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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여담] ② 부산모터쇼에서 보는 ‘벤츠의 130년 역사’진화하는 벤츠와 자동차
장영성 기자  |  runforrest@econovill.com  |  승인 2018.06.11  07:00:00
   
▲ 1951년 제작된 메르세데스-벤츠 220 카브리올레 B (W187). 사진=이코노믹 리뷰 장영성 기자

재탄생한 벤츠의 심장 1951, 메르세데스-벤츠 220 카브리올레 B (W187)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벤츠는 폐허 속에서 미래를 열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벤츠는 170시리즈 성공을 밑거름 삼아 새로운 대형 럭셔리 세단을 개발하는 작업에 나섰다. 1951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모습을 드러낸 220(W 187)과 300(W 186)이 그 첫 결실이었다. 벤츠는 이때부터 럭셔리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는데, 220은 당시 실질적인 벤츠 최고의 모델로써 S-클래스의 직계 조상이라고 할 수 있다.

제작 당시 전쟁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탓에 겉모습과 뼈대는 전쟁 이전의 모습이 많이 남아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심장은 완전히 새로운 것이었다. 220의 2.2ℓ 엔진은 벤츠가 전쟁 후 처음 개발한 직렬 6기통 구조일뿐 아니라,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새로 설계해 만든 것이기도 했다. 캠샤프트가 엔진 실린더 위에 놓이는 구조는 매우 현대적이어서 전문가와 애호가 모두에게 환영받았다. M 180이라는 형식명이 붙은 이 엔진은 우수한 설계 덕분에 개선과 더불어 명맥이 이어져 1989년까지 메르세데스-벤츠의 핵심 엔진으로 살아남았다.

변화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220은 큰 차체와 높은 성능에 걸맞은 제동력을 내는 듀플렉스 방식의 앞브레이크를 장착했다. 충돌 사고가 발생하는 순간 도어가 갑자기 열리지 않도록 원뿔형 도어 핀을 쓴 안전도어를 처음 적용했다. 히터에 송풍용 팬을 다는 등 안전성과 편의성 면에서도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차다.

   
▲ 1955년 제작된 메르세데스-벤츠 300 SL 'Gullwing'. 사진=이코노믹 리뷰 장영성 기자

'가장 아름다운 벤츠' 1955, 메르세데스-벤츠 300 SL 걸윙(Gullwing)

벤츠 300 SL은 많은 사람에게 가장 아름다운 벤츠로 기억되는 차다. 1954년 벤츠가 오랜 공백기 이후 벤츠는 브랜드 순수 혈통 스포츠카를 부활시키며 내놓은 차로써, 양산차를 스포티하게 손질한 것이 아니라 모터스포츠의 설계와 기술을 바탕으로 만든 정통 스포츠카로도 유명하다.

300 SL 뼈대는 파이프를 입체적으로 용접한 스페이스 프레임 구조다. 무게는 약 50kg으로 가벼우면서도 튼튼했다. 다만 차체 옆 부분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탓에 일반 승용차와 같은 형태의 도어는 달수 없었다. 그래서 벤츠는 위로 올려 열었을 때 마치 갈매기가 날개를 펼친 듯한 모습이 되는 이른바 ‘걸윙(gull-wing) 도어’를 달았다. 특히 300 SL은 이전까지 나온 벤츠 승용차와 달리, 이 차는 세 꼭지별 엠블럼이 라디에이터 그릴 위가 아니라 한가운데 장착됐다. 이는 모든 벤츠의 차에 달린 라디에이터 장식의 시초다.

당시 최상급 모델인 300에 쓰인 직렬 6기통 3.0ℓ 엔진에는 벤츠 양산차 최초로 기계식 연료 분사 장치를 달아 뛰어난 성능을 자랑했다.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한 시도를 하면서 엔진을 기울여 달았다. 덕분에 앞모습은 낮고 날렵하게 설계됐다. 보닛에는 엔진 위에 공간적 여유를 두기 위해 길이 방향으로 두 개의 도드라진 부분을 만들었다. 이러한 디자인 요소는 물론 기능과 디자인의 결합이라는 철학은 이후 선보이는 모든 메르세데스-벤츠 스포츠카에 영향을 미쳤고 지금까지도 그 계보는 이어지고 있다.

