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역사적으로 전염병은 인구 감소의 최대 주범이었다. 인류를 전염병의 공포에서 해방시킨 가전제품은 ‘진공청소기’였다. 진공청소기가 등장하면서부터 먼지와 세균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게 됐고 전염병 또한 눈에 띄게 줄었다.

오늘날 거의 모든 가정에 보급된 진공청소기는 지난 1907년 제임스 스팽글러(Jame Murray Spangler)가 개발했다. 백화점 관리인으로 근무한 그는 카펫 청소를 할 때마다 이어지는 기침에 괴로워하던 중, 기침의 원인인 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필터와 먼지 수집통이 달린 청소기를 고안했다.

냉장고 또한 ‘생존’을 위해 발명됐다. 오늘날 ‘먹방’의 유행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100년 전엔 ‘먹고 사는 일’이 중요했다. 제대로 먹는 일이 곧 생사와 직결되는 시대였다. 20세기 10대 혁신 기술로 꼽힌 ‘냉방·냉장 기술’의 총아인 냉장고의 등장은, 음식의 보관 기간을 연장하고 식생활의 변화를 견인한 것은 물론 인류의 수명까지도 연장시킨 굉장한 혁신제품이었다.

두 제품 모두 처음엔 보급률이 저조했다. 진공청소기를 유행시킨 건 제임스의 사촌 처남 윌리엄 후버(W. H. Hoover)다. 후버는 청소기의 특허권을 사들인 후 ‘열흘간 무료 체험’ 등 공격적 프로모션 전략을 펴 대중화에 성공했다. 그의 이름을 딴 ‘후버’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청소기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냉장고 보급의 저조한 분위기를 급반전시킨 것은 미국 최대 제조사인 제너럴일렉트릭(GE)이다. GE사가 생산한 일명 ‘모니터톱(Monitor Top)’ 냉장고 출시 이후 ‘가정용 냉장고’는 대중화의 길을 걸었다.

최근 철없이 찾아오는 미세먼지로 ‘건강 가전’이라는 새로운 가전제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시장 또한 확장일로에 있다. 공기청정기, 의류건조기, 의류관리기 등이 그 주인공으로 올해 판매량이 지난해에 비해 100% 이상 느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이제 30~40대에겐 필수 가전의 범주에 들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코노믹리뷰>는 새로운 가전 풍속의 변화 원인과 시장전망을 살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