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글로벌 드론 시장이 부상하는 현재, 국내 드론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704억원에 불과할 만큼 왜소하다. 정부는 2024년 관련 법령을 정비하고 규제를 개혁, 상업용 드론을 포함한 드론 시장 규모를 1조400억원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으나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특히 규제 개혁이 시급하다. 중국은 최근 레저용 드론 비행 범위를 대폭 늘렸으며, 미국은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한 10개 주가 드론 규제 완화를 위한 시범사업에 나서며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국내는 여전히 규제에 발목이 잡혀 있다. 12㎏에서 150㎏ 이하의 드론을 하늘에 날리려면 반드시 취득해야 하는 국가 자격증은 여전히 수백만원을 호가한다. 무엇보다 드론을 실제로 날리려면 거쳐야 할 관문이 많다.

국내 드론 산업의 미래가 아직은 불안정하지만, 최근 통신 3사의 탈 통신 기조와 맞물리며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나름 의미 있다. 통신사가 드론을 선택하면서 5G의 미래와 가까워지는 장면도 고무적이다.

LG유플러스, “비가시권 드론비행”

국내 통신 3사 중 드론에 가장 열의를 보이는 곳은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3월 16일 서울 용산사옥 지하 대강당에서 ‘제22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정관개정에 이동통신망을 활용한 사업 다각화를 목적으로 무인비행장치(관련 모듈 포함)의 구입, 제조, 판매 및 대여업, 정비, 수리 또는 개조 서비스, 무인비행장치 사용사업 등을 추가했다. 5G 시대를 맞아 드론과 연계된 신성장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LG유플러스는 최근 맞춤형 LTE 드론부터 클라우드 관제, 종합 보험까지 한 번에 제공하는 LTE 드론 토탈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드론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공개된 U플러스 클라우드 드론 관제 시스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통신기능을 활용해 드론의 위치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 항공기의 관제 시스템처럼 드론 비행 운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통신망만 연결돼 있다면 수백 ㎞ 거리의 원격지에 있는 드론을 거리 제한 없이 띄우고 조종할 수 있다.

권용훈 LG유플러스 드론팀장은 “축구장 20여개 넓이에 이르는 상암동 하늘공원과 같은 개활지를 빠르게 수색하는 데 드론만한 솔루션은 없다”면서 “실종된 아동을 찾는 것과 같은 사회공헌 분야에도 클라우드 드론 관제 시스템 활용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전용 콘트롤러를 통해 수동으로 조작하는 일반적인 드론과 달리 LG유플러스의 드론 시스템은 목적지만 입력하면 드론 이륙에서 비행, 귀환까지 전 과정이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PC나 태블릿, 스마트폰 어떤 단말 운영체제에서도 웹으로 접속해 자유롭게 드론 비행계획을 실현할 수 있으며, 기존의 드론은 비행 도중 촬영한 사진이나 영상을 저장하는 장치가 필요했지만 이 관제 시스템은 세계 최초로 드론을 통해 촬영하는 풀HD급의 고화질 영상을 실시간으로 IPTV에서 확인할 수 있다.

5G를 중심에 두고 두각을 보이고 있는 스마트홈 전략을 연결해 시너지를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5G 시대에는 LTE 대비 10여배 빠른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며, 드론이 전송하는 대용량 4K, 8K급의 깨끗한 고화질 영상을 지연 없이 실시간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 권영수 부회장은 “올해는 차별화된 서비스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홈미디어와 IoT에서 확실한 일등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면서 “5G망의 효율적인 구축 및 운영 역량 확보를 위해 착실히 준비하고, 새롭고 혁신적인 5G 서비스 발굴에 힘쓰겠다”라고 밝혔다.

