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성규 기자] 현금흐름 투자전략이란 말 그대로 주기로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곳에 투자하는 것이다. 채권 투자에 따른 이표(Coupon), 주식 보유에 따른 배당, 부동산 임대소득 등이 대표다. 주기로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투자자산의 가치가 하락하더라도 손실을 일부 상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자산은 직접 혹은 간접으로 투자가 가능하다. 후자의 경우는 대부분 펀드, ETF(상장지수펀드)의 형태로 접근한다.

어떤 투자 방식을 선택하든 선행돼야 하는 것은 기초자산을 확인하는 일이다. 해당 자산의 부채와 자본 구성은 물론 수익 발생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추가로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부분은 잉여현금흐름(FCF)이다. FCF는 손익계산서와 달리 철저히 현금흐름 중심의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최근 바이오 기업을 중심으로 회계처리 문제가 부각됐다. 연구개발(R&D) 관련 지출을 ‘비용’으로 처리하지 않고 ‘무형자산’으로 인식한 것이 드러났다. 해당 기업들은 국제 회계기준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부 기업들이 보수적 관점에서 비용으로 상계하자 회계처리의 ‘자율성’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됐다. 손실을 숨기는 데 목적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바이오 기업의 회계 이슈는 올해 초 국내 주식시장을 크게 흔들었다. 고평가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악재가 불거지자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다. 과연 ‘비싼 주식’이라는 이유만 있었을까.

논란의 중심에 선 바이오 기업들의 공통점은 연간 FCF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FCF 입장에서는 연구개발 지출을 비용으로 처리해야 마땅하다. 이미 지출된 돈이기 때문이다. FCF는 바이오 기업의 현금흐름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바이오산업 특성상 연구개발 기간이 길다. 의미 있는 매출이 나오기까지 길게는 10년의 시간이 걸린다. 신약 승인 전까지 실적 변동이 없다가 승인 후 매출은 물론 기업가치가 급격히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일각에서는 바이오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회계 처리 기준은 어떤 산업이든 동일해야 한다”면서 “산업의 특수성은 최종적으로 투자자가 판단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근본적으로는 일반투자자가 마이너스(-) FCF를 기록하고 있는 자산에 투자를 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기업의 경영과 제품의 시장성, 재무상황 등을 고려해 비상장 기업의 상장, 매각 등을 목적으로 하는 전문투자자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시장에는 이미 우수한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는 자산이 있다. 위험을 감수하며 ‘기대감’에 의존하는 투자가 옳은 것인지는 의문이다. 펀드를 통해 간접투자를 하더라도 해당 펀드가 FCF를 중시하고 있는지 여부를 살피는 것이 자산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임대수익 추구 부동산펀드, 입지·임차인 꼼꼼히 따져야

금융투자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부동산펀드(임대 기준)의 연초 이후 수익률이 반등하고 있다.

수익률 기준 1위인 ‘하나대체투자티마크그랜드종류형부동산투자신탁 1 ClassF’는 2.86%를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하나대체투자티마크그랜드종류형부동산투자신탁 1 ClassA’는 2.66%, ‘신한BNPP나인트리부동산투자신탁(종류A1)’와 ‘신한BNPP나인트리부동산투자신탁(종류C-i)’는 각각 2.28%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들어 수익률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수익률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반등한다는 자체에 의미가 있다”면서 “미국의 금리인상, 경기 재둔화 가능성 등이 맞물리며 투자에 대한 불안 심리도 수요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기 침체 초기에 부동산 펀드 수익률이 상승했다는 점에서 최근 자금유입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펀드는 대형 부동산에 투자한다. 실물이 담보돼 있어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경기 침체기에도 버틸 수 있는 금융자산으로 지목되는 이유다. 그러나 모든 부동산펀드가 좋은 것은 아니다.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펀드투자자라도 해당 기초자산 확인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나대체투자티마크그랜드종류형부동산투자신탁 1 ClassF’는 서울특별시 중국 회현동에 위치한 ‘티마크그랜드호텔 명동’에 투자하고 있다. 임대수익을 통해 투자자에게 매분기별로 분배금을 지급한다. 추후에는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자본이득을 추구한다.

