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허지은 기자] 올해 4월 경상수지가 17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 2012년 4월(9000만달러) 이후 6년 만에 가장 적은 규모를 나타냈다.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후폭풍으로 감소한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여행수지와 서비스수지가 개선됐으나 국내 기업들의 해외 배당 지급이 늘면서 본원소득수지가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한 데다 상품수지 흑자폭이 전년 동월 대비 줄어들면서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크게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18년 4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4월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를 합한 경상수지는 17억7000만달러 흑자였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012년 4월 이후 가장 작다. 그러나 2012년 3월 이후 74개월 연속 흑자 행진은 이어갔다.

▲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18년 4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4월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를 합한 경상수지는 17억7000만달러 흑자였다. 출처=한국은행

4월 경상수지 폭이 크게 줄어든 데는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한 본원소득수지의 역할이 컸다. 기업들의 해외 배당이 급증하면서 배당소득을 포함한 4월 본원소득수지는 58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49억2000만달러 적자) 이후 1년 만에 최대 적자 기록을 갈아치웠다.

같은 기간 배당지급은 75억7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 기업의 수익성이 개선된 데다 외국인의 주식투자도 확대된 결과”라고 말했다.

4월 상품수지는 수출과 수입 모두 전년동월대비 18개월 연속 증가를 이어가며 103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은 반도체 시장 호황과 세계 교역 회복세가 지속되며 515억1000만달러, 수입은 원유도입단가 상승, 반도체조용장비 도입, 승용차 등 소비재 수요가 늘어나며 411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4월 서비스수지는 여전히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19억8000만달러 적자로 지난해 같은달(24억2000만달러 적자) 대비 적자 규모는 축소됐다. 입국 관광객과 출국 관광객이 모두 1년 전에 비해 크게 늘면서 4월 여행지급은 25억2000만달러, 여행수입은 14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흑자폭이 모두 확대됐다.

서비스수지 개선에는 여행수지가 영향을 미쳤다. 4월 여행수지는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중국인을 중심으로 입국자 수가 전년동월대비 증가하며 10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 사드 조치 이후 급감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4월 중국인 입국자 수는 36만7000명으로 전년(22만8000명)보다 크게 늘었다. 중국 정부가 사드 관련 여행 제한 조치 등을 일부 해제한 데다 지난해 3월 이후 입국자가 크게 감소한 데 따른 기저효과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한편 상품∙서비스 거래가 없는 자본 유출입을 의미하는 금융계정은 4월중 1000만달러 순증하는 데 그쳤다. 직접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21억4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2억6000만달러 늘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증권투자는 외국인 국내투자가 7억7000마달러 증가했다. 외국인의 주식투자는 미국 국채 금리 상승, 삼성전자 주식 액면분할 경계감 등으로 19억2000만달러 감소했으나 채권투자는 26억9000만달러 늘며 여전히 증가를 지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