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그나로크 온라인 이미지. 출처=그라비티

[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게임 개발·서비스 업체 그라비티가 올해 라그나로크M을 글로벌 론칭하고 모바일 액션 RPG ‘라그나로크: 스피어 오브 오딘’과 수집형 모바일 RPG'라그나로크R'을 동남아시아 지역에 선보이는 한편 라그나로크 IP를 기반으로 한 신작 모바일게임을 올해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라비티는 PC 게임 ‘라그나로크 온라인’에서 시작해 모바일 게임으로 진화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명진 작가의 만화 ‘라그나로크’를 원작으로 둔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2002년 서비스를 시작하며, 국내외에서 모두 성공했다. 그라비티가 2005년 한국 게임 업체 중 유일하게 나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발판을 마련해주었다. 

그라비티는 2012년 사업의 방향을 모바일게임 시장으로 돌렸다. 그라비티 자회사인 네오싸이언은 라그나로크를 활용한 ‘라그나로크 발키리의 반란’, ‘라그나로크 길드마스터즈’, ‘라그나로크 컨커’, ‘라그나로크 바이올렛’, ‘라그나로크 베르사르크’ 등을 쏟아냈다. 몇몇 게임들은 출시 직후 반짝인기를 끌었지만, 대부분 오래 가진 못했다.

그라비티의 실적을 보면 당시 상황이 녹록지 않았음을 유추할 수 있다. 그라비티는 모바일게임 시장에 본격 진출한 2012년 이후 적자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2013년 영업이익 167억원 적자를 시작으로 2014년 -118억원, 2015년 -172억원을 기록하며 3년 연속 100억원대 적자를 계속했다. 믿은 라그나로크 IP가 모바일에서 통하지 않은 셈이다.

 

특히 라그나로크 발키리의 반란은 원작을 최대한 재현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인 게임이었지만 라그나로크 온라인을 즐긴 유저들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라그나로크 발키리의 반란은 2014년 3월 ‘라그나로크 영웅의 길’로 재탄생해 반전을 노렸다. 역부족이었다. 라그나로크 IP의 계속된 부진. 그러나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그라비티는 2016년 드디어 3년간의 적자에서 탈출했다. 2017년엔 매출액이 전년 대비 176% 급등하며 영업이익을 140억원 대로 끌어올렸다. 그라비티의 계속된 부진을 막아준 것도 결국 라그나로크였다.

드림스퀘어가 개발한 수집형 모바일 RPG인 라그나로크R이 2016년 10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중국, 대만, 태국, 한국에 연달아 출시했다. 2017년 10월 라그나로크M이 대만, 홍콩, 마카오에서 출시돼 매출액을 단기간에 끌려올렸다. 라그나로크M은 대만에서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10주간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선전했다. 지난해 그라비티는 매출액 1416억원, 영업이익 140억원을 올렸다. 그중 4분기 매출액이 675억원, 영업이익은 29억원을 차지했다. 같은 해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 온라인을 대만에 재론칭하기도 했다.

▲ 라그나로크M 대표 이미지. 출처=그라비티

올해 1월엔 방치형 RPG ‘라그나로크: 포링의 역습’을 출시했다. 3월엔 라그나로크M을 국내에 출시했다. 국내 성적표도 준수하다. 출시 이후 양 마켓 매출액 순위권에 진입해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27일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 5위, 애플 앱스토어 3위다.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M 효과로 올해 1분기 매출액 663억원, 영업이익 48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84%, 46% 늘었다. 영업이익률이 낮은 건 출시 초기 마케팅 비용 때문이라고 그라비티 관계자는 설명했다.

▲ 라그나로크M은 출시 이후 꾸준히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매출 부문 상위권을 유지했다. 출처=게볼루션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M이 좋은 성과를 이룬 이유에 대해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많은 부분을 계승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과금 요소도 게임 내 밸런스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 운영하는 점도 긍정 효과를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과거 라그나로크 온라인을 5년간 즐긴 한 유저(29)는 “라그나로크M은 과거 감성을 유지했고, 게임 조작은 모바일에 맞게 편리하다”면서 “특히 스탯과 스킬, 아이템 강화 콘텐츠가 유저에게 좀더 합리적으로 운영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라비티는 올해 라그나로크M을 글로벌 론칭하고 모바일 액션 RPG ‘라그나로크: 스피어 오브 오딘’과 라그나로크R을 동남아시아 지역에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라그나로크 IP를 기반으로 한 신작 모바일게임을 올해 공개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라비티의 역사에는 항상 라그나로크가 있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보인다. 라그나로크 IP를 사랑하는 유저들의 반응이 좋을지 나쁠지는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