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식품기업 CJ제일제당이 고부가가치 사료용 아미노산으로 주목받고 있는 ‘발린’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 지위에 오르며 글로벌 1위 그린 바이오 기업을 향해 속도를 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돼지·닭·사료에 필수 아미노산을 더하는 첨가제로 쓰이는 글로벌 발린 시장에서 지난해 처음으로 시장점유율 60%(판매량 기준)를 넘어서며 1위에 올랐다고 29일 밝혔다. 발린은 CJ제일제당이 글로벌 그린바이오 시장에서 1위에 올라있는 4개 품목(라이신·트립토판·핵산·발린) 중 하나다.

▲ 발린을 비롯해 라이신 등 CJ제일제당의그린 바이오 주요제품을 생산하는 중국 센양 바이오 공장 전경. 출처=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은 2014년 중국 센양(심양)공장에서 발린을 생산하며 글로벌 시장에 처음 진출한지 3년 만에 압도적 1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CJ제일제당은 올해도 적극적인 수요 확대 전략으로 지난해보다 점유율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센양공장 가동 다음해인 2015년 글로벌 점유율 30%, 2016년 40%를 넘은 후 지난해 세계 시장의 60%까지 높아졌다”면서 “발린 시장은 최근 5년간 연평균 48% 성장을 보이고 있어 추후 공장 증설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 발린시장 규모는 1000억원 규모로 CJ제일제당 뒤를 이어 일본의 이지노모토가 2위, 독일의 에보닉이 3위를 잇고 있다.  

발린은 가축의 체내에서 부족하기 쉬운 필수 아미노산 중의 하나다. 발린은 성장을 돕고 면역력을 강화하는 용도로 활용하는 사료첨가제다. 발린은 동물 체내에서 에너지가 부족하면 대사과정을 통해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성장 개선효과를 유도할 수 있다. 또 근육 재생 역할을 수행하고 동물의 두뇌활동을 돕는 기능도 있다. 글로벌 그린 바이오 시장에 속하는 다양한 품목중에서 라이신을 비롯한 다른 사료용 아미노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으나 최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글로벌 발린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CJ제일제당은 제품만 판매하는 이전 방식 대신 적합한 사용법과 노하우를 함께 제공하는 ‘기술 마케팅’과 함께 대형 발효기반 생산 체제를 구축하며 짧은 기간 안에 ‘초격차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특히 발린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역발상’으로 수요 확대 전략을 적극 펼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일본 기업 ‘아지노모토’를 비롯해 시장에 먼저 진출한 기업들은 대부분 자돈(새끼돼지) 위주의 수요를 공략해 왔다. CJ제일제당은 잠재력이 큰 모돈(어미돼지)와 육계(肉桂) 등 신규 수요를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이를 위해 시장 진출과 동시에 중국과 유럽 등에서 모돈과 육계를 대상으로 사양시험을 했다.  사료 내 조단백질(Crude Protein, 질소함량이 높은 단백질) 함량을 낮추고 그 대신 발린과 아미노산을 첨가하는 친환경 배합비를 제시했다. 이 같은 전략 성공에 힘입어 CJ제일제당은 이전 유럽지역의 수요뿐 아니라 남미와 중국 등 대형 시장의 수요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었다.

CJ제일제당은 그린 바이오 사업의 핵심경쟁력인 우수 균주(菌株)에 대한 연구개발과 수율(투입량 대비 완성품의 생산량) 향상에도 주력해 경쟁 업체를 압도하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원가경쟁력을 유지·향상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발린은 앞으로도 수요가 지속 가능할 것이 확실해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음 품목이다”면서 “특히 트립토판 등 다른 아미노산과 시너지도 있어 확장성이 매우 높은 품목으로 앞으로 발린 사업이 CJ제일제당이 글로벌 1위 바이오 기업이 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