   
▲ 1955년 제작된 메르세데스-벤츠 190 SL (W 121). 사진=이코노믹 리뷰 장영성 기자

로드스터의 기반 1955, 메르세데스-벤츠 190 SL (W 121)

1954년 뉴욕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300 SL은 보는 이들 모두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벤츠는 깜짝 놀란 이들의 시선을 빼앗을 또 하나의 차를 같은 장소에서 공개했다. 주인공은 300 SL의 모습을 쏙 빼닮은 디자인의 2인승 컨버터블 190 SL이었다.

아직 완성된 상태가 아니었음에도 많은 사람이 190SL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디자이너 칼 빌페르트와 발터 해커의 손을 거쳐 다듬어진 양산 모델은 1955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됐고, 그해 여름부터 독일 진델핑겐 공장의 문을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경주차에 뿌리를 둔 300 SL과 닮은 겉모습과 달리, 190 SL의 바탕은 중형 승용차인 180이다. 벤츠 스포츠카 중 처음으로 프레임 위에 차체를 얹지 않고 차체 자체가 프레임 역할을 하는 모노코크 구조로 만들어졌다. 오버헤드 캠샤프트 방식 직렬 4기통 1.9ℓ 엔진은 새로 설계한 것이지만, 앞뒤 서스펜션은 서로 다른 벤츠 승용차의 것을 이어받았다. 그 덕분에 정통 스포츠카라기보다는 편안하면서도 날렵한 주행 감각을 지닌 GT, 즉 그란 투리스모의 성격이 짙었다.

1950년대 중반 이후 경제 부흥과 더불어 자유롭고 활기찬 사회 분위기 속에서 편안한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190 SL은 당대 젊은이들의 드림카로서 특히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가격은 1957년에 나온 300 SL 로드스터의 절반 수준이었지만, 판매량은 14배에 가까운 2만5881대에 이르렀다. 특히 미국 내 인기가 대단했다. 1955년부터 생산이 끝난 1963년까지 190 SL의 80%는 독일 밖으로 수출됐는데, 이 중 절반 가까운 숫자가 미국땅을 밟았다.

190 SL에서 시작한 벤츠 2인승 럭셔리 컨버터블의 전통은 꾸준히 이어져, 지금의 벤츠 로드스터에도 일상 속 편리함과 여가를 위한 드라이버의 즐거움을 모두 경험할 수 있다.

   
▲ 1967년 제작된 메르세데스-벤츠 280 SL “Pagoda” (W 113). 사진=이코노믹 리뷰 장영성 기자

세대교체의 신호탄 1960s, 메르세데스-벤츠 280 SL “Pagoda” (W 113)

1963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선보인 230 SL은벤츠 스포츠카의 세대교체를 선언한 모델이다. 시대의 전설이 된 300 SL과 대중의 인기를 한 몸에 받은 190 SL 뒤를 잇는 것은 물론, 두 차의 장점을 하나로 합친 차였다. 탁월한 주행 성능과 안정성을 갖춘 쾌적한 2인승 GT를 목표로 삼는 벤츠의 전략 덕분이었다. 앞서 나온 두 컨버터블과는 차별화돼 승용차 설계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스포츠카 특성을 살리기 위해 많은 부분을 강화하고 개선했다.

특히 ‘핀테일(Fintail)’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220 SE의 기본 설계를 활용한 덕분에 230 SL은 스포츠카 중 처음으로 안전 차체 구조 개념을 반영한 차로 기록된다. 사고 시 차체 일부가 찌그러지면서 일차로 충격을 흡수하고, 견고한 탑승 공간이 이차로 탑승자를 보호하는 ‘크럼블 존’ 개념이 처음 쓰인 것이다.

230 SL은 처음부터 ‘파고다(Pagoda)’라는 별명이 붙었다. 옆 창을 키우고 옵션인 하드톱이 안쪽으로 갈수록 낮아지도록 만들면서, 앞에서 봤을 때 차체 부분이 동양의 사찰 지붕이 연상되는 독특한 곡선을 그렸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습은 2세대 SL의 상징이 됐다.

