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환 작가(キム・ジョンファン 作家)에게 작품에 대한 질문을 하고 있는 사카우에 요시타로(坂上義太郎)선생. 옆에는 통역을 맡은 갤러리 기타노자카(Gallery 北野坂)큐레이터.

<전문>

‘소리 없이 시를 읊다(音もなく詩を吟ずる, 默吟, Poetry with Silence)’연작의 김정환 작가가 지난 5월22~27일까지 일본 고베시 갤러리 키타노자카(GALLERY 北野坂)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전시현장에서 작가와 작업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눈 미술평론가 사카우에 요시타로(美術評論家 坂上義太郎)선생의 평론 글을 중심으로 ‘전시리뷰’를 2회 구성했다.<편집자 주>

김정환 작가의 검은 그림은 다양한 빛을 흡수하여 깊고도 무한하고 고요하다. 더불어 김정환이 그려내는 검은 색은 어둠과 음습함 등으로 다가오지 않고, 깊은 바다나 우주의 공간을 상기시켜 준다.

▲ 묵음(默吟, Poetry with Silence), 53×41㎝, Chinese ink Silica Sand Korean Paper mounted on Canvas, 2017

동양화에서 세계를 하나의 색으로 표현한다고 하는 개념은 먹(墨)을 통해서만이 가능했던 것이다. 먹(墨)이라는 글자를 살펴보면 검은색(黑)과 흙(土)으로 이루어져 있다. 먹은 장작을 태워 자루 안에 검고 미세한 탄소 알갱이를 담아두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 41×27㎝, 2018

무엇보다 표현하는 매재로서 먹을 사용할 때는 먹을 얼마나 깊이 알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아울러 먹과 마주하는 기저재(基底材)로써의 종이와의 상대적인 어울림이나 드러내는 것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 미술평론가 사카우에 요시타로(美術評論家 坂上義太郎)선생과 김정환 작가. 사카우에 선생이 고문으로 근무하는 BB프라자미술관(神戶, BBプラザ美術館)에서.

자고이래로 “먹에는 오채(五彩)가 있다”라고 말해왔듯이 검은 색에는 무한한 색이 담겨져 있다. 김정환(金政煥,キム・ジョンファン)은 수수하고 고아(高雅)한 검은 색에 매료되어, 동양 수묵화(水墨畵)의 전통에 따라 익힌 검은 색의 감각을 갈고 닦은 진지한 작가이다.

△文=坂上義太郎(美術評論家, 元・伊丹市立美術館館長)/글=사카우에 요시타로(전 이타미시립미술관 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