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SK이노베이션이 ‘딥체인지 2.0’으로 올해 2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딥체인지 2.0은 SK그룹의 혁신을 뜻하는 말로 SK이노베이션에는 정유사업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비정유부문까지 확장하면서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게 된 것을 의미한다.

▲ SK이노베이션 울산CLX 전경. 출처=SK이노베이션

 

올해 1분기 SK이노베이션은 매출 12조 1661억원, 영업이익 711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9.1% 감소했다. 이는 전반적인 업황 부진의 결과로 SK이노베이션은 안정적 포트폴리오로 실적 감소폭을 줄인 것에 의미를 뒀다.

SK이노베이션은 “1분기는 불안정한 국제정세에 따른 유가 변동과 환율 하락 영향으로 대부분의 국내 에너지·화학 기업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불확실성이 높은 시장환경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업이익 중 비정유부분이 높아진 것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됐다.

1분기 SK이노베이션의 비정유부분의 영업이익은 전체 영업이익의 64.4%에 달하는 약 4582억원이었다. 화학, 윤활유, 석유개발 등 비정유 부분에서 정유부분보다 더 큰 이익을 달성한 것이다. 화학에서 2848억원, 윤활유사업서 1286억원, 석유개발사업서 448억원의 이익을 달성했다. SK이노베이션의 비정유부분 영업이익 비중은 2015년 이래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5년 49%였던 비중은 2016년 55.9%, 지난해 64%에 이어 올해 64.4%를 달성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번 1분기 실적을 보면 석유사업 중심에서 에너지·화학 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외부적 요인에 의한 실적 하락폭이 축소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비정유 사업 중심의 차별적 경쟁력을 통해 불확실성을 줄인 결과 감소폭은 줄일 수 있었지만 실적감소를 완전히 비켜가진 못했다”면서도 “혁신을 기반으로 딥체인지 2.0 추진을 더욱 가속화해 기업가치를 키워 나가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헀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올릴 것으로 전망됐다. 회사 내부 분석에 따르면 2분기에도 손실 폭을 줄이거나 양호한 실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2분기 실적도 양호할 것으로 전망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석유사업에 대해서 “글로벌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보고 등유와 경유 제품의 재고수준이 낮을 것으로 예상돼 양호한 수준의 정제마진에 따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화학, 윤활유, 석유개발사업의 비정유부문에서도 실적 개선이 전망됐다. 화학사업에서는 일정 수요가 예상되는 아로마틱 사업과 역외 저가물량 유입의 영향을 받을 올레핀 사업으로 전반적인 보합세가 예상됐다.

윤활유 사업에서는 상반기 정기보수, 자동차 연비와 환경 규제 강화 등에 따라서 고급기유 수요가 예상됐고, 석유개발사업에서는 페루 광구 파이프라인 트러블이 정상적으로 회복되면서 견조한 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올해 2분기에는 석유화학 시황의 견조한 수요에 힘입어 우호적 시장 환경이 예상되고 딥체인지로 다져진 사업 포트폴리오로 안정적 성과를 지속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도 기대감… 주주환원 정책 강화 실시

증권가도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실적에 대해 긍정 평가하는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영업이익은 823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개선될 전망”이라면서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평가 이익 등으로 정유 부문의 이익이 전분기 대비 증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 부분에서 원유 도입 다변화 전략을 확대 추진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연초 이란발 정세 불안에 따른 이란산 컨덴세이트 가격 강세가 이어지면서 경질원유를 선제적으로 도입하는 원유 도입 다변화 전략을 확대 추진해 왔다”면서 “저렴한 원료 확보가 수익 개선으로 직결되는 만큼 2분기에도 이를 확대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지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정유부문의 재고평가 이익과 래깅효과에 따른 정제마진 증가 효과가 클 것”으로 2분기 실적을 전망했다. 비정유 부문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대표 화학 제품인 PX의 아시아 지역의 신증설이 예정돼 있지만 PX를 원료로 쓰는 폴리에스터, PTA의 신증설도 동반되고 있는 만큼 견조한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연 연구원은 “화학과 윤활유도 성수기 시즌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석유개발 부문에서도 SK이노베이션이 2분기에 견조한 실적을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연구원은 “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개발 부문 이익 성장은 SK이노베이션만이 누릴 수 있는 수혜”라면서 “SK이노베이션이 추구해 온 차별적인 포트폴리오가 2분기 실적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주 환원 정책 강화도 주가에 긍정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컨퍼런스콜을 통해 주주 친화 경영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주주가치 제고와 저평가된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 안정적인 배당과 자사주 취득을 결합해 균형 있는 주주환원 경영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실시한 중간 배당과 자사주 매입과 같은 SK이노베이션의 주주가치 제고 활동은 과거와 차별된다”고 평했다. 노우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으로 기업가치 제고는 현재 진행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