230 SL로 시작된 벤츠 컨버터블은 시간이 흐르면서 배기량이 더 크고 성능이 뛰어난 엔진을 얹은 250 SL, 280 SL로 발전했다. 가장 발전된 형태인 280 SL이 등장한 것은 1967년이다. 280 SL은 최고 출력 170마력으로 세대 첫 모델이던 230 SL보다 20마력 높았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 시간(제로백)은 9.0초로 2.1초 짧아졌다. 또 같은 세대 이전 모델보다 더 많이 판매될 만큼 큰 인기를 누렸다.

   
▲ 1972년 제작된 메르세데스-벤츠 600 Pullman (W 100). 사진=이코노믹 리뷰 장영성 기자

마이바흐의 시초 1972, 메르세데스-벤츠 600 Pullman (W 100)

벤츠 600 풀만은 제2차 세계대전 전에 보인 770 ‘그로서 메르세데스’와 전후 최고급 모델이던 300의 뒤를 잇는 벤츠 최고의 럭셔리 세단이다. 1963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그 모습을 처음 드러냈다. 600은 당대 글로벌 브랜드의 초대형 럭셔리 세단이나 리무진 보다 한층 더 품격 있고 고급스러운 모습으로 확실한 존재감을 발산했다.

600은 처음부터 소수의 특별한 소비자를 위해 만들어진 차였다. 대부분 소비자 취향과 요구에 따라 맞춤제작 해 꾸밈새가 완전히 똑같은 차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벤츠 내부에서 W 100으로 부린 600은 4도어 세단으로 제작했지만, 상당수는 차체 중간을 늘린 리무진 형태의 풀만(Pullman)으로 나왔다. 풀만 모델의 앞뒤 바퀴 축간거리는 요즘 경차 한 대가 쏙 들어갈 만큼 넉넉했다. 실내는 7~8명이 탈 수 있었다. 도어는 4개와 6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다. 뒤쪽 지붕을 여닫을 수 있는 런들렛(Landaulet) 버전도 있다.

큰 차체를 감당할 심장으로는 새로 개발한 V8 6.3ℓ 250마력 엔진이 쓰였다. 이 엔진은 벤츠가 처음 내놓은 V8 엔진이면서 V8 엔진에 기계식 연료 분사 장치를 더한 벤츠의 첫 사례다. 길이 6.2m, 총 중량 3.4t 남짓한 차체를 10초 안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고, 시속 200km까지도 속도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새 엔진의 공이 컸다.

안락함과 쾌적함을 비롯해 모든 면에서 600은 당대 최고 수준이었다. 에어 서스펜션, 좌석 열선 기능, 파워 윈도 등 현대 고급차의 필수 장비는 55년 전 600이 선보일 때 이미 갖추고 있었다. 600은 세계 각국의 지도자와 왕족, 유명 인사가 대중 앞에서 설 때 그들이 애용했다. 1964년부터 1981년까지 생산한 600은 모두 2677대다. 그중 풀만은 59대의 런들렛을 포함해 겨우 488대뿐이었다. 정상에 오른 사람들을 위한 정상의 차인 600의 품격과 권위는 현재 마이바흐 S600 풀만으로 이어지고 있다.

   
▲ EQ브랜드 최초 컴팩트 사이즈 컨셉트카 ‘EQA’. 사진=이코노믹 리뷰 장영성 기자

미래를 앞당긴 현재 2017, 메르세데스-벤츠 EQ 콤팩트 전기차 ‘콘셉트 EQA’

