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사용설명서> 박창선 지음, 부키 펴냄
[이코노믹리뷰=최혜빈 기자] 저자는 “디자이너는 기본적으로 타인의 욕구를 토대로 작업하는 사람이다. 여기서 중요한 단어는 ‘토대로’이다.
디자이너는 다른 사람이 시키는 그대로 베끼는 것이 아닌, 타인의 생각을 밑바탕으로 삼아 이를 자기의 방식으로 가시화한다. 이때 디자이너와 그에게 일을 의뢰하는 사람 사이에 간극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저자는 이 간극을 극복할 수 있는 ‘디자이너를 잘 사용’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그는 자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 번 보낼 메일을 한 번에 끝내는 요령, 미팅 없이도 정확한 시안을 전달하고 피드백 받는 방법, 서로 감정싸움 없이 소통하는 법”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디자인의 세계는 엄청나게 심오’하고, ‘클라이언트와 디자이너 사이에는 상상 이상의 거대한 간극’이 있으며, 이 간극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디자인 역량 외의 다른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바로 디자이너도 클라이언트도 서로의 요구를 읽어내고 맞추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책은 ‘디자이너와 일하기’ ‘디자이너와 말하기’ ‘디자이너와 일 잘하기’ ‘디자이너와 끝까지 일하기’의 네 장으로 구성돼 있다.
실력 있는, 자기와 궁합이 잘 맞는 디자이너를 찾는 방법이 무엇일까. 디자이너는 자기의 작업물을 잘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때 말을 유창하게 하는 것보다는 ‘프로세스를 스스로 설명’할 수 있어야 좋은 디자이너이며, 특히 특정 회사에 소속되는 디자이너라면 자기의 업무 속도와 순서를 파악하고 있는 것이 필수다. 그래야 일을 진행할 때 계획성 있게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디자이너와 클라이언트는 각자 본래 좋아하는 것 즉 ‘고유의 취향’을 지니고 있을 수밖에 없으며, 이는 작업물을 보는 시각에도 반영된다. 이는 다섯 가지 요소로 정리할 수 있는데, 여백의 비중・선호 컬러・레이아웃・사진의 톤・선과 면 중에서 어느 것을 중요시 여기는지 등이다. 클라이언트는 디자이너에게 자기의 취향과 디자이너의 취향이 각각 담긴 여러 건의 디자인을 요구하고, 디자이너는 클라이언트가 제시한 요소들이 하나씩 다른 작업물을 보여주며 서로의 취향이라는 간극을 좁혀 나가야 한다.
디자이너는 기획자・마케터・개발자・홍보 담당자 등 다양한 직군과 어울려 일한다. 기획자와 함께 일하는 디자이너는 기획 의도와 콘셉트를 명확하게 챙기고, 제작물 리스트를 정확히 파악하며, 각 작업물의 기한을 잘 파악해 엄수해야 한다. 개발자와 함께 일하는 디자이너라면 프로토타입 룰을 쓰거나 레퍼런스로 설명하고, 사후 변경될 수 있는 부분을 미리 고지해두는 것이 좋다.
그냥 일하는 것이 아닌 일을 잘하기 위해서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요령이 있는데, ‘컬러・정렬・톤’의 요소를 명확히 구분지어 각각 다른 작업물들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때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에 따른 이유도 붙여주는 것이 좋다. 타인을 납득시키기가 훨씬 쉬워지기 때문이다.
디자인을 위해 서로 머리를 맞대는 회의를 할 때, 콘셉트를 정하는 회의에서는 반드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정확하게 정하는 데 중점을 둔다. 반면 작업물을 보고 피드백 하는 회의라면 이전에 합의한 것들이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하도록 확인해야 한다.
책에는 이외에도 디자이너에게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피드백하는 방법, 디자이너가 제시하는 디자인 수정의 요령, 최종 단계에서 디자인을 점검해야 하는 사항들 등 디자이너와 클라이언트가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들이 설명돼 있다.
부제는 ‘싸우지 않고 원하는 디자인을 얻는 45가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