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지난주 목요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의 연구 조사 발표 하나 때문에 난리가 났다. 식약처가 언론 보도를 위해 배포한 연구 자료는 그 제목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자료의 제목은 ‘담배 타르, 일반담배보다 궐련형전자담배 더 많아’였다. 제목만 봐도 자료를 배포한 의도가 확실하게 드러난다. 아마도 식약처는 이번 자료로 궐련형 전자담배도 일반 담배만큼, 혹은 어떤 면에서 인체에 더 유해할 수도 있다는 것을 강조하려고 한 것 같다.

그런데 여기에서 식약처가 발표한 조사 결과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 가지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 조사로 검증한 수많은 성분들 중 유독 ‘타르’의 함유량이 강조됐다는 점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타르는 ‘이산화탄소’나 ‘탄소’처럼 한 가지 화학물질로 정의내릴 수 있는 게 아니다. 어떤 화학 반응으로 생겨나는 ‘결과물’이다. 이 결과물을 구성하는 성분은 원료가 무엇이었는가에 따라 혹은 원료를 처리한 방법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

일반 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의 가장 큰 차이는 열처리 방법이다. 전자는 담배 원료를 불로 태워서 후자는 고열로 쪄서 담배 연기를 만들어 낸다. 그래서 일련의 열처리로 발생하는 결과물인 타르는 절대 같은 물질이 될 수 없다. 식약처는 이번 자료에서 일반 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발생하는 타르 속 성분의 차이는 배제하고 단순 수치로 둘을 비교했다. 공교롭게도 식약처 연구결과에 따르면 국제암연구소에서 인체발암물질(1군)로 분류한 9가지 발암물질 함유량은 모두 일반 담배보다 궐련형 전자담배가 낮았다.

즉, 동일 조건으로 비교가 되지 않는 대상의 함량을 강조해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경각심을 의도적으로 부풀리고자 한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물론 궐련형 전자담배도 결국은 담배다. 흡연을 하면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것은 맞다. 그러나 동일 조건으로 비교가 가능한 유해물질은 궐련형 전자담배가 적은 것 또한 연구결과로 드러난 사실임에도, 식약처는 이를 의도적으로 피해 마치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훨씬 더 유해하다는 인상을 주는 자료를 발표했다는 지적도 있다.

그렇기에 궐련형 전자담배의 수요가 커지자 정부가 일반 담배와 같은 수준으로 궐련형 전자담배를 규제하려 하려 한다는 의심도 나온다. 얼마 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담배 경고문구 개정안도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정부가 ‘기업 길들이기’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정부가 늘 강조하는 ‘금연 정책을 위하는 의도’든 뭐든 다 좋다. 그렇더라도 국민들에게 전파하는 정보에 의도를 담아 국민들이 ‘곡해’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지 않았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