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역 전쟁, 지정학적 긴장, 유가 상승, 신흥시장 위기 등 여러 가지 걱정 거리가 곳곳에 도사리며 성장을 위협하고 있다.       출처= Telegraph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주식 시장은 계속 고공 행진을 하고 있고 세계 경제는 선진국 개도국 모두 호황을 누리고 있다. 과연 이런 달콤함이 얼마나 오래 갈까?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은 무역 전쟁, 지정학적 긴장, 유가 상승, 신흥시장 위기 등 여러 가지 걱정거리가 곳곳에 도사리며 성장을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고 CNN이 최근 보도했다.

다이와 캐피탈 마켓(Daiwa Capital Markets)의 크리스 시크루나 경제 연구소장은 “글로벌 경제가 올해 비교적 양호한 모습으로 출발했지만 불행히도 전망은 밝지 않다”고 지적했다.

무역 전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철강, 알루미늄, 세탁기, 태양광 패널 등 수입품에 대한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캐나다, 멕시코, 중국, 유럽 연합은 이에 대한 보복을 하고 있거나 고려 중이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관세로 인한 경제적 영향은 아직까지 제한적이지만, 공격과 보복 사이클이 오래 지속된다면 글로벌 경제의 고통은 급격하게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전 세계적으로 높은 관세가 부과되면 글로벌 금융 위기 때와 비슷한 무역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상품에 대해 1000억달러에 달하는 25% 관세 부과 등 세계 정치 지도자들이 이런 극적인 무역 위협을 실제로 실행할 경우, 내년 글로벌 경제 성장을 최소한 몇 % 포인트 떨어뜨릴 것이라고 영국 바클레이 은행은 전망했다. 세계은행의 2019년 글로벌 경제 성장 전망치는 현재 3% 수준이다.

세계 최고(最古) 은행인 베렌버그 은행(Berenberg Bank)의 칼룸 피커링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현재의 지정학적 위험이 2000년대 초반 이후로 최고 수위로 올라 있다고 말했다.

“현재 글로벌 경제의 상승세는 세계 무역이 계속 성장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이 두 가지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서, 무역 위협은 결국 경제 성장에 대한 위협이고 시장의 위협입니다.”

스위스 중앙은행 토머스 조던 총재는 “보호주의가 전 세계에 퍼져 나가고 있다”고 우려하며 각국의 고위 정책 입안자들은 정치 지도자들에게 긴장을 완화시킬 것을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경제 전문가들은 재정 지출을 확대하겠다는 로마의 새 정부가 EU 재정규약을 어기면서 재정적자를 크게 불려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전체에 충격을 줄 까 경계하고 있다.     출처= Choose-Forex

이탈리아 파문   

다른 유로존 위기의 긴급한 위험은 줄어들었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이탈리아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소시에트 제네랄(Societe Generale)의 키트 쥬크스 전략가는 “이탈리아의 새 정부가 유럽연합에 반대적 입장을 취하고 있음에 따라 이탈리아 정부의 최종적 입장이 아직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재정 지출을 확대하겠다는 로마의 새 정부를 경계하고 있다. 새 정부가 EU 재정규약을 어기면서 재정적자를 크게 불려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전체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의구심 때문이다.

캐피털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의 잭 알렌 유럽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유로화에 대한 새 정부의 약속이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새 위기가 퍼져 나가면 그렇지 않아도 1분기 성장이 차갑게 식은 유로존 기업들의 자신감을 떨어뜨리고 투자를 둔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새 정부의 재무장관이 지난 10일 유로 탈퇴는 없다고 강조하고 시장과 유럽연합(EU)이 우려하는 재정적자 감축이 새 정부의 목표라고 밝혔지만, 오는 10월이 마감시한인 새 정부 예산안이 공개돼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실제 포퓰리스트 정책이 후퇴했는지가 드러나야 시장의 불안이 해소될 것이다. 투자자들은 이미 부채가 많은 국가에 돈을 빌려주기 위해서는 고금리를 요구하고 있다.

▲ 미 연준이 금리를 계속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신흥국 통화 하락과 자본 이탈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출처= Zee Business

신흥시장 슬럼프

주가 상승, 채권 수익률 상승, 강달러 등이 투자자들을 미국 시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이것이 아르헨티나 페소와 터키 리라 등 신흥국 통화가 주요 압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신흥시장에서 돈이 빠져나오고 있는 이유다. 브라질의 헤알은 최근 1월 최고치에서 19%나 하락했다.

경제학자들은 미 연준이 금리를 계속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통화 급격한 하락을 막기 위해 금리를 인상해야 했다. 터키 중앙은행은 최근 금리를 거의 18% 가까이 인상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과 500억달러 구제금융에 합의한 아르헨티나의 금리는 무려 40%에 육박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다음으로 브라질도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다이와의 시크루나 소장은 “불황에서 이제 막 벗어나기 시작한 브라질의 경우, 통화정책을 긴축하는 것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유가의 안정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가 오는 6월 22일 비엔나 회의에서 증산을 합의할 것인지 여부에 달려 있다.     출처= Oil and Gas Planet

치솟는 유가

지난달 석유 가격이 3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급등하면서, 기업과 소비자들은 높은 에너지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다른 분야의 지출을 줄일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에너지 소비국인 인도가,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게 유가를 안정되고 온건한 수준으로 유지해 달라는 보장을 요청한 것은 유가 인상의 고통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주요 산유국들이 공급 및 가격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증산을 고려하겠다는 발언이 나오면서 유가는 겨우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미국 원유는 여전히 배럴당 66달러 근처에서 거래되고 있다.

인도 중앙은행은 지난 주 금리를 인상하면서 최근의 유가 급등을 주 요인으로 꼽았다. 유가의 안정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가 22일 비엔나 회의에서 증산을 합의할 것인지 여부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