채ETF 투자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CB는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이 자금조달이 쉽지 않을 때 발행한다. 금리인상기에 CB 발행규모가 확대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투기등급인 ‘BB-’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위험성은 일반 회사채 대비 훨씬 높다. 디폴트 리스크를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 미국 전환사채 부도율 [출처:한국투자증권]

현재 전환사채ETF를 주도하는 곳은 미국이다. ‘SPDR Bloomberg Barclays Convertible Securities ETF’, ‘iShares Convertible Bond ETF’, ‘First Trust SSI Strategic Convertible Securities ETF’ 등으로 대부분 미국 주요 기업들이 발행한 CB를 편입한다.

미국의 전환사채 부도율은 2003년 이후 연평균 1.2%에서 지난해에는 금융위기 후 최저치인 0.3%를 기록했다. 경제 펀더멘탈이 강화되고 크레딧 환경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 미국 전환사채 부도율 [출처:한국투자증권]

2015년 이후 CB발행 규모는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금리가 오르기 전 자금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발행금액 중 IT와 헬스케어 업종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향후 기술주 강세가 지속될 경우 주식 전환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 가능성도 존재한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CB로 수익률 하락 방어, ETF로 분산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전환사채ETF는 매력적”이라면서도 “최근 CB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는 만큼 주식 전환에 따른 증시 부담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큰 기대보다는 위험관리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