부동산펀드는 투자기간 동안 현금흐름(임대수익)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호텔인 만큼 직접 방문해 입지 조건을 살피는 것도 필수다. 입지가 좋지 않을 경우 매각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지스코어오피스공모부동산투자신탁 117(ClassA)’(연초 이후 2.53%)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법무법인 바른의 사옥용 오피스 빌딩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오피스 투자는 호텔과 달리 월세를 지급하는 임차인의 신용도가 중요하다. 해당 건물의 입주자들을 살피는 것도 좋은 투자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현금흐름 중시 고배당펀드, 투자지역·기업·운용역 고려해야

국내서 판매되고 있는 고배당펀드는 지난 2016년부터 본격 상승했다. 국내보다는 해외시장에 투자하는 펀드가 두각을 나타냈다. 중요한 것은 금리상승기에는 고배당주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기존의 상식을 뒤엎었다는 것이다.

가치투자 명가로 불리는 KB자산운용은 최근 2년간 고배당펀드 수익률 상위 13위를 모두 휩쓸었다. 평균 수익률은 무려 58.61%다. 주로 신흥아시아 지역의 우량 기업들을 발굴해 그 위상을 드높였다.

 

같은 기간 50.25%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투자중국고배당인컴솔루션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C-F)’도 눈에 띈다. 이 상품은 투자자산의 50~70%를 중국 주식 등에 투자한다. 자본이득과 함께 안정된 배당 수익을 추구한다. 같은 기간 중국 상해종합지수가 횡보세를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익률이다.

‘동양중소형고배당증권자투자신탁 1(주식)ClassC-W’(2년 수익률 17.67%)는 국내 시장에만 투자하는 펀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피지수(약 22% 상승) 대비 수익률은 다소 떨어진다. 다만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종목(삼성전자, 네오팜, 하나투어, 키움증권, 한국콜마홀딩스, 삼화콘덴서, DGB금융지주, 대한유화, 제이콘텐트리, 두산인프라코어)의 공통점은 재무구조가 안정돼 있다는 것이다. 우수한 FCF는 물론 대부분의 기업이 꾸준히 배당을 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한편 지난 2년간 ‘대신글로벌고배당주증권자투자신탁 2-1(UH)[주식]ClassA’은 –4.0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상품은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고배당주에 투자한다. 같은 기간 미국 증시가 20% 오른 데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다. 환율에 대한 헤징을 하지 않는 투자전략 때문이다. 이 기간 동안 원·달러 환율은 1200원 수준에서 1050원대로 하락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투자는 고배당주 전략이 향후에도 유효하겠지만 해외 투자는 환율 등을 고려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펀드매니저의 종목 선정 능력도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운용역의 투자기업 선정기준 등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금흐름 확보 목적으로 무작정 고배당주를 선호할 경우 예상치 못한 변수로 수익률이 저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현금흐름 종합판 인컴펀드, 위험분산·수익성 동시 추구

인컴펀드는 부동산펀드와 고배당주 등 말 그대로 인컴(Income)이 발생하는 모든 자산을 구분하지 않고 투자한다. 일정 기간마다 수익과 이자를 챙길 수 있어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분류된다.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재정절벽, 경기 둔화 등 투자환경이 불확실해지면서 지난 2012년부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은 상품이다. 고금리를 제공하는 하이일드 채권, 이머징마켓 채권 등도 투자 대상이다. 금리상승기에 적합한 투자상품이다.

문제는 인컴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이 이전에 비해 둔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미국 기준금리의 인상속도는 가파를 것으로 예상됐다. 경기둔화 우려로 예상보다 금리인상 속도가 더딜 것이란 전망이 영향을 미쳤다.

 

한 자산운용사 인컴펀드 운용역은 “인컴펀드 특성상 단기 수익에 의존하지 않는다”면서 “편입 자산이 다양해 분산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2년간 안정적 자산 편입에도 글로벌 증시에 버금가는 수익을 올렸다는 점은 성과측면에서 우수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서 판매 중인 상위 20개 펀드(수익률 기준)의 평균 수익률은 17%(최근 2년 기준)를 웃돈다. 특정 지역이 아닌 다양한 글로벌 자산에 투자한다는 점에서 위험은 낮추고 수익은 충분히 확보한 셈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금흐름을 생각하는 것은 투자자의 고민이 담겨 있는 것”이라면서 “단순 투기가 아닌 투자라는 점에서 손실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투자에서 현금흐름은 경기와 상관없이 늘 최우선이 돼야 하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