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8일 그리스 알파가스사로부터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1척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총 9척의 LNG선을 현재까지 수주했다.  LNG운반선 9척은 이번달 초까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주 실적으로 대우조선해양의 경쟁력을 보여준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1989년 LNG선 기술 개발에 착수한 후 전 세계 조선소 중 가장 많은 LNG선 수주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1992년 최초 수주 이후 올해 1분기까지 전 세계 LNG선 159척을 수주했고, 그 중 121척을 인도했다. LNG운반선뿐만 아니라 천연가스 추진 LNG선, 쇄빙 LNG선 등 차세대 LNG선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자랑한다.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한 159척은 금액으로는 약 330억달러(35조 4000억원)에 달한다. 시장조사업체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 세계 선사 선단에 속한 LNG선 518척 중 117척이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선박이다. 점유율로 따지면 약 23%인데 2010년 이후 운항을 시작한 LNG선으로 기준을 좁히면 전 셰계의 약 25%가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선박이다.

▲ 대우조선해양이 제작한 천연가스추진방식 LNG선. 출처=대우조선해양

차별화된 기술력...솔리더스·PRS·FGSS

대우조선해양이 LNG 운반선 분야에서 독보적인 실력을 내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차별화된 기술력’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오랜 연구 끝에 LNG선 관련해 비용 절감과 효율성을 높여주는 기술을 개발해 왔다.

대우조선해양이 자랑하는 기술 중 가장 최근의 것은 LNG 화물창 시스템 ‘솔리더스(SOLIDUS)’다. 회사가 독자 개발한 솔리더스는 LNG 화물창 중 자연 기화되는 LNG 비율이 가장 낮은 화물창 시스템으로 알려져 있다.

이중 금속 방벽을 적용한 차세대 멤브레인형 화물창으로 이 시스템은 화물창의 일일 LNG 증발률을 기존 0.07%에서 0.049%대로 낮췄다. 이 차이는 17만㎥급 LNG 운반선을 25년간 운행했을 때 총 125억원 상당의 LNG를 절약할 수 있는 규모다.

솔리더스를 적용하면 선박 건조 기간도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각 야드의 효율성에 맞춰 공법을 개선할 수 있어 실제 건조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로열티 절감 효과도 솔리더스 화물창 개발로 인해 발생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솔리더스 화물창을 통해 그동안 LNG운반선 건조시 화물창 원천기술을 보유한 프랑스 GTT사에 척당 약 120억원 상당의 기술로열티를 지불해야 했는데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대우조선해양 솔리더스 화물창. 출처=대우조선해양

2014년 3월에 개발된 LNG 재액화 장치 ‘PRS(Partial Re-liquefaction System)’도 대우조선해양이 자랑하는 기술 중 하나다. 기체였던 천연가스는 대규모로 운반하기 위해 액체상태로 변환돼 운송하는데, 이 과정 중 자연 기화가 발생한 천연가스를 모아 다시 재액화해 화물창으로 돌려보내는 기술이 PRS인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별도의 동력이나 냉매 압축기가 필요한 경쟁사의 기술과 달리 자연기화가스 자체를 냉매로 활용해 선박 운영비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 1월 말 기준으로 대우조선해양은 PRS 관련 특허 241건을 국내외에 출원해 82건을 등록 완료했다.

FGSS(Fuel Gas Supply System)도 대우조선해양이 자랑하는 기술이다. 고압천연가스 연료공급장치(FGSS) 기술은 연료 저장 탱크에 저장된 LNG를 고압 처리해 엔진에 공급하는 장치로 차세대 선박인 LNG 추진 선박의 핵심 기술로 알려져 있다. 2007년에 특허 출원된 이 기술은 2010년과 2011년 국내와 유럽에서 등록을 완료했다. 2013년에는 세계 최대 선박엔진 업체인 만디젤사와 기술과 특허를 공급하는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현재 FGSS관련 특허는 292건이 국내외 출원돼 101건이 등록 완료됐다.

▲ 대우조선해양 FGSS. 출처=대우조선해양

쇄빙 LNG선으로 수익성 극대화

얼음을 깨면서 LNG를 운반하는 ‘쇄빙 LNG선’도 대우조선해양이 자랑하는 배 중 하나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4년 쇄빙 LNG선 15척을 수주했다. 가격은 척당 약 3억 2000만 달러로 척당 2억달러 수준인 일반 LNG선보다 1.6배 비싸다.

쇄빙 LNG선이 일반 LNG선보다 비싼 이유는 사용되는 강판이 더 단단하고 두껍기 때문이다. 일반 LNG선에는 평균 20mm강판이 사용되는데 비해 쇄빙 LNG선은 평균 30~40mm 두께의 초고강도 강판이 사용된다. 얼음과 정면으로 부딪히는 선수와 선미 부분에는 특수강재인 70mm의 강판이 사용된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한 러시아 야말(Yamal) 쇄빙 LNG선 프로젝트의 48억달러는 단일 프로젝트 기준으로 상선 분야 최대 규모 계약이었다. 해당 선박은 LNG 화물을 적재한 상태서 최대 2.1m 두께의 얼음을 깨며 운항하면서 러시아 야말 반도서 생산된 LNG를 운반한다. 총 15개의 배 중 1호선이 지난해 3월 러시아 선주측에 인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