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 전기차 '모델S P100D'. 사진=테슬라코리아

[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만든 테슬라 전기차를 타봤다. 시승 모델은 ‘모델S P100D’다. 머스크가 직접 영국 스포츠카 업체 ‘로터스’에 찾아가 제작을 의뢰했다는 모델이다.

모델S P100D는 기존에 판매되는 차들과는 완전히 격이 다른 차였다. 마치 우주선을 타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기술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P100D는 아무래도 테슬라가 차를 처음 만들다 보니 기존 세단의 특징이 스며 있다. 여기에 전기차 DNA와 일론 머스크의 발상들이 곳곳에 심어져 있다. 차의 장점은 네 가지다. 터무니없이 빠른 가속력과 자율주행 기술 안정성, 탄탄한 차체와 테슬라 세단의 실용성이다.

▲ 테슬라 전기차 '모델S P100D'. 사진=테슬라코리아

심플한 내외부 디자인… 단점은 노하우?

차는 온통 우주선같이 생겼다. 일반 차량에서 볼 수 있는 라디에이터 그릴은 온데 간데 없고 테슬라 마크가 자리 잡고 있다.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서다. 플러시 도어핸들도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적용했다. 전면부에 램프 옆에 배터리가 과열되면 열을 식혀주는 덮개가 달려 있다. 차 램프는 온통 LED가 장착돼 있다. 전구는 없다.

외관의 단점이 있다면 부족한 디테일이다. 곳곳에 자동차 제작 노하우가 부족한 흔적이 있다. A필러와 앞 유리 사이에 단차가 거의 없기 때문에 비가 내리면 물이 앞뒤로 흐른다. 옆으로 흘러간 물이 사이드미러를 가리게 된다. 보닛이 부착된 파팅라인 간격이 일정하지 않다는 문제도 있다. 통풍 시트와 선글라스 케이스는 없다.

운전석에 앉아보면 차체는 매우 단순하다. 스티어링에 달린 기어노브, 크루즈콘트롤 조작대, 방향지시등 세 개뿐이다. 그나마 달린 것이 비상등과 글로브 박스 오픈 버튼이다. 이 모든 부품은 벤츠의 부품을 사용했다. 내부는 준중형차 수준의 공간이 확보돼 있으나 헤드룸은 키 185㎝ 이상 운전자가 앉으면 부족하다.

내부 조작은 센터페시아에 달린 17인치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해결한다. 올 글라스 파노라믹 루프의 개폐, 전자동 에어컨디셔닝 시스템의 설정, 라디오 채널 변경 등을 모두 터치스크린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목적지, 애창곡 또는 새로운 맛집 등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모바일 연결 기능도 제공된다. 물론 너무 많은 정보가 한 번에 표시되기 때문에 정보 가독성이 적고 조작이 불편하다는 문제가 있다.

▲ 테슬라 전기차 '모델S P100D' 내부. 사진=테슬라코리아

슈퍼카급 가속력과 주행품질

주행 품질은 10점 만점에 10점이다. 초반 가속에서 느껴지는 짜릿함은 내연기관차보다 뛰어나다. 모델S P100D의 주행모드인 ‘루디크로스’ 모드를 사용하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제로백)까지 이르는 데 공식적으로 2.7초가 걸린다. 양산차 기준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가속력이다. ‘인세인 모드’라고 불리는 ‘루디크로스 플러스(+)’ 모드를 사용하면 제로백 속도는 2.4초까지 단축된다. 이 모드를 켜고 차를 타보면 몸이 시트에 파묻히는 느낌을 받는다. 배기음이 없다 보니 아찔한 놀이기구를 타는 기분도 든다. 미국 사설 드래그레이싱(직선 도로 자동차 가속 경주)에서 P100D가 하루 만에 1900달러(약 200만원)를 벌었다는 일화는 이 차가 다른 차에 비해 얼마나 빠른지 알 수 있는 사례다.

가속 비결은 모델S P100D는 전면과 후면에 각각 하나씩 두 개의 모터에 있다. 이 모터는 전륜과 후륜에 대한 토크를 디지털 방식으로 별도 제어한다. 일반 전륜 구동 자동차는 복합적인 기계식 연동장치를 채택하여 단일 엔진의 동력을 모든 4개 바퀴에 분배하고 있다. P100D는 고성능 후방모터와 고효율 전방모터가 한 쌍을 이뤄 고속 급가속이 가능하다. 최대출력은 620마력으로 최대토크는 98.0kgf·m다. 최고속도는 시속 250㎞다. 최대 주행가능 거리는 424㎞다.