‘EQ’ 브랜드는 벤츠가 ‘전기차 시대’를 예고하면서 내놓은 브랜드다. 사실 미래 모빌리티 실현을 위해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EQ 브랜드는 단순한 전기 구동화를 넘어 머릿속으로만 상상하던 미래 모빌리티를 구현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EQ 브랜드는 단순한 차량의 전동화만 의미하는 것이 아닌 벤츠의 미래 전략인 ‘CASE’를 대변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CASE는 커넥티드(Connected), 자율주행(Autonomous), 공유 및 서비스(Shared & Service), 전기 구동(Electric)을 말한다. 벤츠는 EQ 브랜드를 앞세워 미래 전략 ‘CASE’를 공격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오는 2022년까지 10개 이상의 순수 전기차를 포함, 50개 이상의 전동화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2017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등장한 '콘셉트 EQA'는 전동 모빌리티 브랜드 EQ가 콤팩트 모델로 확장되었을 때 우리가 접하게 될 결과를 엿볼 수 있는 차다. 매끄럽고 유연한 차체 표면, 첨단 기술을 활용한 블랙 패널 등으로 이루어진 외관은 EQ 브랜드의 정체성을 콤팩트 차량에 걸맞은 크기로 자연스럽게 구현했다.

EQA에는 크기만으로 짐작하기 어려운 능력이 담겨 있다. 순수 배터리 전기차로서 특별히 개발한 아키텍처를 바탕으로, 일상에서도 사용하기 이상적인 장거리 주행 능력과 역동적 주행 특성을 고루 갖췄다. 고효율 리튬이온 배터리는 확장성을 고려해 혁신적 모듈 구조로 설계했다. 덕분에 모델에 따라 용량이 60㎾가 넘는 배터리를 달 수 있어 한 번 충전으로 최장 약 400km를 달릴 수 있다.

에너지 활용 프로그램은 높은 효율과 더불어 역동적인 성능이 뒷받침한다. 배터리 용량에 따라 최대 272마력(200㎾)의 출력을 낼 수 있는 시스템은 두 개의 모터를 활용하는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과 어우러진다. 운전자가 주행 시 스포츠와 스포츠 플러스 두 가지 주행 프로그램 중 하나를 선택하면, 앞뒤 바퀴의 구동력 비율을 포함해 주행 특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운전자의 취향에 맞추어 변화한다. 차체 앞부분을 넓게 차지하는 블랙 패널에 표시되는 가상 라디에이터 그릴은 섵개한 주행 프로그램에 따라 모습이 바뀐다.

사용자가 전기차의 장점을 더욱 편리하게 누릴 수 있는 기술도 반영돼 있다. 공공충전소나 월박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전기 유도식 무선 충전도 가능하다. 앞으로 보급될 급속 충전을 대비한 기술까지 적용돼 있다. 아울러 벤츠의 커넥티드 카 서비스인 ‘메르세데스 미’를 기반으로 공공 충전소 사용 편의성을 높이는 ‘연속충전(Seamless Charging)’개념도 함께 제시했다.

   
▲ 메르세데스-벤츠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 'E300 e'. 사진=이코노믹 리뷰 장영성

내연기관차에서 친환경차로 진화 2018, 메르세데스-벤츠 E300 e

벤츠 E300 e는 베스트셀링 프리미엄 세단인 10세대 E-클래스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배기가스 배출이 없는 순수 전기 모드로 최대 약 50km(유럽기준) 주행이 가능하다. 전기모터만으로 최고 속도 시속 140km, 122마력을 발휘한다. 9단 자동 변속기에 기반을 둔 3세대 하이브리드 변속기를 통해 엔진과 모터가 힘을 합치거나 어느 한쪽 힘만으로도 주행할 수 있다.

외부 전원으로 리튬이온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했다면 도심에서 약 50km를 연료 한 방울 쓰지 않고 모터의 힘으로 움직일 수 있다. 한 번 연료탱크를 가득 채우면 고속도로에서는 효율 높은 가솔린엔진의 도움으로 최장 1000km까지 달릴 수 있다.

구동계는 가솔린엔진과 전기모터, 외부 전원을 이용해 충전할 수 있는 배터리로 이루어진 것이 특징이다. 특히 도로 조건과 주행 상황을 감지하고 내비게이션 정보와 종합 분석해 가장 효율적인 주행 전략을 세워 반영함으로써 더욱 높은 경제성을 실현한다. ‘인텔리전트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라는 이름의 최신 기술은 EQ POWER의 두뇌라 할 수 있다.

   
▲ 메르세데스-벤츠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 'E300 e' 디스플레이. 사진=이코노믹 리뷰 장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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