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상무부는 6일, 지난 4월 한 달 동안 원유, 액화 가스, 휘발유 등의 연료를 총망라한 석유 부문에서 199억 달러(22조 2400억원)를 외국에 선적했다고 발표했다.    출처= Insight Consultants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미국이 4월 석유와 연료 수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미국 경제를 끌어올리고 무역 격차를 좁히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 상무부는 이날  4월 한 달 동안 원유, 액화 가스, 휘발유 등의 연료를 총망라한 석유 부문에서 199억달러(22조 2400억원)를 외국에 선적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인플레이션과 계절적 요인을 고려해 사상 최고 기록으로, 10년 전에 비해 월 기준으로 4배 규모다.

이 같은 석유 수출 증가에 힘입어, 2017년과 2018년 초 들어 급증하던 미국의 상품 및 서비스 무역 적자는 4월에 2.1% 감소하면서 2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이러한 무역 적자의 감소는 수출이 늘어나고 수입이 줄어들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4월 무역 적자는 462억달러로 여전히 크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란한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무역 적자는 꾸준히 늘어나 올 들어 4개월 동안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경제가 2분기에 연률로 약 4% 성장해 4년 만에 최고의 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경기 침체기에서부터 시작된 석유 수출의 증가는, 유가 상승으로 인한 충격으로부터 미국 경제를 보호하는 한편 미국 셰일 가스 생산자들의 수익을 크게 증대시켜 주고 있다.

최근 다소 하락폭으로 보이기 전까지 유가는 1월부터 5월 중순까지 계속 상승했다. 미국 경제도 (유가 상승 덕분에) 그 기간 동안 꾸준히 상승했을 것으로 보인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Oxford Economics)의 그레고리 다코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은 과거에 유가 상승의 영향이 전적으로 부정적 요인으로 여진 순(net) 석유 수입국 입장에서 벗어나고 있다"면서  "오늘날의 환경에서 미국은 석유에 관한한 더욱더 균형된 무역 입장을 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가 상승은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을 올려 소비자에게 부담이 되지만, 경제 전반적인 측면에서 보면, 석유 산업의 수익을 높이고 석유 생산자들의 투자 지출을 늘리는 긍정적 효과로 충분히 상쇄되고 있다.

최근의 미국 석유 수출 증가는, 2015년 대부분의 미국 원유 수출을 금지한 의회의 조치 때문이기도 하다. 금지 이전 미국은 원유 자체보다는 휘발유나 디젤 같은 정제된 석유 제품을 주로 수출했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원유 수출은 지난해 1 월 이후 두 배 이상 증가해, 올 들어서는 현재 하루 평균 170만 배럴을 수출한다. 모닝스타 커머더티 리서치(Morningstar Commodities Research)의 샌디 필든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미국의 석유 수출 증가는 미국의 석유 생산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외국 경쟁자보다 상대적으로 싼 가격 때문이다.

개량된 셰일 굴착기는 올해 미국의 석유 생산량을 사상 최대치인 하루 1000만배럴 이상으로 끌어 올리며 러시아나 사우디 아라비아와 경쟁하고 있다.

반면, 미국의 벤치마크 원유는 산유국들의 감산과 미국의 인프라 제한으로 글로벌 벤치마크 유가대비 더 싼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서부 텍사스산원유(WTI)의 가격은 이날 현재 세계 기준치인 브렌트유보다 거의 배럴당 10 달러 낮다.

수출 호황은 엑슨모빌, 셰브런, 로열더치쉘 등 미국에 거대 석유 자산을 보유한 대형 석유가스 회사들에게 큰 이익을 가져다 주었다. 재무 전략기업 코웬앤코(Cowen & Co.)에 따르면, 이 3개 회사는 4월에 하루 평균 27만배럴의 미국산 원유를 수출했는데, 이는 지난해  하루 평균량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미국산 석유가 10 달러의 가격 차를 유지한다면, 이들 3개사의 올해 수출액은 거의 10억 달러에 이를 것이다.

전 세계에서 경제가 꾸준히 성장하면서 미국산 석유와, 콩 및 보석 다이아몬드 같은 제품들에 대한 수요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4월 미국 수출은 전월 대비 0.3% 상승했으며 지난해 대비 8.1% 증가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해 수입품에 대해 관세 부과를 추진하고 있어 무역에 대한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경제 전문가들은 다른 나라들의 관세 보복 움직임이 무역 흐름을 줄이고 경제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최근 미국의 수입이 감소한 것은 일시적인 요인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허리케인이 미국 남부 지역을 강타해 이 지역을 황폐화시킨 후 소매 업체들이 재고를 보충하려 했기 때문에 지난 해 자동차 같은 상품의 수입은 일시 증가했지만, 다시 정상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다.

자동차, 휴대폰 및 기타 소비재 수입 감소로 전체적인 수입은 4월에 전월 대비 0.3% 하락했다. 그러나 올해 전반 4 개월 동안 수입은 2017년 같은 기간에 비해 8.7%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