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냉동식품 회사들이 상품을 보다 건강하고 맛 좋은 상품으로 개량하면서 냉동식품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출처= Reader's Digest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미국인들은 냉동식품을 데워서 먹는데 익숙하다. 해서 냉동식품을 기피하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이제는 사정이 다르다. 냉동식품은 더 이상 기피 식품이 아니다. 

오늘날 미국 소비자들이 더 많은 채소와 단백질을 섭취하려고 하면서, 오래 동안 인공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마지 못해 먹는 식단으로 알려져 온 냉동식품을 먹는 것에 대한 그들의 의구심도 바뀌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최근 보도했다.

 냉동식품 회사들도 냉동식품이 더 건강하고 맛 좋은 상품이 되도록 개량하고 있다. 망고 에다메임 파워볼(Mango Edamame Power Bowls)이나 달콤하면서도 매운 해리사 미트볼(Harissa Meatballs)같은 제품들이 식품점 냉동 코너에 창의력을 더해 주지만, 냉동식품의 변함 없는 가장 큰 매력은 역시 편의성이다.

시장조사회사 NPD 그룹의 식품 산업 자문위원인 데이비드 포탈라틴은 "냉동식품 제조사들이 ‘소비자들에게 가정에서 고도의 편리함을 제공하면서도 모든 영양 성분이 들어 있는 정통 식단을 먹을 수 있는 길을 찾아 내고, 유기농 제품이나, 유전자조작 농산물을 사용하지 않은(non-GMO) 식재료를 사용한다는 클린 라벨을 붙여 품질로 되돌아 가자’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RBC 캐피털 마켓츠(RBC Capital Markets)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영양가 있는 요리를 간편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열망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밀키트 서비스(meal kit, 가정에서 간편하게 요리할 수 있도록 한 끼 식사 분량의 손질된 식재료, 소스, 레시피를 포장해 공급하는 서비스) 회사가 수익을 낼 수 있을 지는 불분명하다.

분석가들 조차 사람들이 굳이 음식을 준비하는 데 더 힘이 들어가고 시간도 많이 걸리는 방법(밀키트)에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지 의아해 한다.

RBC 캐피털 마켓츠가 지적한 것처럼, 냉동식품 이야말로 번거로운 요리 과정을 거치지 않고 비용도 덜 드는 밀키트 아닌가?

보고서에 따르면 냉동식품 시장은 5년 만에 처음으로, 3월 10일까지 12주 연속 1%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들은 편리함을 잃지 않으면서 영양가가 풍부하고 균형 잡힌 식단을 추구함에 따라, 이들에게 냉동 야채, 과일, 바로 먹을 수 있도록 준비된 음식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쉬운 접근 선택지이다. 외식에 그다지 관심이 많지 않은 젊은이들이나 가족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그들은 대개 재택 근무를 하거나 집에서 넷플릭스(Netflix)를 시청하면서 저녁 식사를 하기 때문이다.

냉동식품의 인기가 늘어난 것은, 대개 신선한 식재료와 농산물로 가득 차 있는 식품 코너 바깥 쪽에 위치한 냉동 코너에 진열돼 있는 냉동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좋지 않은 선입견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냉동식품에는 더 이상 불필요한 소금이나 설탕이 첨가돼 있지 않다고 널리 이해되고 있으며, 아침 식사에서부터 디저트까지의 다양한 용도의 냉동식품이 제공되고 있다고 말한다.

냉동식품은 또 신선식품보다 영양과 환경 측면에서 더 유리하다고 주장한다. 냉동식품은 수확 또는 요리된 후 급속 냉동돼 영양 성분을 식품 안에 가둬 버리지만, 신선식품은  식료점이나 주방까지 운반되는 시간 동안 영양 성분을 점점 상실한다는 것이다. 미국 천연자원보호위원회(Natural Resources Defense Council)에 따르면, 매년 미국에서만 음식의 40%가 버려지고 있는데 식품을 냉동시키면 (영양 성분 파괴 없이) 식품의 보존 기간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천연자원보호위원회의 조앤 베르켄캄프는 "우리는 모두 가장 신선한 상태의 과일과 채소를 구입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사는 게 바빠 가족에게 요리해 줄 식재료를 제대로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식품을 냉동시키는 것은 신선 식품에 대한 보완책이 될 수 있어 언제나 필요할 때 바로 사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코나그라 브랜드(CONAGRA Brands)는 에다메임 파워볼 등, 냉동식품 개선의 선두주자다.    출처= 코나그라 브랜드

RBC 보고서는 냉동식품 개선의 선두주자로, 헬시 초이스(Healthy Choice), 뱅큇(Banquet), 마리 캘린더스(Marie Callender’s)같은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코나그라 브랜드(CONAGRA Brands)라는 회사를 들었다. 이 회사는 일부 제품에 대해 가격 할인을 줄이는 대신 단백질 함량을 높이고 포장방식을 현대화 했다.

RBC 보고서에 따르면, 코나그라의 헬시 초이스는, 지난달 3일까지 12주 동안 21% 성장함으로써 미국의 냉동가공식품 상위 20개 브랜드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냉동식품의 인기 회복과 발맞춰, 이 회사는 인공 성분을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포장에 발음하기도 어려운 인공 성분 표시 목록을 없애 버렸으며, 대신 단백질과 섬유질 성분을 강조 표시했다.

펀드 평가회사 모닝스타(Morningstar)의 주식 분석가 소니아 보라는 코나그라 제품 덕택에 식이요법에 대한 관심보다 광범위한 건강 관리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단지 무설탕(sugar free), 무지방(fat free)이라는 말 보다는 ‘더 자연스럽고 건강에 좋다’는 말에 끌렸지요.”

NPD 그룹의 데이비드 포탈라틴은, 대부분 직장을 가지고 있고 어린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밀레니엄 세대들과, 요리를 아웃소싱하기 위해 식당이나 가공 식품을 먼저 찾는 베이비붐 세대를 비교했다. 나이가 들어가고 있는 베이비붐 세대에 비해, 밀레니엄 세대는 식사 준비에 쉽고 간단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새로운 세대다.

"그들은 집에서 먹고 싶어합니다. 그들은 가정에서도 순도 높은 영양가 음식을 먹는 방법을 원합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직장에 다니느라, 또는 가족이 형성되는 단계여서 바쁘다는 이유로 편리한 것을 원하죠. 여전히 편의성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