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내 이마트24 매장 전경. 출처= 이마트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신세계가 운영하는 편의점 이마트24의 행보가 거침없다. 포화상태인 편의점 시장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점포 수를 늘려가고 있다.  승부사로 통하는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이 던진 새로운 승부수다. 그러나 아직  성과에 대한 평가가 보류되고 있다. 왜 일까?

외형 성과 ‘뚜렷’ 

신세계가 운영하는 편의점 ‘위드미(With Me)’는 정용진 부회장의 주도로 지난해 브랜드명을 ‘이마트24’로 바꾼 이후 전사적 지원을 받으며 성장했다. 브랜드명이 변경된 후 1년 동안 이마트24는 점포수를 약 1000개 가까이 늘렸다. 당시 편의점은 온라인 업체들에게 밀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오프라인 유통업체들 중 유일하게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준 분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었다.

5월 현재 이마트 24는 전국 304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CU(1만2799개), GS25(1만2662개), 세븐일레븐(9412개)에 이어 점포 수에서 업계 4위로 단숨에 뛰어올랐다. 

여기에 이마트24는 좋은 실적을 내며 성장하고 있다. 이마트가 발표한 지난해 IR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이마트24는 매출 6840억원을 기록하며 2016년 3784억원보다 약 80.7% 증가한 좋은 실적을 냈다. 

▲ 이마트24의 순 점포 증가는 상위 3개 업체를 앞서고 있다. 출처= NH투자증권.

이는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국내 편의점 업계의 상황을 고려하면 주목 할 만 한 성과다. 각 편의점 브랜드들의 점포 추가 속도도 점점 느려지고 있다. NH투자증권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올해 2월 국내 편의점 상위 3개 업체(CU·GS25·세븐일레븐)의 순 점포 증가(신규점포수-폐점수)는 12월 83개점, 1월 190개점, 2월 200개점을 기록하며 2016년~2017년 같은 기간 대비 약 42% 감소했다. 그러나 이마트24의 순 점포증가는 279개점으로 같은 기간 35% 늘었다.

외형으로 보면 이마트24는 뚜렷한 성장세를 보여준다. 그러나 그로 인한 시그널이 모두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영업손실 누적, 계열사 유통업체와 ‘상품 중복’ 한계   

이마트24(구 위드미)의 점포 수는 2014년 290억원에서 2017년 6840억원까지 늘었다. 즉 점포 수 확장이 매출과 비례한다. 그러나 수익성 측면에서는 아직도 멀었다. 같은 기간 이마트24의 영업손실은 2014년 139억원에서 지난해 516억원까지 늘었다. 최근 4년간 누적된 적자의 합은 1200억원을 넘었다.

이마트24 측은 “2020년까지 전국 점포 수를 6000개까지 늘리면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영업이익도 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포화상태에 이른 편의점 업계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이마트24가 이전 3~4년 같은 급성장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이마트24가 강조하는 ‘3무(24시간 영업·로열티·중도해지 위약금 없음) 정책’은 장기 관점에서 수익성을 빠르게 개선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도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 서울시내 노브랜드 전문 매장. 이마트24와 동일 상품군 판매로 문제점을 지적받고 있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기자

여기에 이마트의 PB 브랜드 전문 매장인 ‘노브랜드 스토어’와 판매 제품군이 겹치는 바람에 이마트24 점주들이 피해를 입는 문제도 제기되면서 이마트24는 최근 여러 가지 난관에 봉착했다. 특히 상품 중복 문제는 정용진 부회장이 그 심각성을 알고 있어 “특단의 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해결 방안은 나오지 않았다. 여기에 최근 국내 편의점 업계 ‘포화론’에 힘이 실리면서 이마트24의 확장은 ‘무리수’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마트 24는 외적 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내실에서는 아직 ‘완성된 유통채널’이라 하기 부족한 면이 많다. 반면 편의점 업계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과연 정용진 부회장은 이마트24로 내건 승부에서 또 한 번의 전과(戰果)를 올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