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바람만 스쳐도 통증이 느껴져 통풍이라고 이름 붙은 질병이 있다. 이 질병은 몸 안에 요산이라는 물질이 많이 축적돼 생긴다. 과거에는 술과 고기를 많이 먹는 사람에게 잘 발생해 ‘제왕병’이라고 했다. 회식이 잦은 중년남성들에게 많이 발생해 중년남성들이 공감대를 만드는 고통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들어 20대와 30대의 발병률이 급증해 관심이 주목된다.

통풍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퓨린 성분은 몸 안에서 요산으로 분해된 후 소변으로 배출되는데 퓨린을 많이 섭취할수록 요산이 몸안에 많이 쌓여 배출되지 않으면 관절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퓨린은 대개 소고기나 돼지고기, 간과 신장, 췌장 부위, 멸치나 꽁치, 청어 고등어와 같은 등푸른생선과 대구, 송어, 가리비, 홍합 등의 음식과 맥주를 포함한 대부분의 주류에 많이 포함됐다. 

최근 20대와 30대가 걸리는 통풍에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범인이 있다. 이는 ‘치느님’이라고 불리는 치킨이다. 20‧30대는 자주 치킨과 함께 맥주를 즐긴다. 젊은 층은 통풍이 잘 걸릴 수 있는 삶의 방식으로 저녁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워라밸, 저녁이 있는 삶은 통풍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 20대와 30대의 통풍 환자 증가 추이. 출처=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이코노믹리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달 27일 국내 통풍 진료 환자가 2012년 26만5065명에서 지난해 39만5154명으로 약 50% 증가했다고 밝혔다. 환자 대부분은 남성으로 36만3528명이다.

연령대별로는 20대 남성 환자는 같은 기간에 1만882명에서 1만9842명으로 82%, 30대 남성 환자는 3만7965명에서 6만3221명으로 66% 늘었다. 40대와 50대의 남성환자 증가율은 각각 49%, 38%였다. 

서구화된 젊은 층의 식습관이 통증을 유발하고 있다고 풀이된다. 통풍은 퓨린이 분해되면서 생기는 요산이라는 단백질 찌꺼기가 관절이나 신장, 혈관 등에 달라붙어 생기는 질환이다. 통풍에 걸리면 주로 엄지발가락에서 극심한 통증이 시작돼 온몸으로 퍼진다.

통풍은 제때 치료를 받지 않으면 관절이 변형되거나 신장이 돌처럼 굳고, 결석이 생기는 등 합병증을 유발한다. 통풍 환자의 80%는 고지혈증을 앓고 있다. 요산이 쌓이면 동맥이 딱딱해져 뇌경색이나 뇌출혈 같은 위험한 질환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미국 류마티스 학회는 통풍을 피하는 음식으로 저지방 요구르트 등 우유제품과 채소를 꼽았다. 달걀과 두부는 통풍환자에게 안전하게 단백질을 공급하는 음식이다. 비타민C도 요산 수치를 떨어뜨린다고 알려졌다.

통풍을 피하기 위해서는 날씨가 더울 때 무리한 운동을 하면 안 된다. 몸 안의 수분이 땀으로 빠져나가면서 요산 농도가 오를 수 있는 탓이다. 육류 등과 과음을 한 뒤엔 물을 많이 마셔 요산 농도를 낮춰야 한다. 소변을 많이 배출하는 효과인 이뇨작용이 있는 커피나 녹차도 요산을 배출케 해 몸속의 요산 농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아산병원은 “통풍은 식습관과 비만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식생활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고단백, 고칼로리식은 통풍성관절염의 원인이 되는 요산을 발생시키는 퓨린이 많이 들어 있으므로 개선해야 하고, 고콜레스테롤혈증, 당뇨, 고혈압 등이 있는지 확인하고 함께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