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허지은 기자] 올해 1분기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0% 성장했다. 지난해 1분기와 같은 수치다. 그러나 속보치보다 1.0%포인트 하향조정됐다는 점은 최근 불거진 경기 침체 우려를 다시 커지게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1일 발표한 ‘2018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계절조정계열)은 전기대비 1.0% 성장했다. 지난달 26일 발표된 속보치보다 0.1%포인트 하향됐다. 잠정치가 하향 조정된 것은 2016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다만 내려간 수치도 지난해 3분기 1.4% 깜짝 성장 이후 2분기 만에 최고치다. 지난해 1분기 대비로는 속보치와 동일한 2.8%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속보치 추계시 이용하지 못한 분기 최종월의 일부 실적치 자료를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속보치와 차이를 보인 부분은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설비투자다. 속보치보다 민간소비는 0.1%포인트 늘어난 0.7%로 상향조정됐지만 건설투자는 1.0%포인트, 설비투자는 1.8%포인트 줄어들어 각각 1.8%, 3.4%로 하향 조정됐다.

▲ 올해 1분기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0% 성장했다. 지난해 1분기와 같은 수치다. 반도체 수퍼 사이클이 계속되며 수출이 견실한 성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소비와 투자가 고르게 늘면서 올해 3% 성장률 달성에 한 걸음 다가선 것으로 풀이된다. 출처=한국은행

1분기 성장세는 수출 호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건설, 설비투자가 견인했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계속되며 수출이 견실한 성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소비와 투자가 고르게 늘면서 올해 3% 성장률 달성에 한 걸음 다가선 것으로 풀이된다.

수출은 반도체와 기계류 등을 중심으로 전기대비 4.4%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2.1%)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수입 역시 천연가스와 기계류 등이 늘며 전기대비 4.9% 늘었다.

건설투자는 주거용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1.8%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4.2%) 이후 4분기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모두 늘며 3분기만에 가장 높은 3.4%를 달성했다.

업권별로 보면 서비스업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서비스업은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 등이 줄었으나 금융 및 보험업, 문화 및 기타서비스업 등이 늘어나면서 전기대비 1.1% 늘었다. 지난 2013년 2분기(1.2%) 이후 19분기만에 최고치다.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제조업(1.6%)과 건설업(2.1%)도 증가세로 전환했다. 한은 관계자는 “제조업은 반도체, 기계 및 장비 등이 늘고 건설업은 주거용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1분기 GDP가 1.0% 성장하면서 연간 목표치인 3% 달성에는 한 발짝 가까워졌다. 지난해 1분기 달성한 1.0% 성장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서프라이즈’였다. 이후 2분기(0.6%), 3분기(1.4%), 4분기(-0.2%) 성장한 한국 경제는 연간 3.1%를 달성하며 3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률을 놓고 주요 국제기구와 기관들은 평균 3%대 성장률 전망을 내놓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3.0% 전망을 밝히고 있다. 우리 정부와 한국은행 역시 3.0% 전망을 유지 중이다. 한국개발연구원은 2.9%, 한국금융연구원과 LG경제연구원은 연간 2.8%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