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최저임금 인상이 저숙련 노동자의 실업 가능성을 더 높이고 여성 일자리 감소에도 큰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14일 ‘최저임금, 자동화 그리고 저숙련 노동자의 고용변화’ 보고서를 통해 자동화 민감도가 높은 직업군에 여성이 많이 분포해 있어 여성 근로자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직업별 자동화 민감도를 측정하고 2009년부터 2016년까지 고용형태별 실태조사의 임금구조 부문을 이용해 진행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1000원 인상될 경우 자동화에 민감한 직업이 차지하고 있는 고용 비중이 0.71%p감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연령별로 구분하면 26세부터 39세 연령대에서 최저임금 1000원 인상으로 인해 자동화가 가능한 직종의 고용 비중이 0.99%p 감소했다.

▲ 연도별 최저임금 상승 현황. 출처=한국경제연구원, 최저임금위원회

여성 일자리 감소 더 심각

보고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여성들의 고용 감소에 더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기타 업종에 종사하는 여성들의 경우 최저임금이 1000원 인상될 경우 자동화가 가능한 직종 고용 비중이 각각 8.18%포인트, 11.73%포인트, 17.89%포인트 감소되는 것으로 전망됐다.

한경연은 “이는 자동화 민감도가 높은 직업군에 여성이 많이 분포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최저임금이 급격히 인상될 경우, 현재 여성 근로자가 종사하고 있는 일자리가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최저임금 인상계획 수정 필요

보고서는 “2020년 1만원 최저임금 시대를 달성하기 위해 향후 2년 간 15.54%라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필요한데, 만일 이 계획이 하향 조정되지 않는다면 수많은 일자리가 기계에 의해 비효율적으로 대체되는 현상이 가중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상호 한경연 연구위원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비효율적 자동화가 발생하면 결국 사회적 후생을 후퇴시키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한 일자리 안정자금과 같은 보조금 정책도 자동화를 한시적으로 지연시키는 지속 가능하지 않은 정책에 불과하다”면서 “차라리 저숙련 노동자의 직종 전환을 용이하게 만드는 재취업 교육 프로그램 정책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연구위원은 이어 “최저임금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은 직종간의 전환이 원활한 노동시장 환경의 조성이 필요한데 이는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 방안이 유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