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당, 호텔 및 기타 계절 사업자들이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비자 제한과 완전 고용상태인  미국 노동시장 상황으로 여름 성수기에 직원 고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출= Northern Express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비자 제한과 완전 고용 상태의 미국 노동시장 상황으로 여름 성수기 직원 고용이 어려워지면서 식당, 호텔과 기타 계절 사업자들이 2년 연속 일손 찾기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일부 회사들은 푸에르토리코까지 가서 노동자를 채용하기도 하고, 또 다른 회사들은 근무 시간을 줄이거나 사업 확장 계획을 연기하는 등 일손 공백의 틈을 메우려고 분투하고 있다. 

매사추세츠주 웰플릿(Wellfleet)에서 두 개의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피터 홀은 “이리 저리 노력했지만, 아직 요리사 5명이 부족하다”면서 "H-2B 비자를 소유한 계약직 노동자 고용을 결정하는 추첨에서 당첨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국 의회는, 4월 1일부터 10월 1일까지 6개월 동안 3만 3000개씩 계산해, 비농업 계약직 노동자를 위한 H-2B 비자를 12개월 동안 총 6만 6000개로 한도를 설정했다. 비자는 사용자가 요청한 단기간 동안만 유효하며, 미국에서 이미 일하고 있는 노동자의 경우 최대 3년간 연장될 수 있다. 외국인 노동자를 채용하려는 기업들은 그들이 찾는 업종 범주별로 특정 수의 노동자를 요청하는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비자 발급 수와 기업이 원하는 노동자 수간의 격차는, 지난 해 의회가 재취업을 원하는 노동자에 대한 비자 신청 면제를 갱신하지 않으면서 더 벌어졌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비자 프로그램에 따라 미국에 왔지만 계절 고용이 끝난 후 (비자 기한 만료로) 미국을 떠날 수 밖에 없는 노동자들의 새로운 비자를 요구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다. 

올 여름의 경우, 기업들은 신청 첫 날인 지난 1월 1일에 8만 1000명 이상의 노동자가 필요하다고 신청서를 제출했다. 대부분은 관광 관련 업계에서 나왔지만, 조경과 식품 가공업에서도 많은 인원을 신청했다.

신청서가 너무 많이 접수되다 보니, 산청서 승인을 담당하는 국토안보부는 추첨 절차를 사용해야 했다. 처음 신청이 제출된 2700건의 신청서를 대상으로 추첨을 했다. 특히 실업률이 3.9%로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완전 고용에 가까운 상태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자를 찾는 일은 하늘의 별따기 같이 어렵다.

중소 기업들은 어느 회사가 H-2B 노동자를 확보해 회사 운영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주장한다. 미시간주 매키노 아일랜드(Mackinac Island)에서 호텔, 레스토랑 6곳, 사탕 가게 3곳 등을 운영하는 레나 퍼지샵(Rena’s Fudge Shops)의 타드 캘리웨트 대표는 "완전히 누가 추첨운이 좋으냐는 운수소관의 문제가 돼버렸다”고 하소연했다. 

그의 회사는 지난 해에는 H-2B 비자를 받은 필리핀과 자메이카 노동자 75명을 고용했지만, 올해에는 추첨에서 선정되지 못해, 아직 비자가 만료되지 않아 계속 남아 있는 35명만 일하고 있다. 회사 측은 부족한 인력을 채용하려고 8000달러(860만원)를 써가며 푸에르토리코까지 갔지만 단 한 명도 구하지 못해 플로리다의 인력 회사 두 곳과 계약을 맺고 현지 요리 학교에서 몇 명의 인턴을 데리고 왔다. 

회사는 또 5월 첫 주에 계획한 세 곳의 식당 개장을 메모리얼 데이(28일)로 연기했다. 또 다른 레스토랑을 인수하려는 계획도 유보했다. 캘리웨트 대표는 "하고 싶지만 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직원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으니까요. 이런 상황에서는 미래를 계획할 수 없습니다."

▲ 한 리조트의 최고운영책임자는 "직원을 충분히 확보하지못해 고객 만족도가 크게 떨어졌다.”고 한탄했다.       출처= Naukri Gulf

의회는 이번 여름 비자 발급 한도 해제를 부결시키면서 국토안보부 장관에게 올 여름 H-2B 비자를 최대 6만 9000개까지 확대하는 권한을 허용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1만 5000개의 비자를 추가 발급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래도 지난 해 승인 건수와 같은 수치다. 신속한 조치를 취하라는 의회의 권고가 있었지만, 행정부는 아직 아무 발표도 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도, 여름 성수기가 거의 끝나서야 추가 근로자들이 들어왔다.

미네소타주 브레이너드(Brainerd)에서 300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는 리조트 ‘매든스 온 걸 레이크’(Madden's on Gull Lake)는, 지난 해 예상한 62명의 H-2B 비자 소지자를 처음부터 받지 못해 25만달러(2억 7000만원) 이상의 매출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 리조트는 개장을 계획한 5곳의 레스토랑 중 2곳을 연기하고 일부 고객들을 돌려 보내야 했다. H-2B 비자 소지자 21명이 도착한 것은 성수기가 지난 8월이었다.

리조트의 최고운영책임자(COO) C. 벤 더링거는 "직원을 충분히 확보하지못해 고객 만족도가 크게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다행히 올해는 운이 좋아 신청한 62명의 H-2B 비자를 모두 받을 수 있었다. 또 취업 인턴 비자인 J-1 비자 프로그램을 통해 17명의 학생들을 추가로 모집해 이들을 위한 숙소 비용으로 4만달러를 지출했다.

커스텐 닐슨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달 초 하원에 출석해 국회의원들에게, 책임을 자기에게 전가 시키지 말고 의회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수준으로 비자 발급 한도를 설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닐슨 장관은 "이런 회사들에게 생존 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한 가장 공정한 방법은 법으로 정확한 숫자를 명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이민국(U.S. Citizenship and Immigration Services)의 한 관리에 따르면 “한도를 늘리는 것은 몇 주, 때로는 몇 달이 걸리는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웰플릿(Wellfleet) 레스토랑의 피터 홀은 1월 1일 H-2B 노동자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운 나쁘게도” 아직 뽑히지 못했다. 그는 임금을 인상하고 구인 광고에 더 많은 돈을 지출했으며, 동병 상린을 앓고 있는 같은 주의 케이프 코드(Cape Cod)에서 온 몇몇 기업인들과 함께 취업 후보자들을 인터뷰하기 위해 푸에르토리코까지 다녀왔다. 그는 아직까지 아침 식사를 위해 식당 문을 열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직원이 없다.

같은 매사추세츠주 이스텀(Eastham)에서 조경 사업을 하고 있는 폴 무어도, 푸에르토리코까지 가서 겨우 3명의 직원을 고용할 수 있었는데, 이 중 한 명은 2개월도 안 돼 반장으로 승진시켜 주기로 약속했지만, 나머지 두 명은 끝내 공항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