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우 기자] 북미정상회담 최소는 국내 증시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주도주가 부재한 가운데 개인투자자의 선호주로 떠오른 남북경협주가 일제히 폭락하면서 코스피 지수도 하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로 국내 증시에 단기적인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북한과 미국이 대화 가능성을 열어뒀고 중장기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방향성은 여전히 유효한 만큼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도 단기에 그칠 수 있다고 봤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17%(4.14포인트) 하락한 2461.87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장초반 장초반 2444.77까지 밀려났다. 이후 다시 오름세를 보이며 오후 들어서는 2450선을 회복했지만 여전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남북경협주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대표적인 남북경협주로 꼽히는 남광토건은 같은 시간 전거래일 보다 18.81%(4600원) 하락한 1만98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좋은사람들(-22.39%)과 제이에스티나(-11.48%), 인디에프(-18.2%) 등도 낙폭이 컸다. 현대건설과 현대로템도 각각 9.19% 18.61%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슬프게도 최근 북한이 보여준 엄청난 분노와 노골적인 적개심 때문에 그동안 계획해온 북미정상회담을 여는 것이 적절치 않다(inappropriate)”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뉴욕증시도 하락세를 보였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30% 하락했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0.20%), 나스닥지수(-0.02%) 등 주요 지수도 일제히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한 이유는 지난 16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24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강경발언과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에 대해 핵폐기가 아닌 핵군축이라는 표현을 쓰며 핵 보유국임을 언급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비핵화 해법의 간극을 좁히지 못한 것이 결정적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북미정상회담의 무산이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하면서도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 이번 사태가 남북·북미 간의 관계를 원점으로 되돌릴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에서 대화재개 가능성을 열어놓았고, 미국 의회 또한 외교적인 해결을 선호하고 있다.

국제사회도 평화적인 해결을 촉구하고 이번 북미 정상회담 취소에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

트럼프는 서한에서 북한의 최근 행동을 비난하면서도 “당신이 바음을 바꿔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싶다면, 주저하지 말고 전화를 걸거나 서한을 보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 역시 이날 오전 “북미 간의 정상회담이 절실하며, 미국과 문제 풀 용의가 있다”고 발표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북미정상회담의 취소가 증시 전체에 끼치는 영향은 부정적이지만 제한적일 것이다”면서 “북미정상회담이 완전히 결렬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4월 말을 제외하면 북한 이슈 때문에 오른 것도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발걸음은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제 막 시작됐고 최종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이번 북미정상회담 취소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방향성은 유효한 가운데 속도의 문제가 부각될 것으로 판단한다. 한반도 정세 변화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력 또한 방향성보다는 속도와 단기 등락에 국한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