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잔에는 많은 비밀이 담겨있다. 한 끼 식사 값에 달하는 고가의 브랜드 커피일수록 더 그렇다. 쌉싸래한 뒷맛은 아마도 이것 때문일 것이다.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면 ‘탁’ 하고 무릎을 칠 것이다. 그렇다. ‘로열티’가 정답이다. 스타벅스와 커피빈은 국내 시장 공략을 통해 엄청난 로열티를 거둬들인다. 신토불이를 외치던 한국인 특유의 정서는 더 이상 난공불락의 성이 아니다. 기형적인 국내 커피시장의 판도가 변하는 가운데 그 중심에 서 있는 김성동 띠아모코리아 대표를 만났다.

커피는 더 이상 상품이 아니다. 문화다. 점식식사를 마친 뒤 커피가게에 길게 늘어선 줄 뒤에 차례로 서는 것이 이제는 일종의 종교의식처럼 자리잡았다. 적게는 5분 길게는 10분을 기다리더라도 꼭 먹어야 하는 것. “빨리, 빨리”를 외치는 한국 사람이지만 커피 앞에서만큼은 힘을 쓰지 못한다. 특유의 맛과 향에 푹 빠져버린 커피홀릭은 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문제는 커피 문화의 중심에 우리 것이 아닌 해외 브랜드들이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 매출이 늘면 늘수록 엄청난 금액이 해외로 빠져나간다. 로열티는 결코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다. 스타벅스의 경우, 매출의 5%를 로열티로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커피빈도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로열티 지급 여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애국심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국내 정서를 감안할 때 커피 앞에서 만큼은 애국심도 별 힘을 못쓰는구나 하는 생각을 지울수 없다. 이 와중에 토종 브랜드로 스타벅스처럼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 곳이 있어 눈길을 끈다.

젤라또와 결합한 멀티카페로 해외 진출
주인공은 바로 띠아모코리아다. 카페 띠아모란 토종 브랜드를 걸고 2006년 사업에 첫발을 내딛었다고 한다. 2011년 11월 1일 기준으로 국내 매장 수만 359개다. 스타벅스가 지난 7월 340여개 운영 매장의 수를 10월까지 355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그 보다도 많은 수다. 210여개의 매장을 거느린 커피빈보다 많은 것은 물론이다. 토종 브랜드인 카페베네 630개, 엔제리너스커피 450개에 비해선 매장 수가 다소 적지만 해외에 7개의 매장을 거느리고 있다는 점에서 괄목할 만하다.

띠아모코리아에 따르면 필리핀 3개, 중국 2개, 캄보디아 1개, 몽골 1개 등 총 7개의 해외 점포를 운영 중이다. 커피와 함께 아이스크림을 판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해외 매장의 출점 요구도 늘고 있다.

토종 브랜드로 해외에서 프랜차이즈 사업을 거두기는 힘들다. 커피의 경우 더 그렇다. 기라성 같은 해외 브랜드들과 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카페 띠아모는 이런 와중에 해외에 진출했다. 김성동 띠아모 코리아 대표는 “커피와 함께 젤라또(이탈이안 아이스크림)를 판매한다는 점에서 외국인의 관심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서유럽의 경우 전체 아이스크림시장에서 젤라또 점유율이 이미 90%를 상회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도 경제 수준이 높은 일본과 대만의 젤라또 비중이 70%를 넘어섰다. 공장에서 만드는 기업형 아이스크림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최근 젤라또에 대한 소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새로운 소비 트렌드와 젤라또의 수요 변화 관계를 잘 반영하고 있다. 여기에 커피 판매 수입은 덤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찾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카페 띠아모다.”
그의 말에는 자신감이 넘쳐난다. 카페 띠아모 만이 가질 수 있는 경쟁력에 대한 믿음이 한몫 거든다.

커피는 일상생활 속의 문화로 자리 잡은 가장 큰 변화를 겪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쟁업체들과 힘겨운 생존싸움을 해야만 한다. 단순히 커피만 판매해서는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 이미 스타벅스는 커피 외에 술을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도입을 안 했지만 샌드위치, 초콜릿, 과일 등 판매 품목을 넓혔다. 커피빈도 마찬가지다. 케이크와 쿠키 등 다양한 메뉴를 함께 판매하고 있다. 커피 전문점의 생존 경쟁력의 키워드는 ‘결합 상품’인 셈이다.

이런 의미에서 카페 띠아모의 경쟁력은 무궁무진하다. 젤라또와 커피를 통한 멀티카페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젤라또는 공장에서 대량생산해 유통되는 것이 아니라 매일 아침마다 각 매장에서 수제로 직접 제조 판매함으로써 젤라또의 정통성을 고수하고 있는 저당, 저지방의 웰빙 아이스크림으로 커피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멀티카페로서 서로 다른 제품별 특성에 의해 수요의 증감이 상호 보완적인 작용을 해 계절적인 매출 편차가 상대적으로 적어 매년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지 유통업체와 끈끈한 파트너십
안정적인 매출은 분명 매력적인 경쟁력이다. 문제는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느냐 여부다. 특히 멀리 떨어진 이국땅에서 오랜 기간 안정적 매출 구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뭔가 특별한 것이 필요하다. 스타벅스의 경우 신세계라는 대형 유통업체를 통해 국내에 기반을 다졌다. 띠아모의 해외 진출 전략은 무엇일까. 김 대표에게 물었다. 대답은 간단했다. 스타벅스처럼 해외에 진출할 때 현지의 대형 유통업체와 협력 관계를 맺고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카페 띠아모는 가맹점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위해 현지의 신뢰성 있고 능력 있는 해외 파트너와의 협력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무조건 출점이 아닌 현지법인을 설립한 뒤 매장을 개설한다. 일례로 3개의 가맹점이 진출해 있는 필리핀의 경우 현지에서 재계 서열 5위에 해당하는 졸리비사와 프랜차이즈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본사와의 긴밀한 협력과 지원을 바탕으로 필리핀 가맹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 대표는 띠아모코리아를 젤라또 카페로서 띠아모 브랜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해외시장에서 신뢰성 있는 해외 파트너를 지속적으로 발굴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는 “해외 파트너들과 긴밀한 공동협력을 통해 세계에서 인정받는 최고의 젤라또 카페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토종 카페 브랜드로 국내를 넘어 세계시장 공략을 선언한 띠아모코리아의 약진이 기대된다.

김세형 기자 fax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