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수박바 립스틱 품절입니다”

국내 아이스크림 소매시장 규모는 해마다 줄고 있다. 빙과업체들에겐 절체절명의 위기다. 이에 빙과업체들은 젊은 세대의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신선한’ 시도로 위기를 돌파하려고 시도한다. 수박바·죠스바·스크류바 립밤에 메로나 칫솔·가방·신발·모자까지. 다른 업종과의 협업으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는 빙과업계의 행보는 종잡을 수 없다. 이 제품들을 판매하는 매장은 제품은 입고되자마자 동이나 구매하러 왔던 손님들이 발길을 돌리기 일쑤다. 그렇기에 빙과시장은 녹아내리는 듯 축소일로다.

국내 아이스크림 소매시장 규모는 2015년 2조184억원이었다. 2016년에는 1조9618억원, 지난해에는 1조6837억원으로 녹아내리고 있다. 시장규모 축소에는 아이스크림의 주 소비대상인 어린이와 청소년 인구가 계속 감소와 디저트 개념이었던 아이스크림 대신 커피나 음료 등을 마시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을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빙과업계는 다른 업종과의 협업으로 재밌고 신선한 아이템을 내놓아 젊은 세대에게 브랜드를 각인시키고 이미지를 제고시키고자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25일 빙과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가 지난해 새로 개발하거나 이전 제품을 변형해 출시한 제품은 60여개가 넘는다. 이 중 새로 출시한 제품은 10개고, 나머지는 형태나 맛에 변화를 줬다.

▲ 롯데제과의 스테디셀로 죠스바·스크류바·수박바와 생활용품 기업 해피바스가 손잡고 선보인 한정판 립밤과 자외선차단체 제품이다. 출처= 해피바스

지난 10일에는 바디케어 브랜드 해피바스와 손잡고 장수 브랜드인 죠스바, 스크류바, 수박바의 립밤 제품을 선보였다. 또 지난해 구슬 아이스크림으로 유명한 동학식품의 미니멜츠와 협업해 ‘미니멜츠빅 스큐르아이스 · 수박아이스’를 내놨다. 파인트, 치어팩 등 다양한 사이즈 패키지를 출시해 825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좋은 반응을 얻자 다양한 영역으로 협업의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빙그레는 지난해 생활용품기업 애경과 협업해 칫솔 제품을 선보였다. 1992년 출시해 28년간 꾸준히 사랑받는 제품 ‘메로나’를 활용해 바(bar)형태의 아이스크림 모양을 그대로 재현한 칫솔을 출시했다. 또 SPA 패션 브랜드 스파오, 스포츠 브랜드 휠라 등의 협업으로 가방, 옷, 신발 등의 제품을 내놨다. 특히 세븐일레븐에 출시됐던 메로나 수세미는 생활가전용품 1위에 오를 정도로 젊은 세대의 인기를 끌었다.

빙그레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지난해 기준 3~5배 정도 신제품을 더 많이 내고 있다”면서 “실패를 많이 하지만 시도하는 자체로 다양한 시장의 니즈와 소비자의 입맛을 파악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 빙그레의 대표 아이스크림 메로나를 활용해 제작한 운동화(왼쪽 아래부터 시계방향으로), 칫솔, 수세미, 탄산음료, 티셔츠 제품이다. 출처= 빙그레

롯데제과 관계자는 “각 브랜드에서 인기 있는 제품은 1980~1990년대 출시된 제품”이라면서 “업계는 아이스크림의 주 소비층인 어린이와 지금 세대들에게 제품을 익숙하게 만드는 것이 숙제”라고 밝혔다.

협업으로 출시한 화장품 제품과 생활용품 제품들도 모두 10대에서 20대, 30대들이 자주 찾는 헬스앤뷰티 스토어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올리브영과 편의점에 입점시켰다. 젊은 고객층들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서다. 젊은층에게 인기 있는 패션브랜드와의 협업도 같은 맥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