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올해 1분기 정유사 실적발표가 완료됐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의 국내 정유 빅4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한 가장 큰 이유는 올해 1분기 전 세계 업황 부진과 환율 하락으로 인한 불확실성이다. 정유 빅4의 1분기 성적이 시장 기대치만큼 나오지 못한 와중에 현대오일뱅크가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 정유 4사 2018년 1분기 실적. 출처=각 사

 

26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이 6.57%로 정유4사 중에 가장 좋은 성적을 보였다. 이는 업계 맏형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률 5.85%, GS칼텍스의 3.6%, 에쓰오일의 4.72%를 앞서는 수치다. 

영업이익에서도 현대오일뱅크는 3138억원으로 정유업계 빅4 중 2위를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이 7116억원,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이 각각 2807억원, 254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대비 영업이익 증감률에서도 현대오일뱅크는 약진했다. GS칼텍스가 52%의 하락을 보이며 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고, SK이노베이션도 29.1%, 에쓰오일도 23.7%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현대오일뱅크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하락했지만 11.6%로 타사 대비 선방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업황 부진 속에서 홀로 약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에 대해 “높은 고도화비율과 자회사의 성공적인 안착이 꼽힌다”면서 “38.2%의 높은 고도화설비 비율로 경제성이 높은 경질유를 더 생산할 수 있고, 경제성이 떨어지는 벙커C유와 같은 중질유 생산을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 국내 정유4사 로고. 출처=각 사

 

정유업계 2분기 전망은?

정유 4사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보다 낮게 나왔지만 업계는 2분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유가 상승 기조에 따라 정유제품의 정제마진이 증가할 것이고, 비정유 부문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배경에서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분기 전체 영업이익 중 64.4%에 달하는 4582억원의 영업이익을 화학, 윤활유, 석유개발 등 비(非)정유 부문에서 달성했다. SK이노베이션은 “화학·윤활유 사업 중심의 비정유 부문 사업이 안정적인 시황 속에서 호실적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 중 비정유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다. 2015년 49%, 2016년 55.9%, 지난해에는 64%가 비정유부문에서 나왔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비정유 사업 중심의 차별적 경쟁력을 통해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2분기에도 SK이노베이션은 비정유 부문에서의 경쟁력을 더 강화할 계획이다.

▲ 연도별 정유사 고도화설비 규모와 비율 추이. 출처=신한금융투자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 SK이노베이션은 정유사업부 실적이 정제마진이 전 분기대비 2.2%상승하고, 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재고평가이익이 증가해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면서 “휘발유 마진도 성수기가 오기 때문에 정제마진이 큰 변동 없이 안정적 흐름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GS칼텍스도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GS칼텍스는 전남 여수 MFC설비에 2조원대의 신규 투자계획을 지난 2월 밝혔다. 2022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투자가 완료되면 연간 에틸렌 70만t, 폴리에틸렌 50만t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향후 수요성장이 가장 높다고 평가되는 폴리에틸렌 시장에 진출한다는 점과 기존 석유사업에 집중됐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GS칼텍스의 실적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하반기에 정제 마진이 고도화 설비 가동 등으로 높아지고, 양호한 비정유 부문의 실적 등으로 국내 주요 정유사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투자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정유사들의 고도화설비 규모와 비율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2011년 22%대의 고도화 비율은 올해 27%대가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