드론과 5G의 관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초부터 산업용 드론을 제조하는 프로드론과 협력해 클라우드 드론 관제 시스템에 최적화된 스마트 드론을 개발했다. 무인 항공기 운행관리 시스템 등 관제 솔루션을 개발하는 테라드론과도 손을 잡았고 다양한 드론 관련 기업과 전략적 파트너로서 제휴와 협업에 나서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앞으로 시스템 고도화를 추진해 올해 말까지 3D지도, 상공 전파 지도, 실시간 드론길 안내 시스템을 순차적으로 개발해 선보일 계획이다.

올해 1월에는 LG유플러스의 드론 관제 시스템이 수상드론과도 연결됐다. LG유플러스는 부산 해운대 송정리 인근 미역양식장에서 스마트 드론관리 서비스를 시연했다. 시연에서 환경센서가 탑재된 제이와이시스템의 수상드론을 이용, 양식장 주위 수 ㎞까지 해상 환경을 모니터링해 양식장에 적합한 최적 환경 관리와 양식장 근해 환경 변화 파악 등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송정리 포구에서 출발한 수상드론은 약 1㎞에 해당하는 양식장 주위를 자동 주행하며 수집한 수온, 용존 산소량 데이터를 LTE 통신망을 통해 유플러스 관제 시스템에 전송했다. 이 같은 데이터는 한해 수확량을 예측하는 등 어민들에게 중요한 분석 데이터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상드론은 LG유플러스가 최초로 개발한 LTE 클라우드 관제시스템을 적용해 LTE 영상전송과 자동주행, LTE원격조종 기능을 보여줬으며 최대 6시간 운행이 가능하다. LG유플러스 미래서비스사업부장 박준동 상무는 “국내 최초로 개발한 LTE 클라우드 관제 시스템과 스마트드론을 활용해 농업, 배송, 건설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활용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면서 “이번 수상드론을 통한 스마트한 양식장 관리 서비스는 드론 관제 시스템이 수산업에서도 요긴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 드론 경쟁력의 화룡점정은 국내 최초로 드론 비가시권 비행 승인을 받은 장면이다.

LG유플러스는 5월 24일 한화정밀기계와 협력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드론 비가시권 특별비행 자격을 획득했다고 발표했다. 두 회사는 드론 비가시권 특별비행 승인을 위해 항공안전법의 ‘무인비행장치 특별비행을 위한 승인절차에 관한 기준’에 따라 드론 비행의 목적, 방식, 비행경로, 고도 등을 포함하는 비행계획서를 제출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를 승인했으며 두 회사는 국내 1호 드론 비가시권 특별비행 자격을 확보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드론을 활용한 실종자 수색 비행이 가능할 전망이다. LG유플러스의 클라우드 드론 관제시스템과 실시간 영상 전송 솔루션과 한화정밀기계의 드론 기체를 연동해, 실종자를 신속하고 안전하게 탐색·발견·구조하는 것으로 가시권 밖에서 드론을 컨트롤한다.

LG유플러스는 송파구청과 송파경찰서, 여주경찰서를 대상으로 비가시권 실시간 드론 원격제어를 통한 실종 아동 찾기 시연도 성공적으로 시연했다. 송파구 안전담당관 안재승 안전기획팀장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직원 및 주민들이 직접 점검하는 방식에서, 드론의 비가시권 비행을 통한 점검으로 전환해 업무의 효율성을 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T “드론으로 5G 핵심”

KT의 드론 사랑도 만만치 않다. KT는 지난해 5월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의 드론 안전 운용을 위한 저고도 교통관리체계 개발 및 실증시험 사업에 공동연구기관으로 선정돼 항공안전기술원 및 항공우주연구원과 협약을 체결했다. 저고도 무인항공기 교통관리 플랫폼이 핵심이며 드론 간, 혹은 드론과 건물 간 충돌이나 불법 드론에 의한 사생활 침해, 테러 등 드론에 의한 사고와 재난 예방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작업이다.

