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희준 기자]중국 해군력이 급신장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세계 2위의 경제대국에 걸맞게 아시아 국가 가운데서 최대의 군사비를 쏟아부으면서 군사력 특히 해군력 증강에 박차를 가한 게 중국이다.  자체 건조한 항공모함 시운전에 성공한 것은 중국 해군력의 현주소다. 세계 최강의, 최대의 함정과 장수함을 보유해 중국을 느긋하게 처다보 미국도 이제 경계모드로 들어갔다. 미해군 태평양 함대 사령관이 중국을 경계대상 1호로 지목하고 나선 것이다. 물론 현재 전력으로도 미해군은 중국 해군을 압도하고도 남는다. 알리버크급 이지스함과 버지니아급 핵잠수함을 계속 건조하는 한편, 동맹국인 일본과 한국의 해군 전력 강화도 지원하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의 해군력 증강 속도는 대단히 빠르다는 점을 미국은 신경쓰고 있다.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조성하고 거기에 활주로를 건설해 중국의 전략폭격기를 착륙시키고 최신 지대공, 지대함을 배치함으로써 중국은 미군의 접근을 거부하는 중국의 반접근지역거부(A2AD) 범위를 중국 본토에서 남중국해로 확장하고 있다.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화'에 미국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가 미북 정상회담 속에 가려진 최대의 관심사다. 중국군의 거부와 확장, 미군의 억지와 침투 전략과 전술이 불꽃을 튀기고 있는 형국이다.

▲ 최근 해상 시험운항을 마친 중국 제 2의 항공모함. 출처=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미 태평함대 사령관 등 중국 경고음왜?

존 아퀼리노 미국 태평양함대 사령관은 지난 18일 취임식에서 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경쟁자로 급부상한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경고음을 냈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큰 힘의 경쟁이 미국의 안보와 번영에 대한 중심 도전과제로 재부상했다"면서 "인도 태평양 지역보다 더한 힘의 경쟁이 일어나는 곳은 없다"고 단언했다.

미 국방부는 같은 날 밤 남중국해의 주요 기지에서 중국이 동남아시아 전체를 사정거리 안에 포함시키는 장거리 폭격기를 발진시키는 등 이 해역을  "군사지대로 만드는 계속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며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 국방부의 크리토퍼 로건 대변인은 " 미국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양과 태평양을 계속해서 지지한다.  남중국해에서의 중국의 계속적인 군사행동과 위협은 이 지역의 긴장과 불안을 고조시킬 뿐이라고 본다"고 경고했다.

미국 태평양함대는 지구의 절반가량을 작전구역으로 담당하는 세계 최대의 함대로 200여척의 수상함과 잠수함, 1200여대의 최첨단 항공기, 13만여명의 병력과 군무원 등을 거느리고 있다. 미군의 함정과 잠수함 항공기는 태평양 연안의 어떤 국가의 그것보다 최신이며 최첨단이다. 항공모함에 실린 공중조기경보기와 함재기, 이지스함은 태평양 어느 지역에서든 작전이 가능하며 어느 곳에서든 미국의 주권을 행사할 가공할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다른 함대까지 포함하면 미해군은 11척의 핵추진 항공모함과 강력한 함재기, 핵추진잠수함과 수상함을 보유하고 있다. 미군이 중국해군의 성장을 걱정하는 것이 엄살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항모, 미사일 등 A2AD 전력 강화하는 중국

이런 강력한 함대의 사령관이 중국을 지목한 것은 그만큼 중국의 군사력 증강이 예사롭지 않다는 뜻이다. 우선 그의 발언은  대함 순항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중국의 전략폭격기 H-6K가 남중국해에 중국이 조성한 인공섬의 비행장에 착륙한 바로 다음날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 중국 장거리 전략 폭격기 H-6K와 중국 전투기들.출처=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중국인민해방군공군은 웹사이트에 H-6K를 포함해 여러 대의 항공기가 남중국해의 한 환초섬에 착륙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지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홍콩의 군사평론가인 송종핑은 H-6K폭격기가 우디섬에 착륙했다고 주장했다. 우디섬은 파라셀군도 가운데 중국이 자국령이라고 주장하는 섬 중 제일 남쪽에 있는 섬이다. 미국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중국 안보 전문가인 보니 글레이저도 같은 견해를 밝혔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봉황TV  평론가로 활동하는 그는  중국 항공기의 비행훈련은 지난 4월 미공군 B-52가 통상의 훈련이라며 이 지역을 비행한 데 대한 대응훈련으로 풀이하고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앞으로는 난사군도의 인공섬인 수비섬(주비자오), 미스치프섬(메이지자오), 파이어리 크로스섬(융수자오)의 비행장까지 비행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했다.

