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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디즈 원금보장 논란, 서글픈 블랙코미디?“채권에 대한 경험이 없었다”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8.06.07  17:34:14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국내 제도권 금융의 적극적인 견제를 받는 P2P와 달리, 크라우드펀딩은 금융위원회부터 나서 적극 육성하고 있다. 실제로 금융위는 지난 5일 크라우드펀딩협의회 발족 기념식에서 크라우드펀딩을 이용할 수 있는 기업의 범위를 기존의 창업벤처 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확대하고, 발행 한도는 연간 7억원에서 2배 이상 늘리는 등을 내용을 골자로 하는 ‘창업중소기업의 성장 지원을 위한 크라우드펀딩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국내 크라우드펀딩 업계 1위 사업자는 와디즈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시장이 열리며 빠르게 사세를 확장했으며, 7일 새로운 플랫폼 운영 방안까지 발표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문제는 커지는 덩치와 비례해 플랫폼을 둘러싼 논란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 문제의 크라우드펀딩 이미지가 보인다. 출처=갈무리

원금보장? 채권이?

7일 업계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사 I는 지난해 11월 와디즈를 통해 추억의 부루마불을 모바일로 해석한 프로젝트의 펀딩에 나섰다. 펀딩을 시작한 후 5일 만에 목표 금액인 2억5000만원을 넘겼고, 고무된 게임사 I는 펀딩 규모를 7억원으로 늘렸다. 투자자들에게는 ‘원금 플러스 앱 다운로드에 대한 수익’을 약속했다. 일종의 채권형 상품이다.

문제는 채권형 상품이면서 원금을 보장한다는 소개에서 시작됐다. 일반적인 금융상식으로는 채권형 상품은 회사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원금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게시판을 통해 ‘정말 원금을 보장하는 것이 맞는가?’라고 물었고, 게임사 I는 “원금 상환이 보증된다”고 설명했다. 당장 7억4860만원, 770명의 투자자들이 몰렸다.

만기일은 6월15일이다. 770명의 투자자들은 만기일이 다가오며 원금 보장과 ‘플러스 알파’의 단꿈에 빠졌다. 그러나 5월29일 와디즈와 게임사 I는 공지를 통해 만기상환을 연기하는 한편,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간담회를 6월10일 열겠다고 알렸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마른하늘의 날벼락이다. 게임사 I가 펀딩액을 주식으로 전환하는 방법도 제시했으나, 투자자들의 반발을 무마하기는 역부족이다.

어떻게 된 일일까? ‘이해부족’

와디즈는 이번 사태를 두고 “게임사 I 관계자의 (원금보장)게시판 답변은 투자자 입장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라면서  “향후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모니터링 강화 및 투자자 지원 방안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제의 발단이 된 ‘원금보장’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플랫폼에서 표시할 수 있는 모든 투자접점과 투자청약서에서 원금손실 가능성에 대해서 적극 강조하고 있으며, 기업 측도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원금보장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투자자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라고 수차례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와디즈는 현행 법령 상 중개업체로서 투자자와 기업의 소통과정에서 생산된 글을 임의로 삭제 수정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면서 “투자청약서 이외의 내용에 대해 기업이 사실 검증을 하기 힘든 부분에 대한 부분을 주장하거나 적시 할 경우 문제가 될 경우 법적 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와디즈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플랫폼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음을 토로한 셈이다.

게임사 I의 입장은 어떨까. 게임사 I 부사장은 논란이 되고있는 ‘원금보장’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에 대해 “채권에 대한 경험이 없었고, 금융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었다”고 해명했다. 원금과 앱 다운로드에 따른 추가 수익 모델이 채권 형식으로 돌아가지만, 이 모델이 원금을 보장하는 것으로 알았다는 뜻이다.

펀딩을 시작하며 금융에 대한 이해도가 낮았기 때문에 와디즈의 조언을 따랐다는 취지의 말도 했다. 게임사 I 부사장은 “군소 게임사에서 개발하는 일만 몰두하다 보니 채권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잘 몰랐고, 이 과정에서 와디즈가 채권형으로 펀딩을 하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해 따랐던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사 I 부사장은 “회사가 어려워지며 펀딩에도 문제가 생겼지만, 다양한 해법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만약 우리가 다른 마음을 먹었다면 공지글을 올리고 간담회 일정을 잡았겠는가. 어떻게든 방법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종합하자면, 채권과 금융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상태에서 와디즈가 채권형 프로젝트를 권해 이에 따랐고, 원금보장이 채권에서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은 미처 몰랐다는 설명이다.

