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이 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노동기구(ILO)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성별에 따른 불평등한 차별을 없앨 것을 촉구했다. 

손 회장은 연설에서 “여성 불평등의 문제는 나라마다 종교, 문화, 역사, 오랜 관습에 뿌리를 두고 있어 단기간 내 해결이 쉽지 않은 문제다. 그럼에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누구에게나 공정한 경쟁기회를 부여하고 능력에 따라 평등하게 보상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함께 추구해야 할 보편적 가치”라면서 “한국은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확대되고 처우의 점진적 개선도 이뤄져 왔지만 남녀간 임금격차가 36%로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성별에 따른 불평등한 차별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 손경식 경총 회장. 출처=한국경영자총협회

손 회장은 여성 문제 해결을 위한 3가지 제안도 했다. 손 회장은 더 많은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여성 근속연수 연장을 위한 지원, 성과와 직무가치를 반영한 임금체계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더 많은 여성이 노동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여성을 포함한 새로운 인력을 수용할 수 있는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면서 “창업을 통한 신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신산업 육성과 신생기업 출현을 저해하는 낡은 규제를 혁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이어 “한국 여성의 평균 근속연수는 4.7년이고 이는 7.2년인 남성에 비해 65%수준에 불과하다”면서 “출산과 육아로 인한 여성 경력단절이 있는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일과 생활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을 적극 지향해 나갈 필요가 있고, 여성들이 더 이상 일과 가정 중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임금체계의 개편도 제안했다. 손 회장은 “한국은 100인 이상 기업 중 64%가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이 자동 상승하는 연공형 임금체계를 갖고 있는 만큼 남녀 간 평균 근속연수와 장기경력자 비중에서 차이가 나는 만큼 남녀간 임금격차가 발생한다”면서 “동일 가치 근로에 대한 남녀 간 동일 보수 원칙을 실현하려면 성과와 직무가치를 중심으로 보상할 수 있는 임금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마무리발언으로 “최근 한국의 기업들은 미래경쟁력 확보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여성임원의 비중을 늘리는 등 유리천장을 깨기 위한 자발적 노력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ILO에서도 양성 평등에 관한 베스트 프랙티스의 발굴, 공유, 실행 등 회원국 지원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