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LG전자 올레드(OLED)TV는 지난해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스웨덴, 벨기에, 포르투갈, 덴마트, 호주 등 세계 12개국의 비영리 소비자 매거진이 실시한 성능 평가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LG 올레드TV가 이처럼 좋은 평가를 주요국에서 받을 수 있었던 데는 올레드TV의 생생한 화질과 음질이 한 몫 했다.

LG전자는 올레드TV의 생생한 화질과 생동감 있는 음질을 구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23일 방문한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LG 디지털 파크’에서 LG 올레드TV 화질과 음질의 비밀을 좀 더 자세히 볼 수 있었다.

▲ LG전자 HE연구소에 있는 '화질 자동 측정 시스템' 출처=LG전자

TV담당하는 HE사업본부 R&D센터를 가다

LG디지털파크는 연구개발, 생산, 품질, 교육을 모두 아우르는 LG전자의 핵심 제조복합단지다. 축구장 90여개에 이르는 19만 5000평의 크기에 HE사업본부, MC사업본부, 생산기술원 등이 자리잡고 있다. 이 중 TV를 담당하는 HE사업본부의 연구개발(R&D)센터는 디지털 파크 내 R1동에 자리잡고 있다. 약 2000명의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R1동 2층에는 올레드TV의 화질과 음질을 책임지는 ‘TV화질·음질 개발실’이 있다. 이곳에서 눈길을 사로잡은 개발실은 디스플레이의 특성을 정확히 측정하기 위한 ‘화질 자동 측정 시스템(Picture Quality Performance System)’이었다. 높이 2m가 넘는 거대한 장비에 TV를 부착하고 측정기를 세팅하면 기계가 총 720도를 회전하면서 자동으로 화질을 측정한다.

최대 120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까지 측정할 수 있고 디스플레이의 휘도(밝기), 명암비, 시야각, 색재현 등 모델별로 100개 이상의 세부 화질 특성을 측정해 분석한다. 화질 측정 항목에 대한 기준을 만들어 데이터를 꼼꼼히 관리한다.

화질 자동 측정 시스템을 설명한 LG전자 관계자는 “빛을 가리는 암막 커튼이 2중으로 쳐져 있고 창문 등으로 시스템 주변을 막는다”면서 “이는 완벽하게 빛을 차단해야 정확한 측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18년형 LG전자 올레드TV 신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인공지능 화질엔진 ‘알파9’을 적용한 것이다. 알파9은 스스로 영상을 분석해 최적의 화질을 만들어 준다. 2년여의 개발 기간을 들여 만든 이 엔진은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모두 이용해 영상을 처리한다. LG전자가 GPU를 TV에 적용한 것은 알파9이 최초다.

▲ 인공지능 화질엔진 알파9 주요 기능. 출처=LG전자

알파9의 핵심 기능은 4단계 잡음 제거, 입체감 강화, 정교한 색상보정 알고리즘이다. TV로 들어오는 영상신호에 섞여 있는 잡음을 제거하기 위해 알파9인 4단계 처리 과정을 거친다. 1단계와 2단계에서는 영상의 깨진 부분이나 잡티를 제거해주고, 3단계와 4단계에서는 영상에 줄이 생기는 밴딩 노이즈나 색상의 뭉개짐을 완화해 준다.

입체감 강화를 위해서 알파9은 스스로 영상을 분석해 주요 인물과 배경을 분리한다. 그런 다음 각각 최적의 명암비와 채도를 찾아 값을 조정한다. 이를 통해 주요 사물은 선명해지고 배경은 원근감이 더해져 더욱 입체적인 영상이 만들어진다.

색상보정 알고리즘은 TV가 정확한 색을 찾아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주 기능이다. 예를 들어 1부터 9 사이의 옅은 빨강부터 짙은 빨강까지 있다고 가정한 다음 TV에서 5에 해당하는 빨강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기준이 되는 색이 필요하다. 이 기준을 색좌표라고 부르는데 색좌표가 정교할수록 4.9나 5.1이 아닌 정확히 5에 해당하는 빨강을 보여 줄 수 있는 것이다. 2018년형 올레드TV는 지난해 올레드TV 보다 색좌표의 기준색상을 7배 이상 촘촘하게 나눴다.

LG전자 올레드TV 화질팀은 세계 각지의 방송 콘텐츠도 분석한다. TV 시청환경이 세계 지역별로 다르기 때문이다. 적도지방에서 느끼는 색과 극지방에서 느끼는 색이 다르고, 형광등 아래서 TV 시청을 하기도 하지만 붉은 빛이 나는 스탠드를 간접조명으로 켠 상태에서 TV 시청을 하는 등 TV시청 환경이 모두 다 다르다.

이런 이유에서 LG전자 연구원들은 직접 현지를 방문해 소비자 조사를 실시한다. 일반 콘텐츠 뿐만 아니라 수 백 가지의 전문가용 영상까지 함께 보면서 색상, 명암비, 선명도 등을 비교 분석한다.

▲ LG전자 올레드TV의 음질을 측정하는 무향실. 출처=LG전자

TV 음질 성능 평가도 꼼꼼하게

R1동에서 300m정도 떨어진 G3동에는 TV 음질 성능을 평가하는 무향실과 청음실이 있다. 무향실은 말 그대로 소리의 울림이 없는 방이다. TV에서 나오는 소리만을 측정하기 위해 특별히 고안된 장소로 1m정도 높이에 철망을 깔고, 고성능 흡음재가 사방을 에워싸고 있다.

무향실에서는 음향 주파수의 특성을 측정한다. TV스피커가 얼마나 큰 소리를 낼 수 있는지, 얼마나 고르게 음을 내는지, 음의 왜곡이 작은지 등을 TV와 마이크 하나만을 두고 측정한다.

청음실에서는 실제로 TV에서 나오는 소리를 들어보고 평가한다. 무향실과 달리 청음실은 소리의 적절한 반사가 이뤄지도록 작은 콘서트 홀같이 설계됐다. 연구원들은 이곳에서 TV의 소리를 들으면서 음의 왜곡과 균형을 잡아 주는 튜닝을 진행한다. 저음이 약하면 저음을 강화해 주는 등 제품에 맞는 최적의 사운드를 찾는다.

LG전자는 올레드TV와 슈퍼 울트라 HD TV에 입체음향 시스템 ‘돌비 애트모스’를 채택해 사물의 움직임이나 위치에 따라 소리가 사용자의 앞이나 뒤, 혹은 위에서 들리도록 했다. 이로 인해 더 입체적이고 사실적인 음질을 소비자가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북미, 유럽, 인도 등 지역별 소비자가 선호하는 소리의 최적화를 위한 것도 튜닝 시 주요 고려사항이다. 북미 소비자는 풍성한 저음을 좋아하는 반면, 유럽 소비자는 자연스럽고 원음에 가까운 소리를 좋아한다.

남호준 LG전자 HE연구소장(전무)은 “실제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 같은 화질과 음질을 만들기 위해 올레드TV 진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