롤링 없는 기민한 코너링도 자랑이다. 저속과 고속 코너링 모두 조작감이 뛰어나다. 역동적인 코너링은 기본 제공되는 21인치의 휠과 고급 스포츠카에 쓰이는 미쉐린 파일럿슈퍼스포츠 타이어가 받쳐준다. 여기에 바퀴 토크를 조절해주는 듀얼모터의 구동력 배분이 이뤄지면서 안정감이 더해진다. 다만 스티어링의 최소회전반경이 낮다는 점은 조금 아쉽다. 주행 중 유턴하는데 버겁다.

▲ 테슬라 전기차 '모델S P100D'. 사진=테슬라코리아

높은 수준의 반자율주행 기능

2레벨 수준의 반자율주행 기능인 ‘오토파일럿 시스템’은 높은 수준의 안전성을 자랑한다. 차를 타보면 다른 짓이라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잘 만들었다. 차선을 유지해주면서 앞차와의 간격이 부드럽게 유지된다. 코너는 물론 가속과 감속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다. 방향지시등을 켜면 차가 알아서 차선도 변경해 준다.

테슬라 모델S에는 사람을 위한 특이한 기능이 있다. 오토파일럿 기능을 사용하면 스티어링에 손을 올려두어야 하는데, 이를 계속해서 어기면 차가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자동차 자동 방향조향을 재설정하지 못하게 막는다. 탑승자 안전을 위해 설정해 놓은 테슬라의 재치가 돋보인다.

P100D는 차선을 감지하는 카메라가 하위 모델 대비 1개에서 4개로 늘어나 반자율주행기술 정확성이 높다. 중복체크 기능도 개선됐다. 12개의 초음파 센서도 적용돼 기존 모델보다 더 높은 해상도로 차량의 방향을 360도로 감지한다.

▲ 테슬라 전기차 '모델S P100D'. 사진=테슬라코리아

안정성과 실용성

모델S P100D의 안전성도 유별나다. 배터리 무게가 상당하기 때문에 차체 골격도 상당히 강하게 제작됐다. 거의 경주차 수준에 맞먹을 정도로 단단하다. 이는 배터리를 지탱하는 골격이 틀어지면 안전사고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차의 무게 중심도 낮추는 역할을 해 전복 위험도 줄여준다.

적재공간도 넓다. 내연기관의 엔진이 들어가는 차량 전면부에는 부품을 넣는 공간을 최대한 줄여 따로 적재공간을 만들었다. 차량 뒷부분 적재함도 실내 덮개를 걷어내면 수납할 공간을 늘릴 수 있다.

이외에 P100D에 장착된 HEPA 공기정화 시스템은 차량 내부 공기에서 99.97% 이상의 미세먼지와 질병 유발 물질, 박테리아 등을 효율적으로 제거해준다. 이 시스템은 일반 의료기기 공기정화 시스템과 같은 수준의 공기정화 능력을 자랑한다.

P100D와 가속력을 비교할 만한 모델은 대부분 2인승 스포츠카라는 점도 4도어로 제작된 P100D가 실용성 면에서 우수하다. 특히 국내 출시 예정인 모델 3는 미국 현지에서 요금을 내고 충전하는 반면, 모델S 차량은 슈퍼차저 충전소를 이용하면 무료로 전기를 충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모델S P100D의 가격은 1억7730만원이다. 친환경 자동차 지정에 따른 개별소비세와 교육세가 제외된 가격이다. 다른 모델인 100D는 1억2390만원, 90D는 1억1180만원, 75D는 9920만원이다.

▲ 테슬라 전기차 '모델S P100D'. 사진=테슬라코리아
▲ 테슬라 전기차 '모델S P100D'. 사진=테슬라코리아
▲ 테슬라 전기차 '모델S P100D'. 사진=테슬라코리아
▲ 테슬라 전기차 '모델S P100D'. 사진=테슬라코리아
▲ 테슬라 전기차 '모델S P100D' 보닛 아래 위치한 트렁크. 사진=테슬라코리아
▲ 테슬라 전기차 '모델S P100D' 차키. 사진=테슬라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