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1월 SK텔레콤 을지로 사옥에서 열린 행복나눔바자회에 참여한 (왼쪽 첫번째) T1 이상혁 선수와 (두번째) SK와이번스 최정 선수가 시범 경기를 하고 있다. 출처=SK텔레콤

[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올해 8월 열리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가 시범종목으로 채택되며, e스포츠 산업에 대한 대중과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게임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나아지고, 한국 e스포츠의 위상이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꾸준히 성장해오던 게임 산업이 더 큰 성장을 이룰 수 있을지도 관심이 집중된다.

시장조사업체 뉴주가 지난해 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전 세계 e스포츠 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41.3% 증가한 6억96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뉴주는 2020년에는 e스포츠 시장이 15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게임별로는 MOBA(Multiplayer Online Battle Arena) 게임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와 FPS 장르인 ‘카운터 스트라이크’ 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 글로벌 게임시장 규모 추이. 출처=뉴주, 한국콘텐츠진흥원

e스포츠의 시청자 규모도 이 시장의 성장세를 증명한다. 2017년 e스포츠 시청자 규모는 1년 전보다 19.6% 증가한 3억8500만명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고, 2020년까지 연평균 15.2% 증가해 5억89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뉴주는 예측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e스포츠의 시청자 수가 늘어나면 그에 따라 게임이 미디어와 방송산업으로 영역이 넓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게임 산업에 긍정 효과를 주게 될 것으로 진단했다.

뉴주는 2017년 글로벌 게임시장은 전년보다 7.8% 성장해 1089억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 이후엔 연평균 5.7% 성장세를 보여 2020년엔 128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 글로벌 e스포츠 시장 규모 추이. 출처=뉴주, 한국콘텐츠진흥원

권역별로는 아시아 게임시장이 가장 많은 점유율을 기록한다. 뉴주는 2017년 아시아 게임시장이 512억달러규모로 전체 게임시장의 47%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고, 그 뒤로 북미 시장(25%), 유럽·중동·아프리카 시장(24%), 중남미 시장(4%)의 점유율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이번 아시안게임 e스포츠에 더욱 기대감이 큰 이유다. 

▲ 2017년 권역별 게임시장 규모 및 점유율 전망. 출처=뉴주, 한국콘텐츠진흥원

이번 아시안게임에는 e스포츠 6개 종목에 총 18명의 선수·감독이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나서게 된다. 출전 종목 중 가장 큰 관심을 받는 ‘리그 오브 레전드’에는 최우범 감독, 김기인(기인) 선수, 고동빈(스코어) 선수, 한왕호(피넛) 선수, 이상혁(페이커) 선수, 박재혁(룰러) 선수, 조용인(코어장전) 선수가 선발됐다.

‘하스스톤’에는 김정수(서렌더) 선수가 한국대표로 나선다. 이 선수는 최근 하스스톤 월드 챔피언십 4강에 오르는 등 활약하며 하스스톤 프로게이머 중 가장 많은 상금을 받은 선수다. ‘스타크래프트2’에는 최근 기량이 좋은 조성주 선수가 출전한다. 조 선수는 2017 세계 e스포츠게임(WESG) 그랜드 파이널 우승자다.

다른 종목과 마찬가지로 e스포츠 선수들도 금메달을 따면 군 면제 혜택을 받게 될지도 관심사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는 시범종목이라 해당사항이 아니다.

e스포츠를 사랑하는 팬들은 이번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자신들이 좋아하는 게임의 경기를 볼 것에 들떠있지만,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 된 것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게임은 일반 스포츠와 달리 특정 회사의 상품이다. 이에 공공재가 아닌 사유재 스포츠가 올림픽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지난 2010년 한국 e스포츠 협회는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하고 방송 중계하는 과정에서 지식재산권 문제로 스타크래프트의 개발사 블리자드와 갈등을 빚은 적이 있다.

이런 지적에 대해 한국 e스포츠 협회는 “그런 비판은 충분히 제기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협회 측은 아시안게임 시범종목에 e스포츠가 포함되면서 게임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쇄신하고 스포츠로서 재점검받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강경석 본부장은 “한국 e스포츠 선수들은 세계적으로도 최상위 실력을 인정 받았기 때문에 외국에서도 한국 선수들 참여에 큰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면서, “아시안게임 e스포츠 종목의 흥행차원에서도 우리 대표팀 선수들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림픽 정신에 어긋난다는 비판의 목소리에 대해서는 그는  “e스포츠는 전통 오프라인 스포츠에서 온라인으로 온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를 특정 기업을 홍보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적절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