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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현실에서 육체가 필요할까日 연구원, 양 손과 발의 적은 움직임으로 영혼의 느낌 시뮬레이션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당신의 몸과 의식은 얼마나 연결돼 있을까?

일본 도요하시 공과대학(Toyohashi University of Technology, 豊橋技術科学大学)의 키타자키 미치테루 교수는 최근 자기 이메일에서 이런 질문을 제기하면서, 육체가 없는 혼, 즉 타마시(たましい, 魂)라는 일본 문화의 아이디어를 떠 올렸다.

그는 가상 현실이나 증강 현실을 사용해, 특정 물리적 형태(육체)에 속하지 않은 영혼의 느낌을 시뮬레이션하는 것이 조만간 가능할 것인지 궁금했다.

만약 가능하다면, 그 실험을 하기 가장 좋은 곳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업무를 하거나 놀이를 즐기는 디지털 환경에서, 자아의식을 느끼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육체의 움직임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내는 것일 것이다. 키타자키 박사와 대학원생인 콘도 료타는 연구 보고서에서 양 손과 발의 적은 움직임이면 충분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지난 5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한 논문에서, 그들은 가상의 손과 발의 동작만으로도 사람들은 자기 몸이 보이지 않는 아바타를 향해 움직이는 감각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들의 연구 작업은 신체의 환상적 소유(illusory body ownership, 실제로는 없는 신체에 대해 환상적으로 있다고 느끼는 의식)에 대한 연구로서, 지각의 이해 능력을 연구해 팔 다리 절단 환자의 환지통(幻肢痛: 팔다리 절단 후에도 팔다리가 있는 듯이 느껴지는 통증) 치료에 크게 기여했다.

원래의 신체 소유 트릭은 이른 바 고무 손 환상(rubber-hand illusion) 실험이었다. 이 실험에서 1990년대 연구원들은 파티션 뒤에 사람의 실제 손을 숨긴 다음 그 옆에 보이는 곳에 고무 손을 놓고, 진짜 손과 가짜 손을 동시에 가볍게 반복해서 두드리면, 피실험자는 불가사의하게도 곧 고무 손에서도 감각을 느끼기 시작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오늘날 가상 현실에 종사하는 기술자들은, 고무 손 환상 대신 현대적 방식을 사용해, 사용자가 자신에게 맞지 않는 디지털 신체가 장착되었을 때 어떻게 적응하는지를 이해한다. 일부 연구원들은, 이 연구가 아직 한계는 있지만, 다른 인종, 성별, 연령 또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과 신체를 디지털 방식으로 교환함으로써 내재된 편견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사이버 공간 등에서 보이지 않는 신체를 소유해 보는 것도 사회적 불안을 줄이는 것 같은 긍정적 인 적용이 될 수 있다고 키타자키 박사는 지적했다.

출처= Nature

키타자키 박사팀은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 가상현실 헤드셋과 모션 센서를 사용해 일련의 실험을 수행했다. 이 실험에서 실험 참가자는 몸에서 분리된 손과 발이 가상의 방에서 자신으로부터 약 2m 떨어져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 실험에서, 손과 발이 실험 참가자 자신의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 했을 때, 사람들은 마치 손과 발 사이의 공간이 자신의 몸인 것처럼 느꼈다고 보고했다.

고무 손 환상 연구의 선구자인 샌디에고 캘리포니아 대학교(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의 V.S. 라마찬드란 교수는 이것은 동기화된 행동(synchronized actions)이 힘을 가지고 있고 우리의 두뇌가 누락된 정보를 채울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보이지 않는 몸이 자기 것일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동기화는 우연히 발생할 수 없다는 것”이 다른 모든 정보보다 우선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실험에서, 과학자들은 보이지 않는 신체에 환상적인 소유권을 부여한 다음, 헤드셋 디스플레이를 가림으로써 실험 참가자가 아무 것도 볼 수 없게 했다. 그리고 그들을 몇 걸음 뒤로 물러나게 한 다음, 여전히 가상 현실에서 아무 것도 보지 못하는 상태에서 다시 원래 위치로 돌아가 보라고 요구했다. 참가자들은 예외 없이, 자신의 신체 감각이 보이지 않는 아바타를 향해 흘러가거나 "앞으로 튀어나가는 것 같다”고 말하며 출발점을 지나쳤다.

이탈리아의 신경재활병원 산타 루시아 재단(Santa Lucia Foundation)의 안토넬라 마세이 연구원은이 연구 참가자들이 아바타가 칼로 베이거나 테이블에 충돌하는 것을 보고도 주목할 만한 의식적 반응을 보이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마세이 연구원은 그런 흘러가는 느낌은, 신체의 환상적인 소유권보다는, 사람들이 자신의 몸이 “우주를 이동하고 있다”고 느끼는 ‘유체 이탈 경험’과 더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연구원들이 피부 전도나 뇌 활동의 변화 같은 생리적 반응을 측정했더라면 그런 위협의 결과도 발견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키타자키 박사도 유체 이탈 경험과 신체의 환상적 소유 간의 정확한 차이는 미결의 문제이지만, 향후 연구에는 그러한 측정을 포함해야 할 것이라는 데에는 동의했다.

키타자키 박사는 앞으로 연구를 계속 진행해 나가면서, 이 연구에서 가상의 손과 발까지 없애는 것이 가능한지, 그것이 "현재의 신체로부터의 완전한 자유"가 될 수 있는지 조사하기를 원한다.

홍석윤 기자  |  syhong@econovill.com  |  승인 2018.06.04  16: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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