지난 평창 동계 올림픽 성화봉송 현장에서 KT의 드론 경쟁력은 더욱 강렬해졌다. 드론을 활용해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스페셜 성화봉송 행사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황창규 KT 회장에서 시작된 성화는 신입사원을 거쳐 5G 드론으로 이어졌다. 국내 최초로 국토부로부터 야간 드론 비행 승인을 받은 KT의 저력이다. 성화봉송을 위해 KT가 특별 제작한 5G 드론은 기체에 성화봉과 5G 단말이 설치됐다. 5G 드론은 5G 네트워크를 통해 작동이 이뤄졌다. LED로 장식된 5G 드론은 광화문광장 남단에서 KT 광화문빌딩 앞까지 비행해 드론레이싱 세계챔피언 김민찬 군에게 성화를 전달했다.

기가스토리 1호 섬인 전라남도 임자도에는 KT의 드론 교육장이 열렸다. KT는 올해 1월 임자도 주민들의 요청으로 실생활에 필요한 드론 교육을 위한 교육장을 구축했으며 교육장에서는 이론, 조종 실습은 물론 향후 드론 자격 검정과 농업용 드론 임대까지 지원하고 있다.

야구의 계절을 맞아 야구장인 수원 KT 위즈파크에도 KT의 드론이 지난 4월 나타났다. 세계 최초로 LTE 모듈이 탑재된 레이싱 드론이 시연됐으며 선수가 보는 1인칭 시점(FPV, First Person View) 영상을 기존 저주파 대역의 라디오 주파수 방식이 아닌 LTE 망을 이용해 제공해 눈길을 끌었다.

LTE 드론 레이싱 쇼케이스 후 KT 5G 드론 레이싱 리그도 열렸다. KT는 “LTE 드론레이싱 쇼케이스를 통해 5G 드론을 구현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마련되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KT 위즈파크에서 다양한 행사를 마련해 드론과 대중이 더욱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드론 패트롤 시티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KT는 4월 화성시와 협력해 드론을 활용한 안전관제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KT는 채인석 화성시장 등 시청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드론 관제 솔루션을 시연해 호평을 받았다. 경광등을 장착한 드론이 이륙한 후 100m 지점에서 고정익 변환으로 사각지대를 촬영했으며 저속(20㎞/h) 영상을 지상으로 전송한 후 고속(70㎞/h)으로 이동해 고화질 영상을 지상 관제 요원에게 끊김 없이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 KT가 주관하는 LTE 드론 레이싱이 펼쳐지고 있다 출처=KT

SK텔레콤 “드론과 보안, 찰떡궁합”

SK텔레콤도 드론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가 5G의 미래를 드론으로 강화하고 있다면, SK텔레콤은 자율주행차와 인공지능 플랫폼에 더욱 집중하는 분위기다.

SK텔레콤의 드론 경쟁력은 보안 분야에서 빛을 발한다. SK텔레콤은 5월 21일 대구지방경찰청과 수색용 드론, 순찰차량 카메라, 영상관제 시스템 등으로 구성된 ICT 치안 솔루션 제공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이번 협력에 따라 순찰 차량과 드론에서 송출하는 실시간 영상은 경찰서의 상황실에 적용된 ‘T 라이브 스튜디오’에 전달되어 실시간으로 관제할 수 있도록 해준다. 여러 대의 순찰 차량과 공중의 드론에서 보내온 영상 정보를 조합하면 입체적인 분석이 가능해, 경찰이 현장 대응능력을 높이고 각종 사건 사고에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핵심은 LTE 이동통신망을 통해 실시간 고화질 영상을 끊김 없이 전송할 수 있는 ‘T 라이브 캐스터’다. 이 솔루션은 다양한 촬영장비와 연동 가능한 송신장치인 ‘T라이브 캐스터’ 단말, 수신한 영상을 실시간으로 관제할 수 있는 ‘T 라이브 스튜디오’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별도의 송신장치 없이 스마트폰 앱 형태로 사용할 수 있는 ‘T 라이브 캐스터 Smart App’도 제공해 사용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허일규 SK텔레콤 IoT Data 사업부장은 ”현장 경찰관의 현실적 필요를 반영해 더 안전한 도시를 만들고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기술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