▲ 중국 인민해방군 YJ-12 초음속 지대함.출처=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터

중국은 이들 섬에 강력한 지대공, 지대함 미사일을 배치했다. 미국의  CNBC에 따르면, 중국은 인공섬 3곳에 강력한 지대공 미사일과 지대함 순항 미사일을 배치했다. YJ-12B 초음속 지대함 미사일은 295노티컬마일(약 546km) 내 함정을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길이 6.3m, 지름 75.6cm, 무게 2.5t인 이 미사일의 속도는 마하 3~4이다.

▲ 중국 초음속 지대함미사일 YJ-12B 사거리.출처=디펜스뉴스

HQ-9B지대공 미사일은 160노티컬마일(약 300km)내 항공기와 드론, 순항미사일을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미사일은 러시아의  S-300을 기반으로 많은 개량이 이뤄진 미사일이다. 길이 6.8m, 지름 70cm, 무게 1.3t, 탄두중량 135kg으로 알려져 있다.

▲ 최근 해상 시험운항을 마친 중국 제 2의 항공모함. 출처=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이처럼 강력한 미사일의 배치는 곧 중국은 남중국해서 미해군과 공군의 중국 주권이 미치는 지역에 대한 접근과 활동을 거부하면서도 중국은 자국 이익을 확장하기 위한 장거리 전력 투사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 중국 지대공 미사일 HQ-9B의 사거리.출처=디펜스뉴스

H-6K는 작전 반경이 3500~4000km여서 남중국해 인공섬에서 이착륙할 경우 중국군의 작전범위는 그만큼 확장되고 역으로 미군의 입지는 그만큼 좁아질 수밖에 없다.

중국 해군력의 상징, 자체 건조 항공모함

게다가 중국은 최근 자체 건조한 항공모함이자 중국이 보유한 두 번째 항공모함의 해상 시험을 13일부터 시작해 완료했다. 중국인민해방군 해군은 앞으로 6~12개월 동안 여러 지역에서 해상시험을 거친 뒤 정식으로 이 항공모함을 취역시킬 예정으로 있다. 이 항모는 공격력과 방어력이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 랴오닝함에 비해 월등히 강화됐다.

랴오닝함은 우크라이나에서 사들여 개조한 옛 소련의 쿠츠네초프급 항모로 2012년 취역했다. 타입 001A인 이 항모는 자체 건조해 레이더를 비롯한 전자장비를 최신으로 채워넣었다. 배수량은 6만5000t으로 해상에서 90일간 작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길이 315m, 비행갑판 너비 72m, 최대 속도 31노트를 자랑한다.  항공기는 최대 44대를 탑재한다. 함재기 J-15 32대와 대잠 헬기 Z-18F 6대, 대함 헬기 Z-18J 2대 등 헬기 12대를 싣는다. 자체 방어를 위해 미국의 골키퍼와 유사한 구경 30mm 근접방어무기 3문, 함대공미사일 HHQ-10 미사일 발사대 3기를 보유한다. HHQ-10은 미 해군의 RIM-116과 비슷하며  360도 회전한다. 미사일은 길이 2m, 지름 120mm로 발사관에 밀봉돼 있다. 총 54발이 탑재된다. 속도는 마하 2이며 사거리는 500m~9km이며 유효사거리는 6km로 알려져 있다.  이 모든 장비와 무기, 항공기를 운용하기 위해 승조원 2000명,조종사 500명, 비행갑판 요원 126명 등이 탑승한다.

중국은 2050년 세계 최강의 군사강국이 되겠다는 목표하에 현재 배수량 8만t급의 세 번째 항모를 건조하고 있다.