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주간 미국 미디어와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고 검색된 단어 중 하나는 아마도 무의식적인 편견(Unconscious Bias)일 것이다. 무의식적인 편견이 과연 무엇이길래 사람들의 관심용어로 떠오른 것일까.

미국은 이민자들로 구성된 사회 특성상 인종차별이나 종교와 관련된 편견에 대해서 굉장히 민감한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무의식적인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인데, 많은 사람이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소해 한다.

이 단어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 계기는, 최근 스타벅스에서 음료를 주문하지 않고 점포에서 앉아 있던 2명의 흑인 고객들을 점포 매니저가 경찰을 불러 체포하면서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스타벅스에서는 인터넷과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고 여름에는 에어컨, 겨울에는 히터가 나오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주문하지 않고도 매장에 앉아 있는 경우가 많다. 다른 일행들과 만나기로 한 경우 길거리에 서 있기보다는 스타벅스에서 만나기로 하고 일행을 기다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들 2명의 흑인 남성도 일행인 백인 남성을 기다리고 있었고, 안전을 위협할 만한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았는데 경찰을 불렀고 경찰은 이들을 체포했다.

경찰은 잘못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점포 매니저가 경찰에 신고를 하면서 해당 흑인 남성들이 매장에서 행패를 부리고 있다고 했기 때문에, 체포가 당연한 수순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분노한 흑인 고객들과 스타벅스의 잘못된 처신을 문제 삼은 다른 인종 고객들까지 가세해서 스타벅스 매장에서 시위가 열렸다. 그러자 스타벅스 경영진은 부랴부랴 해당 매니저를 다른 점포로 이동시키고, 미국 내 점포 중 약 8000곳의 직원들에게 무의식적 편견에 대한 교육을 시키기로 결정했다.

무의식적인 편견은 본인 스스로는 특정 인종, 종교, 지역 등에 대해서 아무런 편견이 없다고 생각하고 이성적으로 그런 편견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무의식적으로는 그런 편견에 의해 다르게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무의식적인 편견에 대한 교육이나 연구는 그동안 많이 있어왔는데, 주로 경찰 등에서 용의자를 대할 때 무의식적 편견이 들어가지 않도록 교육에 많이 사용돼왔다.

병원에서도 무의식적인 편견이 작용한다는 연구결과도 많다. 의사나 간호사 역시 무의식적인 편견을 갖고 있어서, 흑인 환자가 고통을 호소하면서 진통제를 요구하면 엄살을 피운다고 생각하는 반면, 백인 환자가 고통을 호소하면 즉시 진통제를 처방하는 등의 차이가 있음이 조사됐다.

많은 의과대학에서는 미래의 의사들이 이런 ‘무의식적 편견’으로 환자를 차별해 진료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식 교과목으로 무의식적 편견을 포함하고 있다.

최근 많은 직장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남녀 성별 간 임금 차이도 기업에서 성별에 따라 봉급을 차등하려는 차별이 있었다기보다는 사람들의 무의식적 편견에 기인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무의식적 편견을 테스트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이미 나와 있는데 한 여성은 편견 테스트를 거친 결과, 자신과 같은 피부색을 가진 어두운 피부색의 사람들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놀랐다고 한다.

무의식적 편견에 대한 교육은 그러나 쉽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이런 편견을 갖고 있다고 믿지 않으며, 시험이나 조사를 통해서 자신의 무의식적인 편견이 지적돼도 이를 인정하기보다는 오히려 반발하거나 그 편견을 더욱 공고히 하는 역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자신이 편견을 갖고 있다는 것 인정할 수 없으니 편견이 실은 ‘진실’이었다는 것으로 확대해서 믿어버리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스타벅스의 무의식적 편견 교육의 효과에 대해서 의문을 품고 있다. 하지만 최소한 이를 없애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무의식적 편견이라는 개념을 사람들에게 널리 알렸다는 점에서는 점수를 줄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