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다 중형차 '어코드 2.0 터보'. 사진=혼다코리아

“모든 면에서 타협 없는 혁신을 끌어냈다.”

정우영 혼다코리아 대표가 지난달 9일 자사 신형 중형차인 어코드 10세대 출시행사에서 한 말이다. 혼다 어코드를 지난달 29일 시승해봤다. 시승해본 어코드는 정 대표의 말에 딱 들어맞았다. 출시행사에서 본 새로운 내·외부 디자인은 요소들과 함께 뛰어난 주행감을 구현했다.  ‘압도적인 자신감’이라는 슬로건에 걸맞은 성능이었다.

이날 시승한 차는 어코드 2.0 터보 스포츠 모델이었다. 이 모델은 2.0ℓ 직분사 브이텍 터보 엔진과 혼다가 독자 개발한 10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되어 최고출력 256마력, 최대토크 37.7㎏·m의 주행성능을 자랑한다. 여기에 동급 최대 19인치 알로이 휠, 업그레이드된 주행안전장치 혼다 센싱,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주행을 위한 첨단 사양까지 대거 탑재했다.

직접 타본 어코드 2.0의 강점은 세 가지였다. 승차감, 넓고 단정해진 실내, 조작하기 편한 인터페이스다.

가장 뛰어난 부분은 승차감이다. 본격 주행하기 위해 어코드 2.0의 액셀러레이터를 밟아 보면 발랄함과 묵직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반응속도는 빠르지만 안정감은 유지된다. 고속 주행을 하면서 액셀을 꾹 밟자 차가 빠르게 치고 나간다. 특히 140km가 넘는 고속 주행에서 ‘지금 70km로 달리고 있는가?’라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주행 안정성이 뛰어나다. 거칠게 액셀과 브레이크를 밟아도 승차감은 여전히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함께 차를 탄 자동차 전문 기자는 “이건 E클래스와 견줘도 될 정도로 차가 안정감 있다”고 평가했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양 차를 타본 소비자는 주행 안정성만 보면 어코드를 능히 선택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주행 도중 차로유지보조 기능은 조금 아쉽다. 어코드 2.0은 차선을 넘은 후에야 급하게 차선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때때로 차선을 넘어가기도 했다. 시승해본 차 중 가장 뛰어난 차로유지 성능을 보인 볼보 XC60과 비교했을 때 많이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XC60이 자연스러운 핸들링으로 차선을 유지하는 것과 비교하면 다소 거친 느낌이다.

사이드미러 시야가 좁은 것도 단점이다. 광각 미러로 교체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소비자가 선택할 수도 있다. 주행 도중 노면 소음도 동급 대비 차종과 비교하면 조금 크다. 풍절음은 잘 막아냈다.

▲ 혼다 중형차 '어코드 2.0 터보'. 사진=이코노믹 리뷰 장영성 기자

넓고 단정해진 실내는 매력적인 요소다. 기존 듀얼 디스플레이는 최신 트렌드인 플로팅 타입의 8인치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터치감도 좋고 반응도 빠르다. 운전자가 보기 편하도록 비스듬히 배치된 모습은 혼다의 세심한 배려도 엿보인다. 디스플레이 조작 방식은 스마트폰과 같은 감압식이나 정전식이 아닌 버튼식이다. 주행 중 설정을 변경하기가 편하다. 마치 폴더폰을 조작하는 것 같은 느낌도 들지만, 눈을 감고도 문자를 보낼 수 있던 시절을 생각하면 버튼식 조작은 꽤 유용하다.

디스플레이에는 내비게이션 제조업체 아틀란의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장착됐다. 이 부분에 의외로 매력을 느끼는 소비자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 대부분은 자사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장착해 경로 안내가 정확하지 않아 말이 많았다. 이를 불만으로 여기는 오너들은 내비게이션을 교체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차내 내비게이션 기능이 있음에도 휴대폰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는 일도 벌어졌다. 혼다 어코드는 국내산 내비게이션을 장착해 교체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 혼다 중형차 '어코드 2.0 터보'. 사진=이코노믹 리뷰 장영성 기자

어코드 10세대는 실내가 아주 넓다. 앞 좌석의 시트를 최대한 뒤로 당겼는데도 카 180cm의 남성이 앉았을 때 주먹 하나 이상이 남는다. 공간을 잘 뽑아내는 국산 중형 세단과 비교해 봐도 손색없다. 10세대 어코드는 길이가 4880mm, 너비는 1860mm, 높이는 1450mm다. 2830mm의 축간거리를 갖췄다. 이는 9세대에 비해 길이는 10mm 줄고, 너비는 10mm 증가했으며 높이는 15mm 낮아졌다. 축간거리는 55mm 커졌다. 그만큼 차 크기가 커지고 포지션은 낮아졌으며, 실내 공간은 넓어졌다.

내관이 아닌 외관만 보면 파격적인 디자인 변화는 전문 기자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린다. 아우디 A7과 같은 패스트백 스타일, 혼다 시빅과 흡사한 C자형 테일램프 디자인은 개인차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어코드 2.0 터보 스포츠는 기존 모델과 비교해 변신에 성공했다. 동급대비 가장 넓은 실내 공간과 주행 도중 조작하기 쉬운 인터페이스, 그리고 뛰어나다 못해 극찬할만한 주행 성능까지. 경쟁 모델이라 할 수 있는 토요타 캠리가 국내 시장에 먼저 발을 디딘 가운데 캠리와 어코드의 대결이 기대된다.

시승한 어코드 2.0 터보 스포츠의 가격은 4290만원이다. 1.5 터보는 3640만원, 하이브리드 EX-L 4240만원, 하이브리드 투어링 4540만원이다.

▲ 혼다 중형차 '어코드 2.0 터보'. 사진=이코노믹 리뷰 장영성 기자
▲ 혼다 중형차 '어코드 2.0 터보'. 사진=이코노믹 리뷰 장영성 기자
▲ 혼다 중형차 '어코드 2.0 터보'. 사진=이코노믹 리뷰 장영성 기자
▲ 혼다 중형차 '어코드 2.0 터보'. 사진=이코노믹 리뷰 장영성 기자
▲ 혼다 중형차 '어코드 2.0 터보'. 사진=이코노믹 리뷰 장영성 기자
▲ 혼다 중형차 '어코드 2.0 터보'. 사진=이코노믹 리뷰 장영성 기자
▲ 혼다 중형차 '어코드 2.0 터보'. 사진=이코노믹 리뷰 장영성 기자
▲ 혼다 중형차 '어코드 2.0 터보'. 사진=이코노믹 리뷰 장영성 기자
▲ 혼다 중형차 '어코드 2.0 터보'. 사진=이코노믹 리뷰 장영성 기자
▲ 혼다 중형차 '어코드 2.0 터보'. 사진=이코노믹 리뷰 장영성 기자
▲ 혼다 중형차 '어코드 2.0 터보'. 사진=이코노믹 리뷰 장영성 기자
▲ 혼다 중형차 '어코드 2.0 터보'. 사진=혼다코리아
▲ 혼다 중형차 '어코드 2.0 터보'. 사진=혼다코리아
▲ 혼다 중형차 '어코드 2.0 터보'. 사진=혼다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