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경매> 이영진 지음, 한스미디어 펴냄

[이코노믹리뷰=최혜빈 기자] 아파트 든 단독주택이든 생애 첫 주택을 사는 방법은 여럿이 있다. 금수저라면 부모님의 덕을 볼 수 있다. 흙수저라면 열심히 일해 모은 돈으로 살 수 있다. 그런데 전혀 다른 지름길이 있다.바로 경매다. 타인의 피눈물이 어린 주택이긴 하지만 '경매시장'이란 시장에 나온 매물을 시가에 비해 싸게 살 수 있는 공식 시장이다. 중요한 것은 발품을 많이 팔고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초보는 어려워하고 노련한 전문가는 '쏠쏠한' 재미를 본다. 제한된 재원으로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싶은 열망이 강하다면 '경매시장'은 도전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

저자는 20년간 경매 실무와 교육을 해오며 경매 전문가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7주, 즉 49일 안에 경매를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초보자의 경매 입문서인 셈이다.

저자가 설명하는 부동산 경매의 이해 과정은 7단계로 ▲경매에 대한 기본 상식 이해 ▲감정평가액·배당요구종기 등 복잡한 경매 용어 이해 ▲좋은 경매 물건 고르는 방법 이해 ▲임차인에 대한 이해 ▲권리분석 이해 ▲배당과 보고서 작성 이해 ▲입찰 요청과 낙찰 후 과정 이해 등이다.

초보자가 경매 정보를 대할 때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경매대상 부동산 가격, 즉 감정평가액과 최저매각가격이다. 최저매각가격은 입찰의 하한선이 되는 가격이다. 감정평가액은 경매 물건이 처음 부쳐지는 가격, 즉 첫 매각기일에 매각하는 가격으로 입찰의 기준이 된다.

유찰이 거듭돼도 감정평가액은 보통 변하지 않는데, 예외는 있다. 최초 감정 후 오랜 시간이 지나 현재의 시세와 큰 차이가 나는 경우, 저가감정돼 낙찰가가 현재 시세와 큰 차이가 날 때 매각불허를 신청할 수 있는데 이것이 받아들여져 다시 경매에 부쳐지는 경우다.

대법원이나 민간업체에서 얻을 수 있는 경매정보는 감정평가서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그러나 감정평가서에 포함되지 않은 것 중 알아둬야 할 것이 있다. 감정평가서에 포함된 점유 현황은 감정평가 주체가 눈으로 확인한 것에 불과하다. 경매를 꼼꼼하게 준비하기 위해서는 점유자가 임차인인지 소유자인지 채무자인지를 철저하게 알아봐야 한다.

감정평가서에는 경매 물건 평가 의견, 토지 및 건물평가표, 평가요항표, 지적현황, 위치도와 사진 자료가 포함돼 있다. 토지 평가표에는 인근 표준지와의 위치, 접도 조건 등을 비교해 토지가격을 평가한 내역이 있고, 건물 평가표에는 내구연수, 경과연수, 구조 등을 통해 건물 가격을 평가한 내역이 있다.

이는 모두 두 눈으로 확인한 것이며, 여기에 세부 권리관계는 담겨 있지 않으므로 경매에 참여하려 한다면 세부 권리관계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

권리관계? 말만 들어도 머리가 아프다. 경매시장에서 핵심은 권리분석이어서 이걸 모르고 경매시장에 뛰어든다는 것은 손실을 보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같다. 저자는 “권리분석에서 왕도나 지름길은 없다”고 잘라 말한다.

그러나 조금 더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부동산 등기부등본에 권리분석을 위한 모든 정보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등기부등본을 두 눈에 불을 켜고 봐야 한다.

물론 경매 과정에서 등기부등본 외의 권리가 드러날 수도 있지만, 저자는 “이 역시 궁극적으로는 등기부등본에 있는 권리와 연관되어 해석되는 권리”라며 등기부등본을 열심히 보고 연구할 것을 권한다.

저자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불안한 전세시장, 향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리, 불균형한 주택공급률, 침체된 국내 실물경기 등이 한국 경매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재테크의 수단으로서 경매를 공부할 것을 권한다. 책 말미에는 부록으로 경매의 전 과정을 기록하고 점검할 수 있는 부동산 경매노트가 있어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이 책의 부제는 ‘부동산 경매 7주 완성 프로젝트’다.  내집 마련, 재테크 길은 여러 갈래다. 경매는 지름길이다. 지름길로 가려면 공부해야 한다. 그래서 이 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