논란의 핵심은 바로 ‘원금보장’이라는 표현이다. 게임사 I가 이 표현을 사용한 것이 ‘실수’라면, 와디즈는 실수를 바로잡을 수 없었을까? 와디즈 신승호 이사는 “채권형 프로젝트를 제안한 것은 사실이지만, 결정은 게임사 I에서 했다”고 말했다. 게임사 I가 ‘원금보장’이라는 표현을 한 것을 두고는 “게임업계에서는 전문가지만, 채권이나 금융에 대한 이해도는 상대적으로 낮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와디즈는 게시판에 오가는 기업과 투자자의 대화를 검수하거나 개입할 수 없으며, 그 간극을 타고 잘못된 정보가 오갔다는 설명이다.

게임사 I의 프로젝트는 원금과 추가 다운로드에 따른 수익 창출이며 채권형 프로젝트지만, 여기에는 ‘회사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면’이라는 전제가 붙는다. 이 전제를 이해하지 못한 게임사 I 관계자가 원금보장이라는 표현에만 주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이들의 말이 맞다면, 이번 사태는 악의적 의도가 없다는 전제로 펼쳐지는 일종의 블랙 코미디인 셈이다.

원금보장에 대한 문제를 떠나서, 와디즈가 채권형 프로젝트를 감당할 수 없는 중소 게임사에 채권형 프로젝트를 제안한 이유는 무엇일까? 와디즈가 펀딩 대상 기업을 평가하는 ‘잣대’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신 이사는 “펀딩을 시작할 때 게임 사업이 리스크는 크지만 성공 가능성도 높다고 봤다”며 “당시에는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 투자 위험에 대한 경고 이미지가 보인다. 출처=갈무리

크라우드펀딩은 모험자본 ‘투자자는 몰랐을까?’

이번 사태는 금융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게임사가 투자자와 소통하며 잘못된 표현을 사용했고, 와디즈가 이를 적절하게 조절하지 못하면서 시작됐다. 현재까지의 정황으로 보면 게임사 I가 처음부터 ‘나쁜마음’을 먹고 사기행각을 벌이려 했을 가능성은 낮으며 와디즈도 플랫폼이 할 수 있는 역할에 최대한 충실했다. 일각에서 적절하게 조절하지 못한 책임을 거론하지만, 와디즈는 간섭할 수 없다. 서로간의 엇박자가 심하게 나는 한편, 금융상식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지점이 문제를 키웠다는 평가다.

업계는 투자자들의 행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게임사 I의 ‘실수’를 알고도 투자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신 이사는 “플랫폼 곳곳에 투자손실이 벌어질 수 있다는 문구를 공유하고 있는데, 투자자들이 채권형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게임사 I가 원금보장을 할 수 있다는 말을 100% 믿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게임사 I가 게시판을 통해 ‘원금보장’이라는 표현을 사용했기 때문에, 이 문제는 다툼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게임사 I는 국내 대형 게임사와 표절과 관련된 소송전을 벌였으나 최근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여기에 다양한 악재가 겹치며 크게 휘청이는 중이다. 그러나 신작 게임을 중심으로 강력한 팬덤을 모으고 있으며, 조만간 해외 마케팅 강화를 통해 활로를 찾을 전망이다. 와디즈는 어려운 스타트업 생태계를 지탱하는 최소한의 자본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일종의 모험자본의 역할을 하고 있다.

게임사 I 부사장은 “굉장히 난감한 사태지만 일부 언론에서 보도하는 것처럼 투자자들이 무조건 투자금을 내놓으라고 소리치는 것만은 아니다”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책임감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이사도 “해당 기업과의 간담회 자리를 마련해 정확한 상황을 투자자들이 파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추후 게임사와 투자자 사이의 중립적 입장에서 가능한 법적절차를 안내할 법무법인을 통한 법적 행정적 지원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 모두 국내 게임업계, 스타트업 업계에 반드시 필요한 기업이라는 것에 이견의 여지가 없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혼란을 일으킨 것은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하며, 당연히 후속조치가 있어야 한다”면서도 “이번 일이 크라우드펀딩 업계를 개척하고 끌어온 와디즈의 모든 노력을 폄훼하는 쪽으로 가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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