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미세먼지 급증, 이상고온 현상은 라이프스타일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기후 변화는 가전제품 소비자들에게 ‘더 똑똑한’ 기능에 대한 욕망을 불러 일으켰다. 집안에 들어갔을 때 쾌적한 기분을 느낄 수 있게끔 외부에서 먼저 에어컨이나 공기청정기를 켜 놓거나, 날씨가 더 습해지기 전에 세탁기를 가동시키는 것에 대한 욕구가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이런 욕구를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능으로 충족할 수 있다.

▲ 삼성전자 2018년형 무풍에어컨. 출처=삼성전자

국내 대표 가전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미 가전제품에 적용되는 인공지능과 홈 IoT에서 경쟁을 시작했다.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인공지능 플랫폼은 ‘빅스비(Bixby)’다. 삼성전자는 가정에서 사용되는 전자제품에 빅스비 기반 홈 IoT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2020년까지 모든 IoT 제품에 인공지능을 적용하는 것이 목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IoT서비스용 클라우드인 ‘스마트싱스 클라우드’를 구축했다. 스마트싱스 앱을 통해 삼성전자의 IoT제품을 제어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에는 삼성 제품뿐만 아니라 다른 제조사가 만든 전자제품까지 연동해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싱스 허브’를 도입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TV 등에 빅스비를 적용한 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패밀리허브 냉장고는 음성으로 명령하면 가족의 일정이나 음식 리스트 등을 알려주고, 무풍에어컨도 자연어 명령을 인식해 평소 사용 패턴에 맞는 운전 모드를 추천해 준다.

플렉스워시 세탁기에서도 최적의 세탁 코스를 추천하고 다양한 빨래 방법을 설명해 준다. QLED TV에서도 음성명령을 통해 TV 조작은 물론 IoT기기들까지 제어할 수 있다. 모듈형 공기청정기인 ‘삼성 큐브’에서도 와이파이를 기반으로 한 IoT 기능이 탑재돼 ‘삼성 커넥트’ 스마트폰 앱으로 외출 중에도 실내외 공기질 점검, 원격 제어 등의 편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은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가전업계의 리더십과 판도를 빠르게 바꿔 나갈 것”이라면서 “사용자 개인에 맞춘 지능화된 서비스가 필수적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연구개발에 집중해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역시 가전제품에 인공지능을 적용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인공지능 브랜드인 씽큐(ThinQ)를 선뵀다. LG전자는 인공지능을 TV,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가전제품부터 스마트폰과 생활로봇까지 적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LG전자의 인공지능 브랜드 씽큐는 인공지능 기술이 탑재된 제품과 서비스를 통칭한다. 씽큐의 강점은 고객 맞춤형, 개방형 전략 등이 꼽힌다. 고객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위해 씽큐는 스스로 학습해 진화한다. 예를 들어 인식한 정보를 학습해 성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는 것을 넘어 사용자 개개인의 특성과 주변 환경을 분석해 최적화된 기능을 스스로 찾아내는 것이다.

또 개방형 전략을 사용해 글로벌 IT 강자들과도 협업을 지속 중이다. LG전자는 다양한 분야에서 구글, 아마존과 같은 외국 기업뿐만 아니라 네이버와 같은 국내 기업과도 파트너십을 맺어 인공지능 분야에서 협업하고 있다. 구글의 인공지능 비서인 ‘구글 어시스턴트’가 탑재된 LG 올레드 TV AI 씽큐, 네이버와 협력해 내놓은 인공지능 스피커 ‘씽큐 허브’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LG전자 관계자는 “60년간 축적해온 가전 기술이 인공지능 분야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씽큐 브랜드의 제품과 서비스가 서로 정보를 교환하면서 더 똑똑해질 수 있도록 인프라를 지속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출시되는 모든 가전제품에 무선인터넷(Wi-Fi)을 기본 탑재하고 있다.

▲ LG전자 트롬 스타일러. 출처=LG전자

 

더욱 더 편리해지는 트렌드 가전제품

공기청정기, 건조기 등 요즘 새롭게 뜨고 있는 트렌드 가전에도 스마트 기능이 속속 탑재되고 있다. 무선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IoT 기능, 혹은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이제 집 밖에서도 가전제품을 컨트롤할 수 있고, 더 효율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LG전자의 퓨리케어 360 공기청정기는 LG 스마트씽큐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하면 외부에서도 실내와 외부의 공기상태, 필터 교체시기 등을 확인하고 공기청정기를 가동시킬 수 있다. 옷을 씻어주는 LG 트롬 스타일러도 무선랜(Wi-Fi) 기능이 탑재돼 있다. 스마트씽큐 앱을 설치하면 외부에서도 의류관리코스 선택과 작동, 월별 에너지 사용량 확인, 의류관리코스 안내 등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LG 트롬 건조기에도 무선랜 기능이 탑재돼 물 비우기, 문 열림, 건조 종료 등의 제품 상태를 실시간 알림으로 받을 수 있다. 원격 제어도 가능하고, LG전자의 인공지능 스피커인 ‘씽큐 허브’와도 연동해 음성 제어도 가능하다.

삼성전자도 2018년형 무풍에어컨에 스스로 공기 질을 개선하는 인공지능 청정 기능이 추가됐고, 공기청정기 삼성큐브도 원격 제어뿐만 아니라 필터 교체 시점까지 미리 알려준다. 삼성전자는 트렌드 가전제품의 능동적인 작동에 방점을 찍었다.

임영석 삼성전자 개발팀원은 “사람들이 가전제품을 켰다가 껐다가 하는 반복에서 벗어나 가전제품이 능동적으로 건강한 환경을 유지하는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소비자의 사용 패턴을 학습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 기능을 확대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